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엘리베이터 이용, 신분증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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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시립도서관에서 이동편의시설을 이용하려는 중증장애인에게 신분증 제출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본보로 제보를 해 온 대구광역시 황금동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 김모(뇌병변장애 1급)씨는 “대구광역시립중앙도서관(이하 시립도서관)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 했는데, 도서관 직원으로부터 신분증 제출 요구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제보자에 따르면, 도서관 회원카드 재발급을 위해 최근 시립도서관을 찾은 제보자 김씨는 승강기를 이용하기 위해 도서관 직원에게 이용 방법을 문의했다. 그러자 도서관 직원은 “당사자의 신분증을 맡기고 승강기 이용을 위한 열쇠를 받아 승강기를 사용한 후, 도서관을 나설 때 열쇠를 반납하고 신분증을 되찾아 가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무엇을 믿고 개인의 신분증을 맡겨야 되나”라며 신분증 제출 요구가 장애인을 차별하는 행위임을 역설하고자 했지만, 도서관 직원은 태연하게 “공무원은 믿어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씨는 “비장애인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 했다면 신분증을 맡기라고 했겠느냐”며, 중증장애인에게만 신분증을 맡기라고 한 처사는 명백히 장애인을 차별한 행위라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그는 “막상 그런 불편함과 불쾌함을 감수하고 도서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도서관 직원을 호출해도, 아무도 오지 않을 때도 있다. 또한 엘리베이터는 안에서 전동휠체어를 회전시킬 수 없을 만큼 그 내부가 좁다. 그래서 엘리베이터 조작 버튼이 들어 있는 박스를 열려면 입구에서 후진으로 엘리베이터에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전동휠체어가 아니라 스쿠터를 탄 장애인이라면 무슨 방법으로도 버튼을 누를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문제의 장소인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은 4층 건물로 중증장애인이 1층 이외의 다른 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동편의시설을 필히 사용해야 한다. 이에 대해 김씨는 “만들어 놓긴 했지만 사용하기도 불편하고, 기껏 사용하려 해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부터 체험해야 하는 공공시설물의 이동편의시설이 무슨 ‘편의’시설인가. 시립도서관의 장애인을 배려하는 수준이 이런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씁쓸하기만 하다”라며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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