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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보험차별, 권유 할 수 있지만 규제 할 수 없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이후 보험 가입 실태 점검 - 금융감독원 관계자 인터뷰

본문

장애인 보험차별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금융감독원을 찾아갔다. 그러나 로비 안내데스크에서 “금융감독원 내에 장애인 보험에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는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대신 금융감독원에서 보험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관계자에게서 장애인 보험가입 거부 문제에 대한 금융감독원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기자는 관계자에게 “보험사들이 장애인들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것은 장차법 위반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며 “보험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알아야 한다. 비장애인들도 나이가 들고 질병을 갖게 되면 보험에 가입할 때 제약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장애인들도 장애로 인해 비장애인보다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기 때문에 보험 가입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본인도 당뇨병 때문에 보험 가입을 거부당하고 있는데, 어쩔 수 없다고 수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는 질병 발생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그래서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지체장애인에게 암 발생 확률이 높다며 암 보험에 가입시켜 주지 않는 것은 명백히 차별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장애인계의 지적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업체는 사기업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손목이 하나 없는 것과 암이 발생하는 것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겠지만, 보험회사들은 계속해서 손목이 없거나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수 십 년 동안 상담하고 영업해왔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연계하고 있는 병원에 의뢰해서 보험계약자들이 어떤 질병에 걸리고 어떤 사고를 당할 확률이 있는지에 대한 통계를 가지고 있고 그걸로 보험료를 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가 있으면 질병 걸릴 확률 높아?

“예를 들어 지체장애인이 보험 가입을 의뢰할 경우 만약 전체 보험계약자들의 암 발생 확률이 1천분의 1인데 보험사 관계자들의 경험상 지체장애인들의 암 발생 확률은 1백분의 1로 나온다면, 그 장애인에 대해서는 보험 가입을 시키지 않거나 부담보로 가입시킨다. 보험의 특징은 사행성이고 순전히 확률에 의한 게임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보험사 측의 입장을 대변했다.

참고로 부담보라는 것은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그 장애 부위에 대한 사고에 대한 보상을 제외하고 다른 부분에 대한 보상만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손목에 장애가 있는 경우 손목에서부터 팔꿈치 영역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선 보장을 해 주는데, 관계자의 이어진 말에 따르면 “보험회사가 부담보로 제한을 두어서 보험 가입을 허용할 지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거절할 지는 보험회사가 자체적으로 기준을 만들어서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마다 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험사들은 예를 들어 암 보험 같은 경우는 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이 가입을 하더라도 암 발생이 아닌 몸의 다른 부위에 상해를 입었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 장애인에 대해서 부담보를 할 필요가 없는데도 굳이 장애인에게 부담보를 내세우는 이유를 묻자 관계자는 “그건 그렇게 막연하게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고 보험회사가 수 십 년 동안 통계를 내어 그 경험에 의해서 자기네들이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계속해서 보험사들의 논리를 옹호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보험회사에 장애인에 대한 통계 자료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그래서 보험사들이 객관적 기준 없이 장애인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것으로 드러나 금감원 관계자의 말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을 지적하자 관계자는 “보험에 가입해 있는 장애인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들에 장애인과 관련된 통계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장애인나 지적장애인들의 보험 가입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지체장애인은 부담보 조건을 만들 수 있지만 정신장애인나 지적장애인들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보험사들이 보험에 가입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변했다.

통계나 기준없이 무차별로 자행되고 있어 

보험사들의 보험 상품 대부분이 사망과 연결되어 있어서 장애인의 보험 가입이 어려운 게 아니냐고 묻자 관계자는 “사망을 담보로 하지 않는 상품도 있다. 연금보험 같은 것은 사망보장은 배제한다.”고 말한 뒤 “그러나 가정 내 가장 등이 사망하면 그 가정의 경제적인 수준에 무조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필요성에 따라 소비자들이 보험 상품을 찾을 때도 사망을 담보로 하지 않는 보험 상품은 잘 찾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대답했다.

기자는 장차법이 제정된 후 정부기관인 금융감독원에서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가입에 있어서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라고 지도를 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지도를 하는지 물었다. 관계자는 이 질문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에 지도 내지는 권유를 할 수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금융감독원에서 사기업체인 보험사들에 대해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보험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정부에서 기업에 지나친 규제를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만약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에 규제성 권유를 한다고 해도, 현재 우리나라에 생명보험회사가 15개가 있는데 그 보험사들이 모여 회의를 통해 ‘정부에서 이런 지시를 할 수 있느냐, 우리는 수용할 수 없다.’며 담합을 해버리면 상황은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입장대변하고 있는 금융감독원?

기자가 그러면 보험사들에 보험 가입에 있어서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할 수 없다는 얘기냐고 묻자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이고, 누구든지 장사를 할 수 있다. 장사는 영리목적으로 하는 건데, 예를 들어 대형마트들에서 물건의 가격을 이만큼 받고 있는데 정부에서 ‘너무 비싸니 가격 내려라’, 이렇게 말할 수 없지 않나.”라며 직설을 피해 우회적으로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장애인이 보험가입에 있어 차별을 당했다며 금융감독원을 찾아와도 기자에게 말한 것처럼 똑같은 대답을 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의 보험 가입을 일부 받아주는 보험사들도 있고, 몇몇 회사들의 경우 특정 장애인에 대해 보장해주는 상품을 개발해서 판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애인이 보험에 가입하고 싶으면 그쪽으로 알아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성자김라현 기자  husisara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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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런..님의 댓글

이런.. 작성일

수년간 통계...??
수년간의 통계에 따른다면서 결론은..
장애인과 관련된 통계가 딱히 없다..? 이런 우라질레이션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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