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노동시간이면 동일 임금 지급하는 일본의 장애인 작업장들 > 기획 연재

▲ ⓒ서동운

일본 ‘장애인차별과싸우는전국공동연합’내 소규모 장애인 작업장들이 인상적인 건, 능력에 따른 임금 지급이 아니라 철저하게 동일 노동시간 동일 임금 지급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가 열린 일본 센다이시에 있는 ‘곳페’라는 이름의 공동련 산하 쿠키 만드는 작업장의 경우 지적 정신 장애인 15명과 비장애인 4명이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장애인 비장애인 구별하지 않고, 또 생산성이 높고 낮고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 임금을 지급한다는 게 운영자 말이었다.

이 작업장이 특히 눈길을 끈 건 일을 전혀 할 수 없는 중증 지적장애인이 한 명 있는데, 장애인이 작업장에서 아무 하는 일이 없어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게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고 인정해 월급을 준다는 부분이었다.

나고야시에 있는 도시락을 만들어 병원에 납품하는, 장애인 40여 명이 일하고 있는 한 작업장의 경우는 A형과 B형으로 나눠 중증장애인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똑같은 일을 해도 장애연금을 받지 못하고 혼자 사는 장애인은 A형으로 분류해 10만엔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으며, 장애연금을 지급받고 있는 B형 장애인은 월 4만엔의 월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 운영자 미타 씨 설명이었다.

일본 사회가 능력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에, 작업장에서는 능력에 따라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중증장애인들이 일을 할 때 생산성이 떨어져도 ‘동일 노동시간이면 동일 임금을 지급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게 미타 씨의 이어진 말이었다.

일본 북해도에 있는 ‘다츠가모’라는 이름의 작업장도 동일 노동시간, 동일 임금 지급이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다.

타조와 닭을 키우고 콩 통조림을 생산하는 이 작업장은 50여 명의 장애인 비장애인이 같이 일하고 있는데, 운영 원칙은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되, 동일 시간 동일 임금을 지급하고 거기에 더해 능력이 아닌 필요에 따라 임금을 분배한다는 것이었다. 가령 장애인 중 중 아이를 키우고 있는 가장은 능력에 상관없이 작업장 내에서 최고 임금을 지급 받고 있다는 게 운영자 설명이었다.

이 작업장에서는 또 일주일에 하루 또는 사정 때문에 오후에만 일을 하는 장애인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하며, 특히 하루 두세 시간씩 일하는 장애인들에게도 시간당 6백엔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일본 시가현에 있는 쿠키 만드는 작업장 ‘간바 컴퍼니’ 대표 나가자끼 씨는 “60명의 고용 인원 중에 41명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현황을 밝힌 후 “고용되어 있는 중증장애인에게 평균 월급 9만1천엔을 지급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부모 또는 아이를 부양하고 있거나, 결혼한 장애인에게는 월급을 더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가짜기 씨는 이어 “작업장에서는 단시간 노동제도도 운영하고 있는데, 주 30시간 이하 일하는 장애인이 5명 있고, 이들에게 시간급 710엔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업장이 장애인근로시설로 분류되어 있지만, 장애인을 이용자라는 정의 대신 노동자로 규정하고 대우를 하고 있다는 게 이어진 그의 설명이었으며,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차이 없이 일하고, 임금은 동일 시간 노동, 동일 임금 지급이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