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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가 꿈꿨던 장애인 자립생활, 우리가 일궈나가자"

이현준 열사 5주기 추모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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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날 위한다고 말하지마! 내 말을 들어”

이현준 열사 5주기 추모제가 지난 17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진행됐다.

이현준 열사의 넋을 기리는 30여명의 활동가들이 모인가운데 치러진 이날 추모회는 이현준 열사가 살아생전 부르짖었던 자립정신과 주체적 삶을 기린 가운데 진행됐다.

   
▲ ⓒ김라현 기자
이현준열사추모사업회 최용기 회장은 “이현준 열사는 장애유형은 다르지만 활동보조인이 24시간 필요하고,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같다.”며 “이현준 열사가 일을 하고, 현장에서 투쟁할 당시만 하더라도 활동보조서비스 제도도 없었기 때문에 유료도우미 서비스를 받았을 때였는데, 활동보조인이 없어서 숙소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활동보조인이 너무 힘들어 도망가는 일들이 벌어진 적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예전에 비해 장애인 복지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은 어렵다.”라며 “이현준 열사 5주기를 맞아 그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남은 이들이 더욱 많은 고민을 해야 할때.”라고 말했다.

기혼여성장애인연대 김진옥 전 대표는 “활동보조인이 그 밤을 지켜줬다면 저세상으로 가지 않았을 텐데, 자기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이 세상이 현준이를 저 세상으로 내몰았다.”며 “장애인 자립생활 이념이 없었던 시절, 자립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진정한 열사다. 지금 그는 떠났지만 이제 그 싹이 돋아났다.”고 이현준 열사를 추모했다.

   
▲ ⓒ김라현 기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의 김정하 활동가는 이현준 열사에 대한 약력과 함께 그의 고통스러운 일상을 담은 ‘내 잠을 돌리도’라는 글을 낭독했다.

김정하 활동가는 “이현준 열사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구소 식구들 모두가 너무 충격을 받아 어찌할 바를 몰랐다.”며 “돌아가시기 전, 몸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병원 가보라’고 타박했었는데, 그로 인해서 돌아가시고 나니 너무도 미안하고 속상했다.”며 눈물을 내비치기도.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의 박정혁 교장은 추모시를 통해 “2004년 봄, 장애인생활시설에서 갓 올라와 생활한지 1년도 안되던 시기에 이동권 집회를 하다가 닭장차에 실려 경찰조사를 받으며 선배님을 알게 됐다.”며 “선배님을 롤모델 삼아 글쓰기를 좋아하고, 그런 재능을 자립생활의 무기삼아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이현준 열사를 떠올렸다.

이어 “우리가 왜 비장애인의 세상에서 거리를 뒹굴고 쇠사슬을 목에 걸고 지하철을 막고 맨 몸뚱이로 찬 바닥에 누워 태워주지 않는 버스를 세웠는지, 세상을 멈추게 하려고 했는지, 움직이지 않는 몸뚱이를 움직여가며 선배님은 지하철과 버스를, 세상을 목숨 걸고 멈추게 했으며, 그것을 글로서 비장애인의 세상을 향해 외쳤다.”며 “당신의 피와 눈물, 몸부림과 처절한 외침이 이 비정한 세상에 뿌려져 진정한 장애해방의 꽃이 언젠가 이 땅에서 활짝 피게 하는 밑거름 됐음을 우리 모두 느끼며 당신을 가슴 속 깊이 새길 것.”이라고 추모의 시를 낭독했다.

진보신당 박김영희 부대표는 “장애인의 목소리가 지워지는 이 세상에서 그 어느때보다 이현준 열사의 실천과 목소리가 그립다.”라며 “세월이 지나 눈물은 말랐지만 또 다른 이현준으로 열심히 살자.”고 말했다.

   
▲ ⓒ김라현 기자

2부 순서는 이현준 열사가 가장 좋아했던 가수 중 하나인 이지상씨를 초대해 추모공연이 열렸으며, 그의 생전활동 모습을 담은 추모영상 상영, 참가자가 이현준 열사에게 남기는 약속카드 작성 및 분향과 헌화 순으로 추모제를 마감했다.

 

<이현준 열사 5주기 추모제 현장>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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