잃어버린 10년? 상실의 1년이 더 심각하다 > 세상, 한 걸음


잃어버린 10년? 상실의 1년이 더 심각하다

[만난사람] 민주당 박은수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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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이후로 1년이 흘렀다. 각 언론사마다 다양한 평가가 나름의 여론조사 자료와 함께 넘쳐나고 있다. 현 정부와 호흡을 함께하는 보수언론들이 긍정적 점수를 매기려 애를 쓰지만, 지난 1년간의 처절한 삶을 일상의 피부로 직접 겪었던 서민들의 판단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철거를 반대하던 이들이 화염에 휩싸이며 허망하게 죽어갔고, 촛불을 손에 들었던 이들한테는 연이어 유죄선고가 내려졌다. 인터넷에서 반대의견을 적으면 구속이 되고, 어린 학생들은 시험 점수에 따라 사춘기의 감수성마저 담보로 잡혀야 하는 시대가 됐다. 시내 한복판에 자기 아이를 유모차에 데리고 나가면 매정한 엄마로 낙인찍히고, 아빠들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입을 꾹 다물며 하루하루 견뎌야 하는 자괴감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은 그 거룩한(?) 공약이라던 ‘7·4·7’의 세상으로 날아오르고 있는가?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여 주겠다던 그 언약은 오늘의 현실 속에서 실천되고 있던가? 경제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해결하겠다던 그 굳은 약속은 지난 1년 동안 어디로 숨어들어갔는가?

국민의 이름으로 질문하는 이 ‘난감한 절박함’이, 대답하는 이들의 ‘황당한 궤변’으로 반복됐던 게 1년이나 흘러간 셈이다.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월간 <함께걸음> 창간 21주년을 맞이하며, 대한민국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그 해결책의 실마리를 논하기로 했다. 연구소 신용호 소장과 민주당 박은수 국회의원과의 대담이 그 해결점을 찾는 계기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며, 나눴던 대화 내용을 이 자리에 풀어내기로 한다.

   
▲ 박은수 민주당 국회의원 ⓒ채지민 기자
▶ 항상 함께하다가 국회에 들어가신 이후로 자주 못 뵙던 것 같다

<함께걸음>은 그 자체만으로도 늘 반갑다. 많은 가족들한테 안부를 전하고 싶다.

▶ 국회의원이 되신 지는 이제 얼마나 됐나

임기가 작년 6월부터 시작됐으니까… (잠시 손가락으로 헤아려 보며) 8개월을 보내고 이젠 9개월째로 들어가게 된다.

▶ 시민운동의 중심으로 지내며 활동하시다가, 국가의 입법기관 일원이 되셨다. 첫 소감이 어땠는지를 듣고 싶다

솔직히 말한다면, 국회에 와서 내가 뭘 해야 되는 건지 방향을 잡는 데 참 힘들었다.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시다시피, 국회가 순조롭게 진행된 게 하나도 없다. 국회 개원 때는 촛불집회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정기국회 때는 우리가 밤늦게까지 고생하며 심의했던 법안들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고 하루아침에 날치기로 통과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 이후로는 소위 ‘MB악법’ 때문에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하게 되니까, 이런 과정 안에서 사실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 밖에서 활동하다가 국회 안으로 들어온 입장이신데, 실제로 체험한 국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밖에서도 물론 그렇게 생각했지만, 국회에 들어와 보니까 생각했던 대로 정치인들은 역시나 진실성이 부족했다. 그것도 ‘굉장히’라는 표현이 그대로 맞을 정도이다. 우리가 ‘정치적이다’라고 표현하는 게 있지 않은가. 그런 ‘정치적인’ 액션들이 너무 많아서, 그것들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지금은 그러한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내가 원래 생각했던 그대로,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는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무엇을 어떻게 고심하고 계시는지, 그걸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정당에 몸을 담은 입장에서 꼭 해야 할 일, 그러니까 당장 실천해야 할 일들이 우선인 건 사실이다. 그 대신에 우리가 4년 후에는 정권을 다시 되찾아 와야 하지 않겠나. 4년 뒤에 정권을 다시 갖게 되면, 진짜 그때는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것들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중이라 할 수 있겠다.

▶ 하지만 당장의 평가와 판단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대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물론 당연한 일이다. 국회에 들어와서 직접 체험하고 보니까,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가장 큰 약점이 그 대목인 것 같다. 미리미리 준비를 못하고, 그냥 막 일을 진행하다가 특정한 이슈가 터지면 그 사건에 확 몰입해버린다는 게 그것이다. 사실 2월 임시국회에서 용산참사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그 사건이 터지니까 여야 할 것 없이 그 사건에 모두 다 몰리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인데 전력을 다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아쉬움도 많이 남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현재의 문제점을 최대한 해결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 보면 4년이라는 임기의 세월이 그냥 허무하게 지나갈 것 같다는 느낌을 자주 갖게 된다. 의원으로서 준비했던 의욕 같은 게 뒤로 밀리면서, 그때그때마다의 현안에 몰입되다가 끝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앞서기도 한다. 당면한 현안은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신 국회의원으로서 목표로 삼았던 과업들은 차분하게 이뤄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 국회의원이 되신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며 주력하고 계신 분야는 무엇인가

초심과 같은 맥락 속에서 가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일단 나는 장애인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기 위해 보건복지가족위원회를 상임위로 신청했다. 그런데 들어와 보니까 그 상임위의 주요쟁점은 의료와 보험이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제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사실 내가 살아오면서 그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가지고 지냈다는 게 시급한 당면과제가 됐다. 그래서 제일 부족한 부분부터 새롭게 공부하며 준비를 하고 있는데, 더 크게 본다면 그런 과정 자체가 결국은 장애인 정책과 맞물리게 된다는 걸 확인하게 됐다. 더 넓게 본다면 모든 게 사회정책의 문제로 귀착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 ⓒ채지민 기자
▶ 법관 출신이시니까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으리라 짐작되는데,
어느 부분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셨는지 묻고 싶다

우리 사회가 최고위층과 정부로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심하게 경제성장 일변도로 생각이 치우쳐 있다는 것, 그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파악하게 됐다. 그건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아무런 개념 없이 복지비를 증가시킨다는 식으로, 복지예산확보가 너무 이상적 주장이라는 목소리가 아직도 기득권층 안에 울려 퍼진다. 심지어 지난 참여정부마저도 ‘사회정책’이라는 말 대신 ‘사회투자’라고 표현을 바꾸지 않았나.

▶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으로 질문을 돌리겠다. 현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건지, 어느 수준까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를 전해들은 내용 자체가 없는 듯한데, 입법부 내에선 어떤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가

이게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장애인 정책을 무조건 복지정책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한다는 건 함정이 있다. 장애인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보장해 준다는 게,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발전하는 데도 필수적인 조건이자 충분조건이라는 점은 100% 동감한다. 그런데 이런 대목을 국민들이 어떻게 쉽게 이해할 방법은 없을까 - 나는 한평생 그 대목을 고민해왔고, 어렵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가능할 방법이 있을까 하는 점에 대해 지금도 해답을 찾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 평생 장애인 문제 해결과 대안 확보를 위해 살아오신 점에서는 그 고민의 깊이가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해답을 찾으셨는지 묻고 싶다.

언론에서 보면 늘 똑같은 내용이 반복된다. 장애인 정책에 대해서 우리 사회도 배려를 해야 한다느니 뭐니 하는 식이 아닌가. 방송 제작자(PD)들의 접근법이 잘못됐다. 늘 똑같은 의미로 내용을 이끌지 않는가. 장애인들한테 관심을 가졌다 하면서,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동정적이고 시혜적인 시각으로 결론을 내리는 게 끝이다. 그걸로 문제가 다 해결되는가? 장애인 문제에 깊이 생각을 안 했던 사람들의 공통점이 바로 그것이다. 장애인을 배려해야 한다, 약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등등 참으로 쉽게들 얘기한다. 그것도 화려하게 말이다. 그러나 그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너는 불쌍하니까 좀 도와주자’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음을 쉽게 파헤칠 수 있다.

▶ 정확한 지적이다. 충분히 동감할 수 있는 내용인데, 그 대목에서 장애인들이 무엇을 어떻게 요구하는 게 보다 더 효과적일 것 같나

‘장애인도 인간이다’ ‘장애인의 권리도 중요하다’라고 얘기할 때, 그런 구호 자체가 전부가 아님을 우리 스스로 먼저 깨달아야 한다.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 일정하게 참여하고, 사회적으로 통합하는 게 우선이다. 경제성장이라는 게 무엇인가? 국민 모두가 동참하는 게 바로 해결책이 아닌가. 장애인을 제외한 경제성장은 국민통합을 외면하겠다는 뜻이고, 실질적인 성장과 통합 자체가 아예 불가능함을 직시하게 만드는 반면교사와 같다. 장애인을 제외하며 사회가 움직인다는 거? 일시적으로는 성장하는 듯 보여도, 결과적으로는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거다. 그걸 현 정부가 알아야 한다.

▶ 그렇다면 장애인들의 복지를 위해, 무엇이 가장 먼저 실행돼야 한다고 판단하시는가

나는 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 장애인들도 그 점은 절대 놓쳐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일을 하기 싫다 내지는 일하지 않겠다 한다면, 학생들이 공부하기 싫다 또는 공부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아무리 복지국가가 된다 해도, 어린 자녀들한테 ‘복지국가가 됐으니까 일할 필요도 없고 공부할 필요도 없단다’하는 부모는 없을 게 아닌가.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공부해야 한다. 그건 우리가 절대로 간과해선 안 될 사항이다. 또한 똑같이 공부하고 일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을 우리 스스로가 앞장서서 철폐해 나가야 한다.

▶ 경제위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일자리가 굉장히 많이 줄어들고 대폭 축소됐다는 언론보도가 연일 나오는 중이다. 그런데 일을 통한 복지, 이런 것들이 ‘생산적 복지’라 포장되며 계속 거론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거창하게 추진하는 모습만 보이다가, 갖가지 이유와 핑계로 흐지부지되어버리는 구태의연함이 항상 반복된다. 개인적 판단으로는 장애인들, 특히 중증의 장애인들에게는 기본적 생활을 연금 등으로 일단 보장하게 만든 다음, 그 위에서 일을 해나가게 하는 방향이 낫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워낙 ‘위기는 기회다.’ 이런 말을 하도 무분별하게 쓰기 때문에, 나 역시 똑같은 말을 하는 게 좀 쑥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나는 지금이 진짜 기회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미국이 대공황에 처했을 때나 영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상당한 위기상황에 빠졌을 때, 비버리지 보고서가 나오고 사회복지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그때 이루어지지 않았나. 마찬가지로 현재 상황을 반대로 생각해 보면 된다. 이런 위기적 상황이 아니고 모두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지고 있을 때는, 장애인들에게도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오히려 더 실천되기 어렵다. 그런데 장애 비장애를 다 떠나서 전체적으로 일자리와 생활 자체가 어려워진 지금 같은 상황이 됐을 때는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를 누구한테 먼저 마련해줘야 하느냐? 나는 이럴 때 내가 그런 역할을 담당하려 하는데, 누구에게 먼저 일자리가 주어져야 하느냐의 해답을 ‘장애인들 먼저’라고 제시하고 싶다. 그렇게 사회적 약자에게 먼저 배려가 가는 사회를 건설해 보자는 것이다.

▶ 당연히 맞는 말이고 지당한 의견인데, 그 해답이 사회적으로 긍정적 울림을 얻을 수 있게 될지… 그게 솔직한 의문이다

그게 바로 역사로부터 얻는 교훈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하는 건 너무도 단순한 공식이다. 다 잘 먹고 잘 살다가 경제위기가 왔기에, 그걸 위기가 오기 전의 상태로 되돌려놓는 정도의, 그런 수준의 노력을 하자는 걸로 보이는 게 전부이다. 그건 본전밖에 안 되는 거다. 본전도 안 되고 본전을 하기도 어렵다는 거다. 이런 위기가 정말 기회라는, 그걸 진정으로 실천하려면, 종래에 가져왔던 모든 통념을 완전히 뛰어넘는 사고방식으로 개편해야 하는 것이다.

▶ 1년이 넘도록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 종래의 사고방식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가능할까? 그것부터가 극히 회의적이란 생각이 든다.

그동안 우리가 어떻게 행동했기에 이렇게 위기가 엄습했는가에 대한 역사적 성찰 자체가 없다. 사회안전망이라든지 복지에 대한 중요성을 너무나 자의적인 판단으로 도외시한다. 그들의 생각은 의외로 단순하다. 이미 잘 살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더 잘 살려하는 욕심을 부리다 보니까 단번에 무너진 게 아닌가. 그게 위기이고 공황이라는 거다. 이럴 때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게 무엇인가. 몸에 장애가 없고 좋은 학교 나온 사람들만 잘 먹고 잘 사는 이런 사회를 만들면 안 된다는, 그런 근본적 인식의 전환을 그들은 왜 거부하는가. 장애인들의 문제를 왜 애써 외면하는가. 공부하고 일을 할 수 있게 이 사회 안으로 참여를 시키라는 거다. 그런 자리를 만들어 준 다음에 권리와 의무를 요구하는 게 순서 아닌가.

▶ 우리가 예전부터 의원님이 말씀하시는 걸 들어볼 기회가 자주 있었는데, 그때마다 늘 강조하신 게 예산 문제였다. 항상 예산 문제에 방점을 찍으며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는가

맞다. 늘 그랬다. 사실 국회에 들어와 보니까, 법을 만들고 고치는 건 오히려 쉽다고 생각하게 됐다. 법 만드는 것 자체는 쉽다는 거다. 대신 형식적인 게 너무 많다. 내가 정치에 대해 굉장히 시니컬하게 이야기하는 게, 정치적으로 법 하나 뚝딱 만들어주고 립서비스로는 얼마든지 떠들 수 있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돈을 줘야 한다는 거다. 돈이 핵심이다. 어느 계층에게 정말 애정이 있다면, 그게 돈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본다. 정말 관심이 있다면 돈을 써야 한다. 그렇기에 내가 예산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이다. 국가가 국민에게 돈을, 다시 말해 예산을 준다는 건 시혜가 아니다. 그건 국민들이 꼭 필요하고 아쉬웠던 부분을 해결해주고, 국민적 권리를 누릴 방안을 마련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현황이랄까, 현실은 어떻게 되어 있나

지금은 물론 매우 잘못되어 있다. 국회 안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누구나 다 얘기한다. 사회적으로 배려하고 참여시켜야 한다는 말은 누구나 다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걸리면, 갑자기 사나워지며 아예 모르는 척하지 않는가.

   
▲ ⓒ채지민 기자
▶ 예산을 받으려면 법적근거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법과 제도를 요구하곤 한다. 예를 들어 장애기초연금은 OECD국가들이 거의 다 실행하고 있다. 그 부분만 실현되면 실제적인 도움이 장애인들한테 돌아간다. 그러니까 OECD의 예를 근거로 예산 편성을 요구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우리는 지금 OECD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현실이다. 지금 입법기관 안에 계시니까 실질적인 관심과 노력을 부탁드리고 싶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런데 내가 얘기하는 것은 전부 다 민주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장애인연금법과 성년후견제, 보조공학기기지원법 등은 당연히 이 18대 국회의 과제라고 생각하고, 나도 거기에 총력을 다할 생각이다. 그런데 발상을 좀 넘어서야 할 부분이 있다. 17대 국회에서 통과시킨 장애인차별금지법 같은 법은 정말로 역사에 길이 남을 굉장히 훌륭한 입법적 성과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장애인들의 실질적 현실 안에서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 의원님 견해가 솔직히 맞다. 법과 제도가 그럴싸하게 갖춰졌다 해도, 실제적인 현장에서는 자신에게 혜택으로 주어지는 게 뭔지를 직접 느낄 만한 게 없다는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그 대목에서 내가 경계하고자 하는 점이 부각되는 것이다. 어떤 법을 만듦으로써 나의 책임을 다했다는 식의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연금법도 결국엔 그 연금법의 실질적인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겠나. 일각에서 걱정하듯이 너무 형식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지다 보면 이미 우리나라 장애인들이 누리고 있는, 예를 들어 기존의 활동보조서비스보다 더 후퇴하는 내용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는 이유가 그것이다. 장애인과 관련된 외국의 어느 법을 보더라도, 우리는 전혀 뒤지지 않는 법조문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왜 그게 느껴지지 않는가. 우리 예산 집행에 있어서 너무도 많은 편법과 위장된 위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까지도 법으로 강제할 수 있다면, 적어도 OECD 평균 수준의 장애인 관련 예산을 확보할 방법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는다.

▶ 편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 이번엔 선물을 하나 주시면 좋겠다. 성년후견제가 좋은 예가 된다. 이미 우리 사회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지 않은가. 사회적으로 합의될 수 있는 내용이 꽤 많이 있다. 이건 장애 여부를 떠나 오래 전부터 사회적으로 공론화가 되어 있는 문제들이다

성년후견제는 별로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그건 반드시 입법이 되리라고 보는데, 법 기술적으로는 다른 특별법을 만드는 것보다는 민법에 아예 포함시키는 게 더 낫다고 본다. 조만간에 민법 개정이 이루어진다. 그때 우리가 총력을 모아서 집중적으로 그 민법 개정 속에 녹여지도록 만들겠다.

▶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이미 실행되고 있는데도, 피부에 직접 와닿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 판단하시는가

같은 의미로 그 법의 정신을 모든 장애인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만들기 위해, 우리 의원실에서도 무척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법률 정비만 추려보더라도 200개가 넘는다. 200개가 넘는 법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나는 그런 법 개정을 가능한 한 다 마무리 짓고 18대 임기를 마감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런데 그 법들을 세세히 살펴보니까 안타까운 점들이 정말 많다. 국회 안에 와서 직접 확인해 보니까, 각각의 의원들이 조금 무책임하게 발의건수만 높이기 위해 서로 경쟁적으로 법률안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본인들은 그 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런 것에 대해선 무관심하게 방관한다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회기가 끝나고 나면 그런 법이 자동 폐기된다는 사실마저도 수수방관한다.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원 활동을 우선시한다는 거…, 솔직히 같은 의원으로서도 회의감이 많이 드는 부분이다.

▶ 외람된 말씀을 한마디 드려야겠다. 시민단체 중심으로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장애를 가진 국회의원이 여덟 분이나 국회 안에 진출해 계시는데, 저 분들은 뭐하시는 건가? - 하는 불만이 증폭된다는 게 솔직한 현실이다. 그런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언론에 계신 여러분이 이런 것까지 취재를 할 수 있다면 한번 부탁을 드리고 싶다. 지난 정기국회 당시에 우리가 정부예산안을 가지고 상임위, 그러니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장애인정책 예산이 어떻게 변화가 일어났고, 그 변화가 예결위에 가서 또 어떻게 뒤집어졌는지를 여러분들이 추적할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장애인 국회의원들이 일을 하지 않았다든가, 보이지도 않는다는 말씀은 절대 못하실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밤새워 노력했던 것이, 하루아침에 날치기 예산통과로 전부 다 정부안 그대로 원상복귀 되고 말았던 그 이면을 잊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 물론 그 과정은 다 이해하고 있다. 의원 숫자상의 열악함이 만들어내는 굴욕 내지는 절망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사실 예전에는 배려가 이루어지던 분위기에서 갑자기 이렇게 바뀌고 나니까, 의원님도 상당히 당혹스러우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사실 나는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 자격으로 17대 당시의 국회의원들과 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당시의 상식으로는 ‘이건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될 거다’하며 비관적으로 전망했던 법안들이 다 통과가 됐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총에서 당론으로 채택하는 일련의 과정을 내가 다 지켜봤었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의견과 아이디어만 내도, 그걸 다 수렴해서 법안으로 통과시켜주는 정부와 여당의 모습은 정말로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던 바 있다.

   
▲ ⓒ채지민 기자
▶ 지나고 나니까 지난 정부, 특히 참여정부가 얼마나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했던가를 뒤늦게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 당시엔 굉장히 부족한 것 같아 목소리를 높였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 당시만큼 장애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던 시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뒤집어졌는가. 단적인 예를 하나만 들겠다. 지난 국정감사 때 내가 상임위에서 전재희 장관에게 집중적으로 질의를 했었다. 야당의원인 내 말은 어차피 안 들을 것 같아서 아니, 무시할 게 뻔했기에, 현직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내걸었던 공약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따졌었다. 야당 의원의 발언은 무시한다 해도, 대통령 자신이 직접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런 내용들은 최소한 반드시 지켜야 할 게 아니냐고 따지고 물었다. 그런데… 국가의 보건과 복지와 가족을 책임진다는 장관이 국회에 나와서, 아주 얼굴색 하나 안 바뀌고 딱 한마디를 했다. ‘지킬 수 없습니다.’ 그런 건 대통령 선거의 공약이지만, 이젠 지킬 필요가없다는 걸 아예 당당하게 선언하더라는 거다.

▶ 장애인정책의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의 최고책임자 장관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건 전체 장애인들이 모두 다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 안타까움이 많으실 것 같은데, 결국은 국가를 운영한다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어떤가에 따라서 사회적 약자들의 삶 자체가 뒤바뀐다는 의미가 되는 게 아닌가

농담처럼 얘기하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하고 얼마나 가까운 위치에 있는가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그 어느 국회보다도 우리 18대 의원들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나는 자부를 한다. 그런데 수용을 아예 안 한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당장 해결방안이 없다는 거다. 비교와 비유를 위해서 부연설명을 해야겠다. 내가 공단 이사장을 하면서도, 그 자리가 국회의원보다 훨씬 못한 직책이라 할 수 있겠지만, 당시 참여정부의 청와대로부터 정말 귀찮을 정도로 나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사회적 약자에 관련된 이슈가 있으면, 항상 내게 연락을 하며 의견을 물었다. 그렇다 보니까 우리(장애인고용촉진공단)가 장애인 관련 정책에 대해 무언가를 요구 또는 요청하면, 그걸 청와대에서 언제나 일순위로 검토한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게 됐다.

▶ 충분히 공감할 부분이다. 뒤늦은 얘기가 되겠지만, 지난 정부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겨진다

단적인 예로 그동안 이런 건의를 올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청와대의 대통령과 영부인이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을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로 영부인이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데, 시설에 찾아가서 장애인들에게 밥을 먹여주는, 그런 일방적인 시혜를 전하는 식의 모습이 나는 정말로 싫었다. 언론에서도 그런 장면은 보도하면 안 된다. 심지어 성인이 된 장애인한테도 음식을 떠먹이는 그런 장면이 연출되지 않는가. 그게 대통령이나 영부인의 아주 자애로운 행동인 것처럼 연출되지만, 사실 그건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인권침해인 것이다. 나는 그런 인권침해를 절대로 행하거나 보도해선 안 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 같은 입장에서 그 불쾌감은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다. 평소엔 관심 자체가 없다가, 각종 선거철만 되면 우선순위로 찾는 게 시설이지 않은가

그래서 내가 청와대에 정식으로 건의를 했다. 이건 솔직히 말해 장애인들을 챙긴다면서, 지금의 현직 대통령도 똑같은 실수를 할까봐 걱정이 돼서 하는 얘기이다. 이미 성년이 된 이들한테 밥을 떠먹여주고, 그걸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식의 뉴스 보도가 또다시 반복되면 안 될 일 아닌가. 그래서 내가 공단 이사장 시절에 청와대에 건의를 했던 것이다. 자립하고자 노력하는 장애인들에게 대통령이 한번이라도 관심을 표명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건의를 했는데, 그 건의를 하자마자 당시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직접 나섰다는 거다.

▶ 그런 일이 실제 있었나? 장애운동을 하는 우리들한테도 금시초문인 것 같다

대통령 부부가 신림동에 있는, 실제 접근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모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셨다. 신림동에서도 아주 오지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나중에 후일담으로 들은 바로는 청와대 경호팀에서도 그 방문을 반대했었다고 얘기를 전해듣고 있다. 그만큼 경호상으로도 문제가 있고, 헬리콥터마저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에 위치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이었다. 대통령 부부가 거기까지 직접 찾아가서 거기에서 일하는 근로자 즉, 장애인들 모두와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장시간에 걸쳐 그들하고 대화를 나누며 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다. 당시 모습을 기록한 사진도 내 의원실 안에 있다. 그런데 진짜로 우스운 문제가 뭔지 아는가? 참여정부 당시에 대통령이 잘하는 일은 보수언론에서 철저하게 외면을 하며 아무런 기사도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가 여론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몇몇 보수언론이 입과 눈을 닫아버리니까, 이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마저도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 새롭게 듣게 된 소식이라서 신선하게 전해지는 것 같다. 그런 정부를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었나 하는 여운마저 느끼게 된다. 지금 우리는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같은 게 거의 사라지다 보니까, 완전히 한순간에 모든 분야 전체가 침체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절실해진다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제에서는 안 그래도 다들 대통령 눈치를 많이 보는 게, 아직까지는 국민적인 체질화로 굳어져 있지 않은가. 그런데 대통령이 ‘장애인들과 함께해야 한다’ 내지는 ‘장애인들을 우선으로 하자’는 식으로 한마디 정도는 해줄 만했다. 그런데 확인해보자. 집권 1년이 지나는 동안 그런 말을 제대로 발언한 적이 과연 한번이라도 있었나? 지난 노무현 정부 때의 예를 하나만 더 언급하겠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나가는 말을 비유적으로 예를 들더라도, 너무 많이 장애인을 언급하며 복지정책을 설명했었다. 듣고 있는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사사로운 말실수라도 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는데, 어떻게 지금 이 정권은 지금까지 장애인 관련 언급이 한마디도 없는가. 지금 이 취재를 하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지 않겠나. 어떻게 국가의 최고책임자가 장애인 관련 언급이 하나도 없나. 이건 정말 너무 심하다. 너무 심한 거다.

▶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연출된 상황이라 해도, 가락동시장에 가서 노점 아줌마한테는 목도리까지 둘러주며 챙기지 않았나. 사회적 약자를 바라본다는 의미로 추위에 떠는 시장 상인들을 챙기는 액션을 할 정도라면, 장애인들을 찾아가 손 한번 잡아줄 생각은 왜 아직까지도 못하고 있는지, 그것이 정말 중요한 사회적 반향으로 불어올 텐데도, 집권층의 어느 누구도 거기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게 참담하고 안타깝다.

나는 이 정부가 너무 바보 같다고 생각을 한다. 다른 분야에서도 그런 실수를 많이 저지르고 있는데,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강박관념처럼 주장하다 보니까, 지난 10년간의 정책 중에서 계승 발전시켜야 할 정책들, 아주 토대가 잘 만들어져 있는 정책들, 그러니까 현 정부가 조금만 더 노력하고 관심만 가져도 그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분야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거기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 모든 치적이 현 정부의 것으로 돌아가지 않겠나. 그런데 무조건 부정만 하다 보니까, 정권 차원의 뿌리마저 없어지는 거다.

   
▲ ⓒ채지민 기자
▶ 더 좋은 말씀을 많이 듣고 싶은데, 대담의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게 많이 아쉽다. 마무리 차원에서 현재의 국가적 흐름에 대한 따끔한 한마디를 전해듣고 싶다

현직 대통령은 항상 강조를 한다. ‘일자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이다. 더군다나 이 정부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용어를 가장 즐기며 반복하지 않은가. 절대적 권력과 같은 이런 대통령제 아래에서 대통령이 딱 한마디만 하면, 일반 기업들은 대번에 알아들으며 받아들일 영역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대통령 입에서 끝까지 안 나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장애인’이다. 사회적 분위기나 지난 정부의 업적을 돌이켜 볼 때, 장애인들이 공기업과 일반 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문호는 어느 정도 개방시켜놓은 상태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대통령의 한마디가 최종 결론이 되지 않겠는가.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 확보 및 제공에 노력해 달라.’ 그 한마디가 그렇게도 꺼내기 힘든 내용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묻고 싶다. 이런 식의 한마디는 왜 끝까지 안 하는가. 이미 여건은 다 만들어져 있고, 그 한마디로 인해 제반여건이 순리대로 해결될 일이다. 그런 몇 마디가 진심어린 목소리로 이어진다면, 정말 적지 않은 국민들로부터 칭송 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끝까지 말을 안 한다. 그 의미가 뭔지는, 그 의미를 가슴 깊이 깨닫고 있을 일반 국민들의 몫으로 돌리고 싶다. 전체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극소수의 자신들만 바라보는 정권의 끝은 모든 역사에 이미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그 사실과 교훈을 절대로 잊어선 안 될 일이다.
작성자채지민 객원기자  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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