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기기 국산화의 필요성 및 국산화 사례 > 기획 연재

다변화된 장애인의 보조기기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아직 국내 보조기기 산업은 열악하다. 국내 보조기기 업체는 영세하게 운영되는 곳이 많고 자생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채 수입에 의존한 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보조기기 국산화에 대한 연구 개발 또한 잘 이뤄지지 않는다.

장애인이 보조기기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사항이 있다. 보조기기가 나에게 잘 맞는지, 생활환경에 적합한지, 가격은 적당한지, 사용하고자 하는 보조기기가 우리나라의 정서와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지 등이다. 수입 보조기기의 품질 완성도나 장애인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수입 보조기기는 국내 사용자의 신체 조건이나 환경, 문화 등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고 구입비용도 많이 든다.

한국형 보완대체의사소통기구 ‘스마트 AAC’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오랜 기간 보조기기 서비스를 통해 장애인 당사자들의 보조기기에 대한 욕구를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실용 중심의 보조기기 국산화 개발을 지속해 왔다. 실례로 센터는 외국의 보완대체의사소통 시스템이 한국의 언어나 상징체계 등의 차이로 국내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뒤, 한국형 보완대체의사소통기구인 ‘스마트 AAC’를 개발·보급했다.

‘스마트 AAC’는 장애인이 언어 능력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그림형’과 ‘문자형’으로 개발했고, 국내 장애인이 이질감 없이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 문화에 맞는 심볼과 음성 엔진, 키보드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접근성 장치 문제로 기존 AAC 사용이 어려웠던 중증 지체-뇌병변 장애인이 기기를 더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마운팅 시스템과 키가드(오타 방지용 키보드 제품), 스위치 등의 접근성 장치도 함께 개발해 보완대체의사소통기구의 접근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제작했다. 이렇게 개발된 스마트 AAC와 접근성 장치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언어 학습 및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장애아동을 위한 친환경 DIY보조기기

장애아동·청소년의 경우 적절한 보조기기 사용은 아동의 학습 능력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요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중 장애아동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맞춤형 보조기기의 경우, 장애아동의 성장에 따라 보조기기 사이즈를 교체해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맞춤 보조기기는 목재로 만들어져 부피가 크고 무거울 뿐 아니라 장애아동이 성장함에 따라 기기를 교체하는 것에 대한 비용 부담도 발생한다.

이에 센터는 친환경 소재인 골판지를 사용해 영유아기 장애아동을 위한 친환경 DIY보조기기(착석보조기기와 치료용벤치) 2종을 개발했다. 친환경 DIY보조기기는 골판지를 주재료로 제작해 유해 성분이 없고 재활용이나 폐기가 용이하다. 또 DIY(Do It Yourself)의 개념처럼 특별한 공구 없이 누구나 조립 설명서를 보고 기기를 조립·분해할 수 있다. 해당 기기는 목재로 만든 맞춤 보조기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아동의 성장에 따른 보조기기 교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스마트 AAC와 접근성 장치, 친환경 소재인 골판지로 개발한 친환경 DIY보조기기 2종(착석유지의자, 치료용벤치) 등은 그 기술력이나 독창성, 산업 이용가능성 등을 인정받아 특허로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