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망 확보가 자립의 최우선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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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제 시행 이후 후견제 신청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그 진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과 문의는 여전히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게 현실이다.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이기에 그 제도 자체가 낯선 탓도 있지만, 육하원칙(六何原則)처럼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라는 조건들이 충분하게 공유되지 못한탓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된다.
그 후견제의 신청 및 진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좌담회가 열렸기에, 그 현장을 지상중계 형식으로 여기에 옮긴다. 조심스런 우려의 의견이 연속됐지만, 그래도 후견제 신청을 앞둔 당사자와 관계자·관련전문가들과 예비후견인들이 함께 모여 나누었던 대화인 만큼, 그 어떤 보고서나 설명서보다 생생한 의미전달이 될 듯하다. 그 현장의 대화를 정리해 본다.
토론 참여자 : 제철웅(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발달장애인을 위한 후견지원사업 중앙지원단 단장) 노수희(발달장애인을 위한 후견지원사업 중앙지원단 사회복지사) 이재철(법무법인 콤파스 변호사·후견인 후보자) 김기영(가명, 당사자, 지적장애 1급, 81년생) 함효목(OOOO원(시설) 사무국장, 당사자와 그동안 함께 지낸 이) 김재왕(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지연 스님(맑은절주지, 무료복지시설 충익원·후견인 후보자) 진행 : 이애리 함께걸음 기자
사회·함께걸음(이하 함께) 이렇게 후견제와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토론을 진행한다는 점이 다른 토론회와 달리 큰 의미를 남기는 것 같다.
제철웅 교수(이하 제 교수) 맞다. 아주 좋은 의미를 남길 수 있는 자리라고 본다. 오늘 진행은 김기영 씨(가명)을 시설의 사무국장님이 먼저 소개해 주시면 좋겠고, 이번에 후견신청을 하게 된 사안을 여러 선생님들께서 각자의 소견으로 말씀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다. 이번 신청의 경우는 당사자인 기영 씨가 직접 후견신청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기에 기영 씨의 후견인이 되겠다고 신청하신 분들이 실제 후견인으로 선임된다면, 어떤 일을 어떻게 도와주겠다는 말씀도 더해주시면 좋겠다. 이번 토론의 내용이 <함께걸음>의 지면에 정리되어 기록된다는 건, 발달장애를 가진 분들의 자립생활을 위한 후견제도의 취지를 널리 알리는 소중한 의미가 될 것 같다.
함효목 사무국장(이하 함 국장) 먼저 기영 씨를 소개시켜 드려야겠다. 81년생으로 우리 나이로는 서른네 살이다. 우리 시설에 입소할 당시, 지금은 돌아가신 큰아버님이 군청에 의뢰를 해서, 군청의 제안을 통해 우리와 함께하게 됐다. 1997년 4월의 일이니까 지금까지 16년 동안 가족과 같이 생활하고 있었다. 기영 씨는 성격이 굉장히 활발하고 승부욕도 강하다. 그동안 본인이 노력해서 모아놓은 금전자산도 일정하게 가지고 있다. 갖고 싶은 게 많은 성격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는 성격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는 아주 강한 생활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함께 그렇다면 후견인제도를 신청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함 국장 작년 10월 말 즈음에 OO병원에 계셨던, 유일한 혈육이었던 기영 씨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그 직후 근처에 살던 기영 씨 사촌형이 우리에게 찾아오더니, 아버님이 돌아가신 일처리를 해야 한다며 기영 씨를 데리고 나갔다. 잠깐 나갔다 온 거지만, 그게 문제의 불씨가 됐던 것 같다. 그 2년 전 즈음에 그 사촌형을 처음 만나게 된 적이 있었다. 사실 우리 시설은 1년에 두 차례 정도 집 방문을 하고 돌아오도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시설의 생활인들이 자기 집을 방문하면서, 가정의 환경을 익히게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사촌형 부부가 어느 날 찾아와서, 기영 씨의 통장을 보여달라고 했다. 아마도 기영 씨가 집에 가서, 자신의 통장 안에 있는 금액을 자랑삼아 얘기했던 모양이다. 우리는 그 상황이 짐작됐기에 단호하게 거절을 했다. 당시의 그 느낌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지연 스님 그게 기영 씨의 일정한 재산과 관련이 있다는 의미인가?
함 국장 그렇다. 평소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다가 갑자기 찾아와서 기영 씨를 무조건 데리고 나가겠다느니,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달라느니 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욱이 기영 씨 앞으로 조그마한 땅이 상속된다고 했다. 그걸 기영 씨가 혼자 결정할 수 없으니까, 형제들 간에 연명으로 해놓겠다는 식으로 강요를 했다. 절대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니까 군청에 가서 항의를 했던 모양인데, 군청에서도 답을 얻지 못하니까 군(郡)경찰서까지 가서 우리 시설에 대해 굉장한 음해를 했다. 지역사회 안에도 그 음해를 계속했다. 우리는 기영 씨가 본인의 의지 그대로 지역사회 안에 확실하게 안착되기를 원한다. 우리 또한 큰 고민 후에 내리 결론이다. 왜냐하면 우리 가족이었던 기영 씨 스스로 내린 결론이 자립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런 이별이 정말 아쉽다. 하지만 기영 씨의 결정을 존중하기 위해 후견인 신청을 하게 됐고, 그 과정의 진행 한가운데 우리가 지금 함께 있는 거다.
함께 민감한 대목 같은데, 기영 씨의 일정한 재산 때문에 그 일가친척들이 모여든다는 의미가 되는가
▲왼쪽 위부터 제철웅 교수, 함효목 사무국장, 노수희 사회복지사, 지연 스님, 김재왕 변호사, 이재철 변호사 |
함 국장 당연한 일 아닌가. 기영 씨는 우리와 오랜 가족구성원이다. 그런데 그에게 나오는 장애수당, 그동안 모아놓은 금액 모두가 그들의 눈에 보인 모양이다. 기영 씨 통장 안에 있는 금액은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 그가 원하는 소비는 보육교사들이 기영 씨와 대화를 나눈 다음에 기안을 올린다. 그 기안을 제가 확인을 한 다. 음, 원장님께 다시 기안을 올려야 최종결제가 난다. 결론적으로 기영 씨 이외엔 그 자산을 사용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게 지금의 운영 시스템이다.
지연 스님 그렇다면 후견인 선임을 원하게 된 이유가 자산관리 말고 따로 있는 건지 알고 싶다
함 국장 우리는 그동안 가족이었다. 그런데 본인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자립의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밖으로 나가면 어느 누가 기영씨를 우리처럼 관리해줄 수 있을까, 정말 사심 없이 대해줄 수 있을까 여부에 대해선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기영 씨가 독립을 하고 나면, 기존의 그 사촌형제들의 생활공간 근처로 가게 될 게 뻔하다. 그쪽 어르신들 연세가 상당히 많다고 알고 있는데, 기영 씨가 보호를 받아야 될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보호하며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고민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함께 후견인 지원과 자립에 대해, 본인의 의사는 어떻게 확인하신 건가
제 교수 우리 지원단에서 기영 씨와 상담했는데, 시설에서 나와 자립해 살면서 결혼도 하고 일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직접 확인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읽었다. 그래서 후견인 신청을 하게 됐는데, 그 상담과 진행을 담당한 중앙지원단의 노수희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 후견신청의 개요를 설명해 주시면 좋겠다.
노수희 중앙지원단 사회복지사(이하 노 복지사) 저와 사무국장님, 시설장님과 이사장님 그리고 기영 씨, 이렇게 다섯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눴다. 기영 씨의 의사를 직접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그런데 기영 씨가 원하는 바대로 퇴소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 친척들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지역사회의 어떤 안전망도 없이 그냥 고립되어 생활하도록 만드는 게 되어, 그동안 함께 살며 보살펴 왔던 시설 입장에서는 직무유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후견인을 통해 실제 자립이 가능해지도록 안전망을 먼저 형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게 됐다. 그게 첫 번째 사안이고, 두 번째로는 재산권 행사와 관련되어 있다. 기영씨에게 상속된 땅이 6백 평 정도라고 하는데, 그 땅이 현재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친척들의 설명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 그 땅의 실체가 파악되지 않고 있기에, 후견인 선임이 되면 대리권을 가진 입장에서 우선 상속재산 관련 정보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한 기영 씨한테 일정금액의 금전적 자산이 있다고 했지만 지역사회에 나와 거주지를 정하고 자립하는 데는 많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기영 씨의 자립을 위한 별도의 자금이 필요할 경우엔 그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게 된다. 이건 민법 959조의 법조항에 따르는 건데, 법원의 동의를 받아서 적절한 금액에 매각할 권한을 갖는다. 그런데 기영 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시설 퇴소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은 입소 당시에 동의했던 첫째 큰아버지인데, 그 분도 돌아가신 상태이기 때문에 동의해 줄 사람이 없는 상태이다. 그렇기에 장애인복지법 조항에 의거해서 후견인이 기영 씨의 퇴소에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함께 후견기간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노 복지사 기영 씨는 아직까지 계획적인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일상생활 관리를 위해 은행 통장을 다시 개설하고 관리하는 일을 우선 맡게 된다. 그리고 기타 사회복지 서비스가 지역 내에서 필요하다 하면 그 서비스를 연결해서, 기영 씨가 지역사회 내에서 고립되지 않고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후견인이 맡게 된다. 그래서 일단 후견기간을 4년으로 신청했다.
제 교수 기영 씨를 위한 중앙지원단의 후견 목표 자체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지역에 있는 장애인복지관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하고, 적당한 일자리를 갖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후견인의 역할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새로운 생활환경에서 기영 씨가 3, 4년 정도 생활을 반복해 봐야만 비로소 주변에 아는 사람들도 생기고 안전망이 형성되지 않을까 판단하게 됐다. 그래서 4년의 기간으로 신청하게 됐다.
지연 스님 기영 씨가 상속 받는다는 그 6백 평의 땅 소재지는 어디인가. 그리고 그 땅은 어떻게 활용하는 게 가장 좋겠는가
함 국장 그 소재지는 우리도 모르고 있다.
제 교수 그걸 모르기 때문에 현재로선 뭐든 예단할 수가 없다. 하지만 기영 씨와 같은 경우라면 여러 방법 중에서 그 재산을 가급적 유동화 시켜 현금화 한 다음에 장기저축은행에 넣어 그 이자로 생활하게 만드는 게 가장 나을 수 있다. 실제 외국의 경우는 부동산을 처분해서 신탁을 넣고, 그 수익금으로 살아가는 예가 많다. 그 부동산을 팔 것이냐 아니면 보유할 것이냐 여부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상의를 해나가야 한다. 후견인이 그런 권한을 다 갖는 건 위험하기 때문에, 현행법 상 가정 법원의 허가를 반드시 받게 되어 있다. 그런 법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함께 후견기간을 4년으로 신청했다 했는데, 혹시 중간에 본인 의사에 의해서 취소하고 교체할 수도 있는 건가
제 교수 그렇다. 도움을 주는 분들이 제대로 된 도움을 못 주면 의견을 말할 수 있고, 그걸 법원에서 판단하게될 것이다. 기영 씨가 후견인제도 자체를 싫어하는지, 도와주는 분들이 싫다는 건지를 법원 차원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거다. 그 다음에 보다 더 적절한 다른 분들로 도와 줄 분들을 찾게 된다. 그런데 이 후견은 4년으로 신청했는데,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이면 4년 후에 종료가 된다. 그때부터는 후견인 없이 기영 씨 주변에 형성되어 있는 안전망 속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해야 한다. 그렇기에 안전망을 특히 강조하는 것이다. 생활지역 주변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는 많은 사람들을 형성하는 게 가장 큰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 기영 씨를 대신해서 후견심판 청구를 진행하고 계신 김재왕 변호사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 기영씨에 관한 수많은 자료들을 다 검토하셨을 텐데, 소감을 말씀해 달라.
김재왕 변호사 이 사례에 저를 참여하게 해주셔서 우선 먼저 감사드린다. 이 건은 특정후견의 심판이다. 그 근거가 되는 조항은 민법 제14조이다. 그 내용을 요약한다면, 가정법원은 장애로 인한 정신적 제약이 있는 경우에는 일시적 후원 또는 특정한 사무에 대한 후원이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 본인 등의 신청에 따라서 특정후견의 심판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당사자가 어느 정도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행위능력이 있는 경우에 일정한 범위를 정해서, 그러니까 그 기간과 사무의 범위를 정해서 그 후견인에게 권한을 정해주고 위임을 하는 것이다. 기간과 사무를 정해서 청구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여러 선생님들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기간은 4년으로 했고, 상속재산 관리에 대한 사무와 자립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사무를 중심으로 제한해서 심판 청구를 했다. 이 사무들과 관련된 대리권을, 앞에 계신 두 분의 후견인이 공동으로 행사할 수 있게끔 하는 취지로 청구 내용을 구성했다. 중앙지원단에서 많은 부분을 준비해 주셔서, 이 건에 참여하는 게 저한테도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잘해 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제 교수 그럼 후견인 후보자인 두 분께 대화의 중심을 옮기는 게 좋겠다. 사실 두 분은 기영 씨와 직접 지내온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부분을 시설 측에 문의하면서 협조를 받아야 할 것이다. 자립과 독립을 위해선 많은 지혜가 필요할 텐데, 그런 면에서는 스님의 도움이 아주 크게 작용할 것 같다.
지연 스님 지금 부동산과 금전자산이라는 게 결부되어있다 보니까 좀 그런데, 저는 돈으로부터는 자유롭고 싶다. 지금까지 그런 건 해보지도 않았고, 또 하는 걸 원치도 않는다. 그런데 기영 씨와 같이하게 된다고 하다 보니까 돈이 계속 결부될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거기서는 제가 해방이 되고 싶다는 걸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물론 그 부분은 변호사님께서 잘 해주시리라고 믿는다. 저는 기영 씨하고 거주지가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에, 본인이 자립과 자활을 할 수 있고 사회에 적응할 수있는 방법들을 찾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도와줄 마음을 갖고 있다.
제 교수 스님과 함께 후견인 신청을 하신 이재철 변호사님이 스님을 대신해서 재산상황의 조사를 충분하게 하셔야 할 것 같다. 기존에 기영 씨가 피해를 본 건 없는지 잘 살펴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그런데 이 변호사님은 변호사 자격이 아니라 일반 시민자격으로 후견인 신청을 하셔서 제가 깜짝 놀랐다.
이재철 변호사(이하 이 변호사) 보시다시피 저는 젊고 아직 경력이나 경험이 부족할 수 있겠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후견교육을 받으며 이 일에 참여하게 된 건 결국 피후견인의 의사를 가장 존중하고 피후견인의 자립에 많은 도움을 추구하고자 함이 우선이겠지만, 어찌 보면 변호사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잘 하는 일이 이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후견제도에 가장 가까이 있는 법을 다루고 있고, 뭔가 할 수 있는 적절한 역할을 담당하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
제 교수 앞으로 두 분이 함께하시게 될 텐데, 두 분의 견해가 다르면 아무 일도 진행할 수 없다. 두 분을 선임했다는 건 위험방지적인 측면이 굉장히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두 분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특히 대리권을 행사할 때는 두 분의 의견이 일치해야만 진행이 된다. 기영씨의 경우는 단순히 일상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재산을 활용해서 지역사회에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에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두 분을 선임하게 됐다. 스님은 삶의 지혜가 대단히 크신 분이고, 이 변호사님은 법률전문가니까 기영 씨에게 실질적인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연 스님 이 변호사님께 여쭙고 싶은데, 기영 씨 친척들로부터 기영 씨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적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 건가
이 변호사 그렇다.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섣불리 움직이는 것보다는, 절차나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해서 대응하는 방향으로 많이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의지와 의사표현, 본인의 내심에 있는 의사를 잘 표현해서 그것대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저는 보고 있다.
함 국장 후견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큰아버지 측과 많은 마찰이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막무가내로 나온다. 대화에 합리성이 없고, 자신들의 목적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노골적인 표현으로 화를 내기 때문에, 그런 면을 잘 대응하셔야 할 것 같다.
제 교수 그런 상황이 발생할 때 법률전문가로서 이 변호사님이 ‘법적인 권한이 친척 분들한테는 없다.’라고 말을 하는 거, 변호사로서의 의견은 훨씬 설득력 있고 권위가 생기게 된다. ‘자꾸 그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 그쪽에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함 국장 OO도 교육기관에 활동보고서를 내야 한다고 했는데, 그 교육기관이 어떤 성격의 기관인가?
노 복지사 보건복지부에서 선임한 시민공공후견인교육 지원기관인데, OO지역은 OO도 부모회에서 맡고 있다.
제 교수 부모회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계속 드리고, 많은 대화도 나누게 될 것이다. 그래서 기영 씨가 좀 더 안전하게 지역사회로 나와서 일을 찾아 직장을 다니고 결혼도 하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굉장히 모범적인 사례로 부각될 것 같다. 이 사례가 실제 성공한다면, 제 판단으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 이 사실을 알려도될 만한 사건이 될 거라 본다. 의학적으로는 중증의 장애가 있는 기영 씨가 과연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겠는가 하며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지 않은가. 모두의 귀추가 주목되는 사건이기 때문에, 모두 힘을 합쳐서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기를 기원한다. 후견인보다 더 중요한 건 생활 속 안전망 확보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기에, 모두의 노력을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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