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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휠체어 타신 의원님, 수화통역이 필요한 의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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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고야시 당선자 사이토 마고토

오늘 오사카시에서는 오사카시를 현행 그대로 유지하는가, 아니면 여러개의 특별구로 나누는가 하는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주민투표가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자치와 국정에 대한 참정권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없기에, 이럴 때마다 번번히 박탈감과 소외감을 뼈저리게 느끼는데요. 일본에는 국회의원 중 중의원을 뽑는 선거(임기 4년, 수상이 해산시키면 바로 선거가 실시됨), 참의원을 뽑는 선거(3년에 한 번), 그리고 지방자치체 선거(통일지방선거)가 4년에 한 번 실시됩니다. 그러다 보니 선거가 없는 해는 별로 없고, 선거가 겹쳐서 실시될 때도 많은데 그럴 때마다 선거권이 없는 우리(재일동포 등 외국인)를 대신해서 소수자, 약자의 의견을 대변하고 반영해 줄 수 있는 의식있는 의원들이 많이 당선되기를 기원하고 응원할 뿐이지요.
생활에 밀접한 지역의 정책과 주민서비스, 그 중 특히 복지정책은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된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세워지고 서비스가 실시되어야 하기에, 당연히 장애인 당사자가 많이 참가할 수 있어야겠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일본은 국회의원도, 지방자치단체 의원도, 장애인 의원은 그 수가 아주 적답니다. 여성 의원 수도 세계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18개국 중 158위(2013년 조사)라는 한심한 수준입니다. 일본 인구가 약 1억2천만으로 통계상 그 중 6%인 740만 명이 장애인이라고 하는데 현직 국회의원 중 장애당사자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지방의회에도 장애인 의원은 그리 많지 않고요.
그런데 바로 지난 4월, 일본 전국에서 지방자치체 의원을 뽑는 선거가 실시됐는데, 연구소의 한일장애인 교류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깊은 친분을 갖고 있는 휠체어 장애인 사이토 마고토 씨가 나고야시에서 당선되셨습니다. 그리고 반갑게도 도쿄와 아카시시에서는 청각장애 여성 두 사람이 당선되셨습니다. 그 중 아카시시(오사카에 인접한 지역)의 시의원으로 당선된 청각장애인 야네타니 씨(55세)는 선천성 청각장애인으로 전일본청각장애인연맹에 의하면 청력이 없는 의원의 탄생한 건 지방의회와 국회를 포함해 최초라고 하네요. “장애인 당사자 의원으로서 장애인의 목소리를 직접 의회에서 대변하겠다”며 출마한 야네타니씨가 시의회에 처음으로 등원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뉴스를 보니 단상에서 수화통역사가 수화를 하고 있더라고요. 참 감동스러웠어요. 당연한 권리지만 이제서야 실현됐기에, 그리고 그걸 당당히 행사하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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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시시 시의원 당선자 야네타니

나고야시의 사이토 씨(55세)는 이번 당선이 6번째입니다. 3살 때 큰 병에 걸려 하반신 중증장애를 갖게 됐고, 그 후 휠체어를 타면서 생활하고 있는데, 저는 연구소와의 한일교류 때 뵙는 게 전부지만 참 겸손하고 명랑한 분이에요. 그리고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꽃미남이랍니다. 사이토 씨가 정치판에 나서게 된 것은 공동련 왓빠의 활동을 하면서인데, 1984년 나고야대학 졸업 후, 1986년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도 없는 사람도 더불어 일하는 일터, 더불어 사는 삶터를 지향하며 실천하고 있는 왓빠’에 참가하게 된 후, 장애인이 지역에서 함께 일하며 사는 주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의회에서 발언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전략을 실천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합니다. 1990년 6월 나고야시 시의원에 출마, 나고야시에서 첫 번째로 휠체어 시의원이 됐습니다. 시의원이 된 후 사이토 씨는 왓빠의 공동주택에서 살며, 시의원의 수입도 왓빠의 활동에 분배하며 더불어 사는 것을 실천하고 있다고 해요. 의회에서도 실적을 쌓아가며 장애 당사자의 입장에서 시책들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사이토 씨의 재선을 축하드리며, 사이토 씨가 한국의 여러분들께 간단한 인사의 글을 보내 오셨는데 소개할게요.

친애하는 한국의 여러분 반갑습니다.
2015년 4월 나고야 시의회선거에서 6번째 당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장애인의원으로서 장애인단체와 연계하면서 활동을 펼쳐왔고 그 성과로, 나고야시에서는 활동보조인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만큼의 시간 활동보조인을 파견하도록 제도를 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심한 중증이 아닌 정신장애인도 의료비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실현시킨 곳도 대도시 중에서는 나고야시뿐입니다. 앞으로도 장애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배제 당한 사람들을 위한 시책을 더욱 충실히 해나가도록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 사이토 마고토 -

 

작성자글·사진 변미양  natalir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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