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더 이상 과학기술의 수혜자가 아닌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
4차산업혁명과 장애 운동 ➃
본문
4차산업의 기술이 장애인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려진 현실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중들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웨어러블 로봇으로 걷게 되는 장면에 환호하지만 기술 유지를 위해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기술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가 생겼을 때의 책임소재에 대한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4차산업 기술의 현장에 장애인이 부재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챗Gpt가 글 쓰는 속도를 파격적으로 줄여주어 장애인의 생산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장애 차별적인 문장을 학습한 AI가 장애비하발언을 사용하고 장애인을 ‘정상’의 기준으로 분류하지 않은 자동화된 채용 도구가 장애인을 ‘탈락’ 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차별과 불평등을 인지하고 이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와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연구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채용 도구를 사용하는 회사에서 인공지능의 공정성 검증 관련 자료를 구비하지 않고 있고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재하다는 것이 큰 우려 사항으로 지목된다.
장애인이 기술의 혜택을 받는 대상이 아닌 능동적으로 기술을 사용하고 소비하는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장애계와 기술자 그리고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노력의 방식은 진보네트워크센터 마나 활동가의 주장처럼 장애인이 참여한 연구나 실태조사가 될 수 있고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강미량 연구원의 주장처럼 장애운동의 영역을 확장하여 정부 및 과학기술회사와 함께 연대하는 방식이 될 수가 있겠다.
함께걸음의 독자들에게도 이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인공지능이 장애차별적인 표현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전신마비 환자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어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실험을 하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장애운동의 방식을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가. 이제는 다가오는 사회를 먼저 준비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장애인 당사자들이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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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글. 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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