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귀래사랑의집 사건 가해자 장씨, 징역 3년 6월 판결 확정 > 기획 연재

▲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입구. 철문으로 닫힌 출입구에는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걸려 있다.

장애인 학대와 인권침해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원주 귀래 사랑의 집(이하 사랑의 집) 사건’의 가해자 장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월의 원심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12년 6월, 방송을 통해 세간에 알려진 사건으로, 가해자 장 씨는 1960년대부터 장애아들을 친자로 등록하며 장애인복지에 힘쓰는 ‘천사 아버지’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실상은 장애아들을 감금하고 보호를 명목으로 문신을 새기는 등 학대하고 국가보조금을 횡령하는 등의 혐의가 밝혀져 학대, 유기, 횡령,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1단독(유동균 판사)은 지난 2013년 7월 4일 혐의 대부분을 인정해 가해자 장 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고, 2심과 3심 모두 1심의 판결을 그대로 인용해 결국 판결은 원심대로 확정됐다.

사랑의 집 사건의 초기대응부터 소송까지 진행한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이하 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민간단체로 구성된 ‘원주귀래사랑의집사건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이하 원주대책위)’는 피해자를 구조하고 정서적, 물질적으로 지원하는데 힘썼다. 아울러 학대 받은 피해자들의 사망한 채 장례를 치르지 못했던 피해자 두 분의 장례를 거행하고, 장 씨에게 벗어나 자립생활 하던 7개월 만에 안타깝게 사망한 피해자의 장례를 거행하기도 했다.

또한, 원주대책위는 가해자 고발 외에도 피해자들이 가해자 장 씨의 친자로 등록되어 있는 점을 바로잡기 위해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하고 개명을 신청하는 등의 법률지원을 실시했으며, 현재 가해자 장 씨와 생존한 피해자들의 친자 관계를 단절하기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 가해자 장 씨(우측)

한편, 그 사이 놀라운 일들도 있었다. 방송을 본 새로운 피해자가 등장해 26년 만에 어머니와 눈물로 상봉하는 기막힌 일이 있었고, 사랑의 집 피해자 중 맏형인 장성종(가명·지적장애 1급) 씨는 최근 40여년 만에 가족과 상봉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인권센터 김강원 팀장은 “처벌에 비해 가해자가 저지른 범죄는 훨씬 크고, 피해자도 많은데 입증이 어렵거나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정작 중대한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아쉬워 하면서 "가해자만 처벌만 받았지 피해자들은 보상 받을 길이 없다. 피해 입은 장애인들의 이후 삶에 대한 지원도 없다. 자립생활을 위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이런 부분을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남모르게 음지에서 학대 인권침해 당하는 장애인들의 인권침해 사건이 터졌을 때 늑장 대응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미리 안전망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미신고 시설 및 시설에 대한 실태조사도 벌여야 한다. 또 장애인학대범죄 처벌이 너무 약한데 관련 법 개정과 가중 처벌도 필요하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장애인을 동정심 이용해 자기 잇속을 챙기는 사람들이 없으면 좋겠고, 한국의 장애인 인권 현실과 왜곡된 시혜적 복지가 조속히 개선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