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을 결사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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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차기 국가인권위원장에 현병철 위원장을 연임키로 한데 대해 장애인 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19일 오후 인권위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위원장의 연임 반대를 선언하고, 연임 저지를 위한 투쟁을 선포했다.
전장연은 “MB정권은 자신에게 충성한 현병철을 연임시켜 인권위를 완전히 죽이려 하고 있다”며 “인권위의 기능을 완전히 없애고 이 땅에서 인권이라는 가치를 더럽혀 누구도 쓸 수 없는 것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현 위원장의 연임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진행을 맡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라나 사무국장은 “현병철이 자행한 만행은 본 기자회견을 통하지 않더라도 잘 알려져 있다”며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을 비롯해 MB정권의 민간인 사찰, 한진중공업 대량 실직 사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 등 모든 중대한 사안에도 침묵했다”고 현 위원장의 행태를 지적했다.
또 “심지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된 이래 이에 대한 차별사건을 조사하고 시정조치를 해야 하는 인권위가 장애인들의 인권을 탄압하는데 공권력까지 사용했다”며 “그럼에도 청와대는 지난 11일 현 위원장을 연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권위를 MB정권의 정치기구로 사용하고 인권의 가치를 짓밟는 이 만행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강하게 꾸짖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는 “현 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는 자체가 인권 추락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현 위원장이 최소한의 인권에 대한 예의와 양심이 있다면 이 연심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권이라는 가치와 국가권력과 가진 자들에 대한 감시·비판의 기능들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며 “인권이 권력과 가진 자들에게 종속돼 인권이 쓰레기처럼 취급되는 현실, 연임으로 인해 지속된다는 이 아픈 현실을 어떻게 벗어버릴 수 있겠나”라고 개탄했다.
또 “인권이라는 단어에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가 현병철에게 있다면, 인권위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다면 현 위원장의 연임에 대해 목숨 걸고 투쟁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명숙 집행위원은 “이명박 정부 5년은 인권의 암흑시대라고 얘기를 한다. 이런 암흑의 시대는 이명박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그 빛을 가린 거대한 장막 중 하나가 현병철 위원장이다”라며 “인권의 어둠을 몰고 온 현 위원장은 한국 인권 후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모자랄 판에 이제 한 번 더 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기가 막힌다”라고 한탄했다.
이어 그는 “현 위원장은 지금 연임이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고 청문회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한다”며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한 줄의 양심도 없이 인권위원장 연임을 뻔뻔하고 당당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또 “인권위원장은 한 번 임명되면 정권이 바뀐다 해도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절대 파면할 수 없다”며 “이런 인권위의 독립성을 악용하고 있는 사람이 현 위원장이다. 따라서 청와대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현 위원장의 내정을 철회하거나 현 위원장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진우 동료상담가의 성명서 낭독으로 끝을 맺으며 결의를 다졌다. 다음은 발표한 성명서의 전문이다.
장애인권 유린한 현병철의 국가인권위원장 연임을 결사반대한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명박정권이 왜 인권개념조차 없는 현병철을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선임하였는지.
이명박은 국가인권위원회를 더 이상 인권의 문제를 이야기하지 못하고 권력에 철저하게 복종하는 친위대로 만들고자 하였고, 결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명박의 의도대로 철저하게 망가져갔다.
현병철의 자격없음은 만천하가 알고있는 사실이다. 현병철이 국가인권위원장으로서 했던 악행들은 너무나 많아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철거깡패와 공권력이 합작하여 집없는 이들을 학살한 용산참사를 덮기 위해 현병철은 ‘독재라도 어쩔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한진중공업 고공농성과 희망버스가 공권력에 의해 인권을 유린당해도, 민간인들이 권력기관에 의해 불법으로 사찰을 당해도, 철거민들에게 전기공급이 끊어져도, 현병철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제출을 막기 위해 온몸을 내던졌다. 현병철은 인권을 죽이기 위해 파견된 인권테러범인 것이다.
우리는 기억한다. 장애해방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투쟁하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난 우동민열사의 삶과 투쟁을. 세상을 떠나기 불과 한 달 전 우동민열사는 국가인권위원회 점거농성 현장에서 동지들과 함께 투쟁을 했었다.
차별과 억압을 당하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에게 국가인권위원회는 더욱 각별한 곳이다. 장애계가 똘똘뭉쳐 수년간의 치열한 투쟁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만들었고, 이 법에 의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사건을 조사하고 시정조치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은 시행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MB정권과 현병철은 장애인 인권의 시계도 거꾸로 돌려놓아버렸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오히려 장애인들의 이동을 막기위해 엘리베이터 운행을 멈추는 차별과 폭력을 가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알고 있다. 이명박과 현병철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인권의 나무는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이명박과 현병철이 가로막은 인권의 목소리는 더욱 큰 목소리로 터져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 우리는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이 민중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길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는 장애인운동의 이름으로 현병철 연임을 막아내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 투쟁을 할 것이다. 물대포나 몽둥이보다 인권의 가치가 더욱 넓고 위대하다는 것을 투쟁으로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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