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장애인 초등생 성추행 혐의, 진술 신빙성 없어” 무죄 > 기획 연재

초등학생 치마에 손을 댄 혐의로 기소된 지적장애인에게 법원이 피해자 진술이 신뢰하기 어렵고 오해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울산지법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아파트 주차장에서 초등학생을 추행하려고 치마에 손을 댔지만 초등생이 노려봐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피해자 옆을 지나간 적은 있지만 성추행을 시도한 적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공소사실에 맞는 증거는 피해자 진술이 유일하지만 피고인은 일관되게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경찰 피의자 심문조서는 피고인이 부인해 증거 효력이 없고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피고인에 대한 적절한 심문이 이뤄졌는지도 의심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녹화영상에 담긴 피해자 진술 과정을 살펴보면 수사관이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피해자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유도해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 치마에 손을 댔다는 표현은 수사관의 부적절한 문답 방법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거나 오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강제추행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