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염전노예사건 국가 책임 있다”…피해자에 총 8000만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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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염전에 감금돼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간 노동력 착취와 폭행을 당한 일명 ‘염전노예사건’의 국가책임을 묻기 위해 제기된 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23일 열린 염전노예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7 나2061141)에서 법원은 원고인 피해자 8인 중 1인의 피해사실만이 인정된 1심 결과를 뒤엎고, “나머지 피해자 3인에게 국가가 각각 2,000~3,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에서 법원은 원고 1인에 대한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나머지 7인에 대한 청구는 전부 기각하는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소송의 원고들과 법률대리인단은 작년 10월 대한민국과 완도군을 상대로 항소심을 제기했다.
지난 10월에 열린 마지막 변론기일에서는 원고인 피해자 중 한 명이 출석해 “국가기관인 노동청에 찾아가 그간 염전에서 받지 못한 임금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 했음에도 제대로 조사를 해주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헌법 제10조에 따라 피고 대한민국은 개인의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밝히면서 “당시 담당 공무원이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고 적시했다.
피해자들을 대리한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는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올해 상반기에 발견한 노동력착취 피해건수만 해도 무려 27건이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염전노예사건 이후 비슷한 문제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장애인이 대한민국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 경찰, 사회복지담당공무원, 근로감독관, 검찰 등이 어떻게 의무를 다해야 하는 지 고민할 수 있는 판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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