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죽을 수 없다! 하루 24시간 활동보조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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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9일 오후 김씨의 빈소가 있는 서울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추모식을 열고 김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현행 활동보조지원제도 개선을 위한 투쟁 의지를 다졌다.
이날 추모식은 김씨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는 참석자들의 눈물과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
김씨와 가장 가까이서 활동했던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진영 소장은 추모사를 통해 “무엇이 누구로 인해 또 한 동지를 이렇게 무참하게 보내야 하는 건가? 그날 밤 화재가 났을 때 옆에 활동보조인만 있었어도 김주영 동지는 그리 가지 않았다”며 “(김씨는) 손가락밖에 겨우 움직일 수 없었는데 불이 났을 때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두려웠을까, 또 얼마나 외로웠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억울하다”고 김씨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언제나 활동보조 시간이 부족해 그 시간에 맞추다보니 하루하루 쫓기듯이 생활해온 동지였다”며 “김주영 동지의 어머니는 나에게 ‘이렇게 태어난 것도 억울한데, 한 번도 땅에 발을 디뎌본 적이 없는데 왜 그렇게 가야만 하냐’고 말했다. 그 말에 한동안 참았던 서러움의 분노가 치밀었다”고 호소했다.
또 “장애인으로 태어난 게 무슨 죄인가? 누구는 장애인으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났고 장애인으로 살고 싶어 살고 있나? 분명 김주영 동지도, 여기에 모인 여러 동지도 사람이다”라며 “정부는 더 이상 중증장애인들을 한 겨울에 수도관이 터져 얼어 죽게 하거나 불에 타서 죽게 하지 말아 달라. 제발 우리를 사람으로 보라”고 열변을 토했다.
▲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진영 소장이 추모사를 하던 도중 북받쳐 오는 슬픔에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
성동자립생활센터 김희정 팀장은 “김주영 동지의 삶은 그 자신과 장애인 당사자만이 알고 있고, (이번 사건은) 비장애인 모두에게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김씨의 삶과 활동들을 풀어놓으며 마지막 “2012년 10월 26일 새벽, 활동보조가 없어 화재에 대피하지 못하고 방안에서 숨졌다. 그녀 나이 34세. 그녀와 함께 나왔어야 할 전동휠체어와 못 다한 자립생활의 꿈들을 남긴 채 치열했던 삶과 투쟁을 마치고 영면하다”라고 말하며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김씨와 함께 활동했었던 여수장애인자립생할센터 박대희 소장은 “그녀를 우리에게서 뺐어간 것은 그날의 화재가 아니라 그녀의 간절한 투쟁이었던 24시간 활동보조를, 그토록 원했고 갈구하던 그녀의 외침을 단지 예산의 논리로 무시하고 외면한 보건복지부와 이 정부가 그 원흉일 것”이라며 “김주영 동지는 이런 추모식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추모식보다 그녀가 이루지 못했던 24시간 활동보조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원할 것”이라고 울부짖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필요한 사람에게 하루 24시간 활동보조를 보장할 것 ▲활동보조 대폭축소 계획을 중단하고 확대계획을 마련할 것 ▲장애등급제 폐지하고 대상제한 폐지할 것 ▲본인부담금 폐지하고 활동보조를 권리로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故김주영 활동가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지난 26일 ‘장애해방운동가 고 김주영동지 장례준비위원회’가 결성됐다.
이밖에 30일 오전 9시 30분에는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이 진행되며, 같은 날 오전 11시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장례식이 거행될 계획이다.
장례식 이후에는 보건복지부 앞으로 이동해 활동보조지원제도 개정 등을 요구하는 복지부 규탄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 故김주영 활동가의 영정사진 |
▲ 故김주영 활동가의 추모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김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
▲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희정 팀장이 故김주영 활동가의 삶을 회고하고 있다. |
▲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대희 소장이 故김주영 활동가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고,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현행 활동보조지원제도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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