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불길 속에서 허무하게 죽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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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김주영 활동가 빈소 사진 |
김씨는 숨지기 직전 집에 불이 난 것을 알아차리고 119에 전화를 걸어 "살려주세요"라고 말했지만 뇌병변장애 중에서도 최중증인 김씨는 양팔과 다리를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김씨가 잠자던 방에서 현관문까지 비장애인이라면 다섯 발짝도 채 안 되지만 김씨에게는 전동휠체어가 없으면 너무나 먼 거리였다.
게다가 김씨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혼자 전동휠체어에 올라탈 수 없었다. 특히 김씨의 활동보조인이 불이 나기 3시간 전인 전날 밤 11시에 퇴근했다는 사실은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소방당국은 3평 남짓한 부엌 겸 거실의 천장 부위가 심하게 탄 것으로 미뤄 이곳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소방관들이 도착한 지 5분 만에 꺼질 정도의 화재였지만, 김씨는 누워 있던 자리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채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을 거둬야 했다.
장애계에서는 이번 사건를 두고 현재 활동지원서비스의 부족한 시간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활동지원서비스는 길어야 하루 12시간으로 김씨와 같은 하루 24시간 활동보조가 필요한 중증장애인은 긴시간 동안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김씨의 빈소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병원 장례식장 201호(02-2290-9442)에 차려졌으며, 입관식과 추모식은29일 오후 3시 장례식장 앞에서, 장례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며, 이후 보건복지부 앞으로 이동해 현행 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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