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 진짜 꽃은 광화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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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10일 오후 1시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분홍종이배 보내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0일 오후 1시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분홍종이배 보내기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는 8월 방한하는 교황의 일정 중 꽃동네 방문이 추진되자 공동행동 측은 "진보적인 발언과 행보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아 온 교황이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격리하고 인간다운 삶을 억압하는 수용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하는 일은 수많은 장애인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일"이라며 꽃동네 방문 취소를 촉구해왔다.
▲ 꽃동네대학 졸업생 김수원 씨 |
이날 여는 발언으로 꽃동네에서 생활한 꽃동네대학 졸업생 김수원 씨는 “꽃동네에서 나와 사시는 분들을 보면서 꽃동네 안의 생활이 전부가 아니라고 느꼈다”며, “장애인들도 자신이 살아갈 삶과 꿈이 있는데, 꽃동네라는 곳은 그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오로지 먹고, 재워주고, 사육 당하는 공간에 교황님이 방문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 민들레 장애인 야학생 유명자 씨, 노등 장애인 야학생 김명학 씨, 홈리스 야학생 이세원 씨 등 세 명은 교황에게 직접 쓴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인천 민들레 장애인 야학생인 유명자 씨는 “꽃동네에서는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없었다. 내 이야기를 항상 누군가를 통해서 해야 했고, 대부분 내 말을 진득하게 들어주지 않았다”라며, “어떤 날은 남자와 겨우 몇 마디 했다고 그 남자를 좋아하냐고, 뽀뽀했냐고 말하며 휠체어를 빼앗아 갔고,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 억울했다”며 꽃동네에서 생활했던 당시를 설명했다.
▲ 민들레 장애인 야학생 유명자 씨 |
또한, 홈리스 야학생 이세원 씨는 “교황님은 전 세계 카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도자이며 인권과 권리에 대한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하필 꽃동네로 방문하는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 교황님이 꽃동네를 방문하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꽃동네가 장애인 시설의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 된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특히 그는 “교황님의 방문을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는 곳이 있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2년 가까이 농성하고 있는 광화문 농성장이다. 여기 오셔서 함께 기도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편지 낭독이 끝난 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장애등급제로 인해 희생된 8명의 장애인들의 사연을 담은 큰 종이배 8개와 이를 후원하는 시민들이 마음을 담아 넣은 분홍색 종이배들을 각자가 준비한 선물과 함께 박스에 담기도 했다. 선물이 담긴 상자는 광화문 우체국에 접수해 교황에게 보낼 예정이다.
▲ 공동행동 관계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낼 분홍종이배를 준비한 선물과 함께 박스에 담거나(왼쪽), 노를 젓는 퍼포먼스를 보이는(오른쪽)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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