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죽이지 마라! 공공의료 확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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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으로 말미암은 여론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빈민·장애인 단체들도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기 위해 적극 나섰다.
빈곤사회연대와 420장애인차별철폐 공동투쟁단은 12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진주의료원을 지키는 빈민-장애인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 사태 해결과 공공의료 확충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월 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일방적으로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발표하고, 지난 4월 3일 49명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상태에서 휴업을 강행하면서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 한미정 부위원장은 “치료비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은 공공의료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진주의료원에 장기간 입원해 있는 환자 중에는 ‘여기 아니면 갈 곳이 없다, 제발 살려 달라’고 외치고 있다. 이것이 진주의료원을 지켜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폐업 발표 후 50여일이 지났고 반대 여론은 들끓고 있지만, 홍준표 도지사는 어떠한 변화도 없다”며 “가난한 국민, 사회적 약자의 문제인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복지부가 나서서 요청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김연희 씨는 “현재 더 많은 공공의료시설이 요구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는 늘리기는커녕 이번 사태에 대해 눈 감고 있다”며 “공공의료시설을 적자논리를 들면서 폐쇄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폐업 결정전에는 200여명이었던 입원환자가 폐업 결정 후 현재 31명으로 크게 줄었다”며 “경남도 담당 공무원이 기초생활수급권을 박탈시키겠다고 위협하며 의료급여 대상자들을 내쫓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빈곤층건강권사업단 김정숙 활동가는 “진주의료원은 누적적자 급증과 적자로 말미암은 임금체불 탓에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며 문을 닫으려 한다”며 “이는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닌 공공의료시설에 맞지 않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또 “현재 쪽방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은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지만 돈이 없어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아프다가 죽어야 가는 곳이 병원이라고 알고 있는 이들의 건강권, 사회적 약자의 건강권을 예산의 논리를 들이대며 권력을 휘둘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들 단체는 진주의료원 폐원 조치 및 공공의료 확충방안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복지부에 전달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질의서는 진주의료원 폐업 명령 철회와 운영 정상화, 휴업에 따른 환자들의 피해와 상태 조사, 공공의료 확충방안과 저소득층, 장애인 등 의료 취약 계층에 대한 보건의료 서비스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밖에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 의사, 약사 등 보건의료인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복지부에 의견을 적극 전달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진영 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용익 의원이 “의료법에 근거해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준표 도지사의 폐업 강행 방침에 대해서도 “폐업 결정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고, 잘 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의료기관 개설자의 집단휴업·폐업시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사유가 있을 경우 업무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
또 보건복지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진주의료원 정상화 촉구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문은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의 폐업 추진 이유로 적자와 노사합의가 불가한 상황을 들고 있으나 어떠한 이유에서든 환자들이 건강을 위협 받아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조속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밖에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폐회 하루 전인 오는 17일 저녁 의회 야당의원 모임인 민주개혁연대 대표 2명과 진주의료원 문제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민주개혁연대 석영철 공동대표는 12일 오전 홍 지사와 만난 후 이 같이 밝히고 "그 날은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막혀 있는 진주의료원 사태에 진전을 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화에서 홍 지사는 문화복지위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했다고 석 대표는 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진주의료원 폐업의 당위성과 절대 반대 입장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진주의료원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요구사항을 복지부에 전달하기 위해 복지부 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의사, 약사 등 보건의료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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