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위 장애인, 소득때문에 장애인연금 탈락? > 기획 연재

7월 1일부터 시행된 장애인연금과 예전 장애수당의 지급기준이 된 기초생활보장제도 간의 소득인정액 차이로 인해 같은 조건이지만 신규가입 차상위 중증장애인의 경우 장애인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될 조짐이다.

▲ ⓒ전진호 기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13일 성명서를 통해 “장애인연금 신규대상자 중 최저생계비(1인 가구 50만4천344원)의 120%에 해당하는 일부 차상위 중증장애인은 제도적 오류로 인해 장애인연금 대상자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예전 장애수당을 받아오던 저소득 중증장애인(수급자, 차상위 모두)은 장애수당과 동일한 조건으로 승계돼 해당사항이 없으나, 신규로 가입하는 차상위 계층 중증장애인은 장애인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도 간의 소득인정액 산출방식 등의 차이로 인해 수급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

예전 장애수당 지급 기준이었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단독가구 60만5천원, 부부 105만원 미만이면 지급대상이 됐으나 장애인연금의 소득인정액은 단독가구 50만원, 부부 80만원으로 책정돼 과거에 비해 10만 원 이상 소득인정액 기준이 낮아졌다.

재산의 소득환산 역시 기존은 기본재산공제액에서 8천500만원까지 제외하고, 2천cc미만의 차량은 재산산정에서 제외했으나, 장애인연금은 5천400만원까지, 자동차의 경우 배기량이나 용도와 상관없이 재산에 포함시키고 있다.

다만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환산율은 장애인연금의 경우 월 0.417%의 낮은 환산율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일반재산 월 4.17%, 금융재산 월 6.26%를 적용했다.

이 때문에 5천400만원~8천500만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최저생계비 이하의 근로소득이 발생하는 중증장애인, 근로소득 없이 가족이나 후원자로부터 정기적인 지원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일부 차상위 계층 중증장애인은 기존 장애수당 수혜자와 달리 장애인연금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장총 은종군 팀장은 “장애인연금제도가 낮은 재산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하고 있다고는 하나 과거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재산의 소득환산에서 제외됐던 기본재산이 소득으로 인정되며 (차상위 계층의 중증장애인이) 장애인연금 수급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장애인연금을 결정짓는 소득인정액이 장애수당 지급당시보다 10만 원 이상 낮아지고, 이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동차를 무조건 재산에 포함시킴으로써 신규로 가입하는 차상위계층의 중증장애인의 대거 수급 탈락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은종군 팀장은 “형평성의 차이로 인해 똑같은 조건이나 기존 장애수당 대상자는 장애인연금을 받고, 신규 가입자는 못 받는 경우가 발생하게 됐다.”며 “장애인의 현실을 고려치 않고 재정당국의 예산논리에 의해 ‘억지 끼워 맞추기식’ 대상자 선정으로 인한 부작용은 결국 중증장애인들이 장애인연금을 받기 위해 근로소득을 줄이는 편법을 쓰는 등의 화살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총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장애인연금 대상 기준에서는 탈락하더라도 장애수당 수급권자 선정기준을 충족시키는 중증장애인은 장애인연금 지급 ▲급여액과 지급대상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근로능력이나 노동력 상실 등을 고려한 수급대상자 결정 ▲소득인정액을 현실화하고, 재산 공제기준을 기초생활보장제도 수준에 준하는 기준으로 개선해 대상자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한편 장애인연금 수급 대상 여부에 대한 판단 결과는 오는 28일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