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장애인이 아닌 가짜 복지가 문제”
전장연 등 9개 단체 ‘이명박 정부 가짜 복지 규탄 결의대회’ 열고 노숙농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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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라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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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죽이지 말라!”
‘이명박 정부 가짜 복지 규탄 결의대회’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민주노동당, 민주당장애인위원회, 빈곤사회연대, 사회당,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진보신당의 공동주최로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전장연 등은 “9월 7일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이명박 정부는 친서민 정부를 선전하고 있지만, 실상은 부자들에 대해서는 감세혜택을 주고 정부예산은 4대강 공사에 퍼부으며, 장애인예산은 삭감하고 있다. 활동보조서비스의 경우 이용자 자연증가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산을 편성하고 예산부족을 이유로 신규신청을 금지하고 있다. 즉, 장애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공포정치로 장애인의 권리를 짓밟는 것이다. 이에 각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가짜 복지’ 실체를 알리기 위래 이 자리에 나왔다.”며 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전국 각지에서 총 300여 명의 활동가들이 모인 이날 결의대회에서 이들이 중점적으로 요구한 것은 ▲장애인복지 예산 확충과 ▲장애등급 폐, ▲활동보조서비스 축소 반대였다. 특히 활동보조서비스를 살리기 위해 ▲장애등급기준으로 인한 활동보조 대상제한을 폐지하고 ▲등급 하락을 이유로 한 서비스 중단을 금지할 것, ▲활동보조 예산을 대상제한이나 시간제한 없이 보편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확충할 것을 요구했다.
▲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대희 소장 ⓒ김라현 기자 |
“물론 많은 장애인들이 재심사에서 등급 하향 조정이 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설마 내가 1급에서 떨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고, 담당의사나 주변사람들도 모두 놀라며 ‘네가 어떻게 1급이 아니냐’고 분개했다. 더 어이없고 화가 나는 건 국민연금공단에 이유를 물어보니 다리에 힘이 있고, 아주 미세하게나마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거다. 국민연금공단의 그 한 마디에 나는 13년간 다리가 움직이는 데도 안 움직이는 척한 파렴치한 사기꾼이 돼버렸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한 박대희 소장은 “그 이후 기자회견도 열고 연금공단에 강하게 항의하자 다시 그 비싼 돈을 들여 진단을 받아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진단을 받아가자 ‘진작 이 검사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내 탓을 하며 선심 쓰듯 다시 1급으로 올려줬다.”고 밝혔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활동보조는 장애인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이며, 장애인이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인 이상 국가의 마땅한 의무이기도 하다. 그리고 활동보조의 필요성을 느끼고 요구하는 것 또한 당사자의 권리고 당사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가짜 복지를 넘어 장애인을 무시하고 짓밟는 반(反)복지·반(反)인권국가를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무대 옆에 마련된 '장애등급제, 생사의 저울' 모형에 목을 건 중증장애인 ⓒ김라현 기자 |
진보신당 박김영희 부대표는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만들 당시 우리는 ‘이제 우리도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심정으로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정부를 상대로 싸웠고, 만들어진 이후에도 계속 미흡한 부분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까지도 장애인의 생명줄인 활동보조서비스를 가지고 숫자놀음을 하고 있으며, 결국 그 숫자놀음에 장애인의 목숨이 끊겼다 붙었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시정 사회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문턱에 와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양극화는 심해지고 빈곤정책은 악화돼 소외계층들이 외면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장애인을 숨기고 격리시키려고만 하고 있으며, 예산을 가차 없이 싹둑 잘라냈다. 이것은 복지라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처사다. 이 가짜 복지를 깨는 방법은 장애 등급제를 폐지하는 것과 최소한 OECD 평균에는 맞출 수 있도록 장애인예산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언이 끝난 후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조현오 경찰청장으로 분한 이들이 삽질을 하며 장애인예산을 4대강 예산으로 퍼나르는 모습, 4대강 예산으로 옮겼던 예산을 다시 장애인 복지예산으로 쟁취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 퍼포먼스가 진행돼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 장애인 생존권이 달린 예산을 가짜복지 4대강 사업에 퍼붓고 있는 MB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김라현 기자 |
이들의 퍼포먼스와 문화노동자 연영석 씨의 문화공연이 어우러져 평화롭게 진행된 ‘이명박 정부 가짜 복지 규탄 결의대회’가 끝난 뒤 전장연은, 5시 같은 자리에서 ‘장애인활동보조 살리기 농성투쟁 선포식’을 갖고 보신각 앞 광장에서 농성투쟁에 들어갔다. 한편 선포식이 진행되는 한켠에서 화장실에 가겠다는 참가자를 경찰이 막아서는 바람에 몇몇 활동가들과 경찰 사이에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계속 진행됐다.
▲ ⓒ김라현 기자 |
선포식이 끝난 후 6시 30분 경 자리에 남아있던 100여 명의 활동가들은 광장에 매트와 침낭을 깔고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7시부터는 촛불문화제가 이어졌지만, 거센 바람으로 촛불이 꺼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장연은 하루 뒤인 8일 오전 10시 서울 안국동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장애인활동보조피해 대책본부 발대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의 가짜복지, 공포정치의 실체를 폭로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작성자김라현 기자 husisara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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