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하고, 혈액투석도 받고
[기획] ⑥신장장애가 있는 이를 위한 일석이조 희망여행지, 제주 ‘라파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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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진호 기자 |
만성신부전증을 앓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행에 낚시로 ‘역마살이 끼었냐’는 핀잔을 듣던 아버지였지만, 지금은 이틀에 한 번꼴로 받아야 하는 혈액투석 때문에 동네 나들이에 만족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도 안타깝지만 방법이 없었다는 게 이 모씨의 이야기다. 여행지 인근의 인공신장실을 찾아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고,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고행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씨 역시 보행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아버지를 모시고 자유로운 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제주 라파의 집에서 투석도 받고 여행도 즐길 수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된 후 맞게 된 올해 휴가에는 제주도에서의 가족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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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만성신부전 장애인들을 위해 제주도 서귀포시 신효동에 지난 2008년 건립한 라파의 집은 주기적으로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이들이 손꼽는 명소가 됐다.
건물 앞마당은 바다가 펼쳐져 있고, 뒤편에는 한라산이 보이는 아름다운 곳에 자리 잡은 라파의 집은 투석기 21대를 비치해 동시에 126명이 혈액투석을 받을 수 있으며, 2인실 18개, 4~5인실 19개 등 131명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어 보호자나 동반인과 함께 머물며 자연도 즐기고 혈액투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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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항공비와 식대, 숙박비 등을 포함해 9만9천원만 내면 적게는 2주일, 길게는 1달여 간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부담을 걱정하는 이들도 쉽게 내려올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단 동행인은 1일 2만원) 이렇다 보니 제주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봄과 가을철에는 밀려드는 수요로 인해 예약접수까지 받아야 한다고.
라파의 집 관계자는 한 번 투석을 받으면 평균 4시간~4시간 30분가량 누워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이용객들은 하루는 혈액투석으로, 하루는 제주관광으로 이곳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파의 집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주관광 프로그램은 월수금, 화목토로 나눠 각각 진행하고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단, 입장료는 본인부담) 특히 보행장애가 있는 이들도 이용하기 편리한 특장차량으로 이동하며 관광지를 둘러보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부담 없이 마음껏 제주를 즐길 수 있다. 물론 동행인과 오붓한 시간을 갖기 원하는 이는 굳이 함께하지 않아도 된다. 차를 빌려서 여행하고, 인근 맛집을 찾아 여행을 즐기는 것도 자유다. 공동거주공간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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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혈액투석 이외의 건강관리는 본인책임이다. 물론 서귀포종합병원과 협약을 맺어 응급상황을 대비하고 있으나 상주하고 있는 전담 의사가 없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동행인이나 보호자가 동행해야 이용 가능하다.
이용을 원하는 이는 제주 라파의 집 사무국(064-767-1432~4, 팩스 064-767-1207)으로 연락해 이용날짜 등을 상담한 후, 진료소견서와 전원의뢰서 각각 1부씩 준비해 제출하면 된다.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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