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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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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지은이 : 피천득, 펴낸곳 : 범우문고, 추천인 : 김재희 <긍성정밀(주)> 근무

덕수궁 박물관에 청자(靑瓷) 연적이 하나 있었다. 내가 본 그 연적은 연꽃 모양을 한 것으로 , 똑같이 생긴 꽃잎들이 정연히 달려 있었는데, 다만 그 중에 꽃잎 하나만이 약간 옆으로 꼬부라졌었다. 이 균형 속에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은 파격이 수필인가 한다 한 조각 연꽃잎을 꼬부라지게 하기에는 마음의 여유를 필요로 한다.
피천득 선생의 "수필" 중에 한 구절 입니다.
균형속에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파격(破格), 어슬렁어슬렁 서점으로 들어가 무심코 잡은 책 속에서 발견한 이 한 구절이 나의 숨을 멈추게 했습니다. 세상이 바쁜건지 아님, 내가 바쁜 것인지 도대체 정신 못차리고 살아가는 내 자신을 일순간 돌아보게 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쉽지 않은 말입니다. 특히나 항상 비범을 꿈꾸는 나에게 있어 그 말은 하나의 반격이었습니다. 작은 한마디로 남에게 일침을 가하는 선생이 대단하게 여겨졌습니다.
피천득 선생은 호가 금아입니다. 1919년 서울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나 10세 때에 고아가 됩니다. 상해 호강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서울대학교 강단에서 영어영문학을 강의했습니다. 금아문선과 금아시선을 출간하였고 국어교과서의 "인연"이라는 수필로 우리에게는 낯익은 분입니다.
선생은 아주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수필 하나하나를 구성해 갑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작은 일들이 그의 손을 거치면 아름다워 집니다.
구름이 유독 낀 하루가 될 때면 나는 이 책을 펼칩니다. 그리고는 비  그친 뒤의 청정함과도 같은, 맑고도 깨끗한 사랑과 일상에 대한 겸손과 여유를 배웁니다. 여기 한 구절을 더 소개합니다.
- 나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고운 얼굴을 욕망없이 바라다보며, 남의 공적을 부러움 없이 좋아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하며 몇몇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점잖게 늙어가고 싶다.

 -나의 사랑하는 생활 중에서-

작성자김재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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