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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함량미달이어서 안 된다고?

[초점] 장애인고용공단 새 이사장 선출 앞두고 장애인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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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새로운 이사장 선임을 앞두고 장애인계가 반발하고 있다. 공단은 현재 김선규 전 이사장이 노동부 감사에서 공단 내부 비리 의혹으로 인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후 새 이사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장애인공단 새 이사장 선출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잡음의 내용을 알아봤다.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경 공단 새 이사장, 고용과 관련 없는 정치인 내정돼

고용공단 새 이사장 선출을 앞두고 먼저 장애인계는 공단의 새로운 이사장은 반드시 장애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애인계 단체 연합조직인 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지체장애인협회 등은 공단 이사장 선출을 앞두고 각각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들고 장애인의 고용을 유지하는 것으로 일반 행정 경험이나 역량만으로는 도저히 업무를 수행할 수 없고, 대부분의 일이 장애인 단체와 업무 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애인 당사자가 이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역대 공단 이사장을 계속 장애인 당사자가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공단 이사장 자리는 장애인계 몫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장애인 공단 이사장은 당연히 장애인 당사자가 맡는 것으로 정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결국 고용공단의 새로운 이사장 선출과정에서 장애인이 배제되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고용공단의 이사장 선출 과정을 알아보면 고용공단 내부에서 이사장을 선출하지 않고, 외부 인사를 대상으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이사장을 선출하게 되어 있다.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치고 점수를 매긴 후 3배수로 인물을 선출해 노동부 장관에게 임명 동의를 제청하면, 노동부 장관이 그 중에서 한 사람을 낙점해 이사장으로 임명하게 되어 있다.

고용공단의 새로운 이사장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 면면을 살펴보면 양경자(71세)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비롯해서 김광환(53세) 장애인고용안정협회 중앙회장, 신순우(71세) 전산림청장이자 지체장애인협회 부회장, 그리고 홍사임(68세) 현 고용공단 감사 등 4명이 임원추천위원회에 서류를 제출하고 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 명의 후보 중에서 김광환 씨와 신순우 씨는 장애인이고, 양경자 씨와 홍사임 씨는 비장애인이다. 그런데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사에서 장애인인 김광환 씨와 신순우 씨는 탈락하고 비장애인 후보인 양경자 씨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공단 차기 이사장이 될 것이 유력시되면서 장애인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내정된 새 이사장에 대해 우려 시각 있어

그런데 장애인 단체들이 반발하는 이유가 단지 비장애인이 새 이사장이 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만은 아니고, 심사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서 주목을 끌고 있다.

5월 27일 고용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네 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선출 최종과정인 면접심사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면접이 끝난 후 추천위원회는 각 후보에게 점수를 매겼고, 최종적으로 두 명의 후보로 좁혀졌다고 하는데, 비장애인인 양경자 씨에게는 98점, 장애인인 신순우 씨에게는 50점대의 낮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심사위원장인, 그 자신도 장애인인 이 아무개 교수가 장애인 후보는 모두 함량 미달이고, 고령이어서 안 된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장애인공단 이사장 면접심사는 무효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공단에서는 임의로 심사위원장을 내정했고, 심사위원장은 이사장 후보자 중 장애인은 절대로 안 된다는 차별적 발언을 했으며, 이어 공단 고위 관계자가 심사가 열리는 장소에 들어가 양 후보를 부탁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과거 정치권에 몸담은 경력을 가지고 있을 뿐, 장애인 복지와 관계있는 경력이 하나도 없고, 역량을 검증할 만한 이력도 없는 사람을 정치적인 이유로 공단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선임하려는 움직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단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임원추천위원회에서 후보에게 점수를 매긴 후 3배수로 노동부에 명단을 올렸고, 양경자 후보가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새 이사장으로 유력시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양 씨가 새 이사장이 되는 것에 대해서 공단 노동조합 등의 반발은 없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공단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유력시되는 양경자 씨 이력을 살펴보면 여성이고, 서울 도봉 지역에서 여당 후보로 여러 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정당인이다. 장애인계와의 인연은 지체장애인협회 초기에 후원회장을 맡아 잠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고용공단은 71세 고령에 고용문제와는 관련 없는 낯선 인물을 새 이사장으로 맞게 됐다. 장애인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작성자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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