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복지비하 발언 비난확산...“삽질도 형편 봐가며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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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복지 같은 데 재원쓰면 남는 게 없다”,“복지는 즐기는 것”이라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이 하루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여당의 복지예산 삭감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윤 장관이 ‘트위터러’(트위터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들과 만난 자리에서 “복지 같은 데 재원을 다 써버리면 남는 게 별로 없게 된다”, “사람들이 복지를 누리면서 기대치가 커지고 있지만, 나라 형편이 되는 한도 내에서 (복지를) 즐겨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
이날 윤 장관과 트위터러들과의 간담회는, 기재부가 트위터를 통해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까지 하면서 진행됐으나 이 같은 이색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정작 윤 장관의 발언 내용이 복지에 대한 정부의 낮은 인식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뭇매를 가했다.
윤 장관의 발언은 트위터에서도 온종일 회자됐다. 트위터리안들은 윤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런 천박한 발상이 있나? 삽질도 나라 형편보고 질러야지! 9조3천억을 내년에 강바닥에 쏟아 넣으면서!”(jk_space), “우리나라 형편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곳저곳 땅 파고 돈쓰는 모습 보면 꽤 잘사는 나라인 것 같은데 말이죠”(ohboyzine), “아 정말 ㅋㅋㅋ 아저씬 연금 안 받고 살라우”(XXXist)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야3당도 16일 일제히 논평을 내고 윤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윤증현 장관을 “MB정부의 장관 중에 제정신 박힌 사람이 없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군계일학”이라고 추켜세운 진보신당은 “복지와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는 초등학생 수준의 인사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앉아 있으니, 노동자 서민이 왜 이렇게 힘든지 이제 그 이유를 알겠다”며 윤 장관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일단 ‘복지 같은데 돈 쓰면 남는 게 없다’는 윤 장관의 말에 대해 “CEO 대통령 밑에 있다 보니 뭘 해도 일단 남겨 먹을 생각부터 하는가. 윤 장관 눈에는 ‘복지’가, 남는 게 없는 손해 보는 장사인가 본데, 그런 정부 밑에서 노동자 서민의 손해는 정말 이만 저만이 아니”라며 “진짜 뭘 남기고 싶다면 날치기 예산안을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라. 남는 게 없는 건 형님, 여사님 먼저 챙겨주시느라고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라형편이 되는 한도 내에서 즐겨야 한다’는 말에 대해서도 “윤 장관 덕분에 복지사회를 바라는 국민은 나라형편도 어려운데 복지비나 받아서 흥청망청하는 파렴치한 사람들이 됐다”며 “정말 단 한번이라도 서민이 나라 덕택에 조금이라도 즐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나라형편이 걱정 된다면 4대강 사업 중단하고 부자증세하는 데 동의하라”고 촉구했다.
진보신당은 윤 장관이 비정규직 축소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말하면서 ‘정규직 과보호’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한 정규직에 대해 과보호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어 노사정 협의 등을 통해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은 “그나마 없는 정규직까지도 비정규직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하겠다는 말로 읽힌다”며 “비정규직 축소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면 일단 노사합의 땐 기간제 2년 이상이 가능하다고 얘기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입부터 틀어막으라”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윤증현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윤 장관이 서민복지 예산이 모조리 삭감된 날치기 예산안을 변명하려 최소한의 복지조차도 사치스러운 것으로 치부하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윤증현 기재부장관은 서민을 두 번 울리는 비겁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서민복지 예산 팽개치고 4대강 예산에 올인한 날치기 예산에 대해 책임지고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의 이규의 수석부대변인도 “윤증현 같은 장관은 대한민국에 필요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윤 장관이 얼마 전 안상수 대표와 일전을 벌이더니 이명박 대통령의 전도사를 자처한 듯 이번에는 ‘서민복지’를 폄훼하는 망언까지 일삼는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 예산당국의 수장이 공개적으로 ‘서민복지’ 자체를 무시하는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발언의 부적절성과 편향을 넘어 ‘삽질 정권의 오만’이 섬뜩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4대강에 투자하면 강이 좋아질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마치 복지는 서민들에게 떡고물 주는 것 정도로 치부하는 천박한 인식을 드러낸 대목은 참으로 압권”이라며 “정히 즐기려면 장관 돈으로 4대강에 투자하고 거기 가서 즐기고 국가예산을 가지고 장난하지는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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