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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산업서 중증장애인 일자리 가능성 엿보다

[기고] 1차 산업 분야에서의 장애인 사회적기업 육성 가능성 및 전략

본문

사회적기업의 등장과 개념

사회적기업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시장위주의 해법이 일자리 창출과 빈곤탈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한다고 인식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였다. 시장경제를 회복하면 실업, 빈곤 등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던 것과는 달리 사회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자, 사회적 배제 문제를 국가나 시장이 아닌 이웃과 공동체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사회적기업이 유럽사회에 확대되기 시작했다.

정선희(2004)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은 ‘이윤창출이나 효율성이라는 영리적 활동을 추구하지만 주주의 이익이 아닌 사회적 목적을 위해 이윤을 재투자하는 기업’을 말한다. 다시 말해, 사회적기업은 기업주나 주주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이윤 창출을 추구하는 여느 기업과는 다르다.

사회적 기업의 특징 (출처 정선희)

•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목적’은 직업훈련이나 일자리 창출, 사회 복귀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 모 조직의 서비스를 위한 자원 창출 등 다양할 수 있다.

• 사회적 기업은 영리 기업의 비즈니스 기술과 접근방법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윤을 창출한다. 물론 사회적 기업은 일반 영리 기업처럼 전적으로 상업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윤 창출을 위해 영리적 사업기술을 최대한 활용한다.

• 창출된 이윤은 사회적 목적에 재투자된다.

• 사회적 기업의 성공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라는 이중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달려 있다.

• 사회적 기업은 시장지향성과 함께 사회적 사명에 대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이윤 추구는 어디까지나 사회적 목적을 위한 것이다. 미국의 사회적기업의 하나인 루비콘 관계자는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시장 지향적이라는 것이다. 과거의 전통적인 비영리조직과 시민단체들이 회원의 회비나 정부의 지원금에 의존하는데 비해, 사회적기업은 생산과 판매를 통한 수익활동과 함께 다양한 민간기부금, 정부지원금 등을 활용하고 있다. 재정적인 독립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갖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특징은 혁신적이고 기업가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다른 기업이나 조직에서 생각해 내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함으로써 사회적 니즈(needs)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사회적 기업은 일자리 창출, 특히 사회적 배제의 위험에 처하거나 이미 배제된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에 통합시키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복지서비스와 밀접하게 관련된 조직과 구별된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목적’은 직업훈련이나 일자리 창출, 사회 복귀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 모 조직의 서비스를 위한 자원 창출 등 다양할 수 있다.

   
1차 산업 분야를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의 주요 직업재활 수단으로 활성화 시켜야 할 필요성


그 동안 우리의 장애관련 고용정책은 경증장애인만을 주요대상으로 해 왔기 때문에 장애특성상 국가적인 도움과 지원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들이 재활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구체적이고 적합한 방법이 제시되지 못했다. 따라서 그들은 장애인들 중에서도 또 하나의 소외계층으로 자리매김 되어 남모르는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오길승(2006)은 다음과 같은 점들이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과 같은 직업적 중증장애인들의 직업재활 상 아주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첫째,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위한 시설과 기관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둘째, 직업교육 및 재활관련 시설이나 기관들 간에 역할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서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의 장애수준과 욕구에 맞는 직업재활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들도 그들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도록 작업종류가 다양화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부분의 직업재활시설들이 제공하는 직종은 서비스제공자의 편의상 2차 산업 위주로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

특히 근로작업시설, 보호작업시설 등은 거기서 일하는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 정도의 수입을 보전하여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그것의 대부분이 2차 산업(단순제조·조립업) 위주의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 노동력을 요하는 임가공이나 하청(사실상 재하청의 경우가 더 많음)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생계를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수입보장에 있어서 심각한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그러한 직종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흥미와 적성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에 대한 흥미와 관심, 주의력을 상실하게 되어 그나마 낮은 생산성을 더욱 약화시키고 그 일에 지속적으로 종사하도록 종용하는 것이 그들의 삶에 괴로움과 고통마저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애인들이 종사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직종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2차 산업에만 치우치지 않고 1차와 3차 산업관련 직종에까지 다양하게 확대시킴으로써 그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맞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그들을 진정한 인격체로 대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직업재활시설에서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2차 산업 분야의 단순 제조·조립직종에 비해 1차 산업 분야가 훨씬 유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2차 산업 분야에 비해 적은 설비 투자비로 자체생산이 가능한 직업재활사업에 착수가 훨씬 용이하다.

둘째, 설사 1차 산업 분야 어떤 특정 종목에서 착수한 직업재활사업이 실패한다 하더라도, 2차 산업 분야에 비해 다른 종목으로의 전환이 용이하고 그 손해가 훨씬 적을 것이다.

셋째,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들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1차 산업 분야에서 제공되는 일들이 2차 산업 분야에 비해 더욱 적합하여 직업수행이 용이할 것이다.

넷째, 2차 산업 분야에 비해 훨씬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1차 산업 분야에서 제공되는 일들은 장애인근로자들에게 정서적·교육적·신체적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여섯째, 농업 인력의 절대 부족과 장애인고용률의 저하라는 2가지 국가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1차 산업 분야가 지적·자폐성장애인의 직업으로 안정화되기 위해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될 가능성과 전략


앞에서 1차 산업이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의 직업으로서 여러 가지 유리한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리한 점을 잘 살린다면 사회적 기업으로 충분히 육성 가능하고 그러한 사회적 기업의 이윤창출이 가능할 때 그만큼 장애인들의 안정된 일자리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물론 1차 산업 분야에서 장애인인력을 활용하여 충분한 이윤추구가 가능함으로써 사회적 기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한다.

첫째, 장애특성에 적합한 고소득 1차 산업 품목의 발굴이 이루어져야 한다. 각종 정보수집과 농업전문기관들의 자문을 통해, 지적기능에 문제가 있는 직업적 중증장애인들의 종사가 가능하고 수익성이 높으며 행동적·정서적 치료효과가 높은 1차 산업 품목이 어떤 것인지를 탐색하고 그에 따라 효율적인 영농기법을 파악하기 위해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직업평가 및 직무분석 등 각종 직업재활과 특수교육 방법을 최대한 동원해 장애인근로자에게 적절한 역할 배치 및 영농기술의 전수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행동수정 및 특수교육 등 장애인 교육·훈련을 위해 기존에 개발된 방법들을 최대한 동원하고, 직업평가 자료를 통해 파악된 대상 장애인의 학습 스타일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각 대상 장애인들이 직무분석을 통해 파악된 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리 기업의 비즈니스 기술과 접근방법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윤을 창출하려는 사회적기업 정신이 요청하다. 물론 사회적기업은 일반 영리기업처럼 전적으로 상업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윤 창출을 위해 영리적 사업기술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이다.

   

1차 산업 분야에서 장애인들을 주요 인력으로 활용하여 성공적인 사회적기업을 이끌어 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1) 우선구매제도, 연계고용제 등의 적용을 통한 안정적 판로확보
1차 산업 품목도 우선구매제도의 대상물품에 포함된다면 장애인직업재활시설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1차 산업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매년 일정정도의 예산을 꽃밭 가꾸기 조성사업에 할애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그러한 사업에 사용되는 초화류의 10~20% 정도의 범위 내에서 장애인들이 생산한 것을 우선구매 해준다면 장애인직업재활시설들은 안정된 판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팬지나 프리뮬러 등의 초화류는 재배과정이 단순하여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들이 가꾸기에 비교적 쉬운 식물로서 이러한 식물들을 그들이 키워가는 과정에서 원예치료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한 노동부는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설치·운영되는 직업재활시설에 의무고용사업주가 생산설비·원료·기술 등을 제공하거나 생산관리 및 생산품의 판매를 전담한다든가 또는 도급을 주어 그 생산품을 납품 받는 경우 이를 간접고용으로 인정하여 일정액의 부담금을 감면하는 연계고용제를 오래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오길승, 1996). 이러한 연계고용제를 1차 산업분야에서도 적용한다면 장애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가 넓어져서 안정된 수입원이 그만큼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의 연계고용을 통해 그 식당에서 사용되는 야채나 과일 등의 식자재를 장애인직업재활시설들이 납품할 수 있다면 그만큼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들이 그러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그들의 직업재활은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다.

(2) 자체 브랜드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의 도입
장애인은 어쩌면 브랜드화와 마케팅 PR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들은 남에게 속을 줄은 알지만 남을 속일 줄 모르는 근본적으로 순수한 속성을 갖고 있다. 먹거리의 유해성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논란이 되는 요즘과 같은 시점에서 이러한 순수한 장애인들이 농업에 종사해서 속이지 않고 생산하는 농산물은 다른 어떤 농산물보다 유해하지 않고 안전성이 있다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켜간다면 충분히 유효하며 나름대로 특성 있는 브랜드화가 가능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같은 값이면 장애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구매해 줄수록 그들의 직업재활이 용이해져서 자신들의 조그만 참여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실현이 가능해진다는 생각을 소비자들에게 부각시킨다면 다른 브랜드는 가질 수 없는 독창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3) 친환경농업에 의한 웰빙 농산물 생산
최근 경제적인 성장과 더불어 웰빙(well-being) 소비가 확산되고 건강 환경 관련 상품들이 고성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유기농법 등 친환경농업 방식에 의해 생산된 농산물을 선호하는 등 시대적으로 친환경농업을 추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청되지만 그것은 많은 노동력의 투입을 필요로 하는 데 반해, 농촌은 이농현상의 심화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체적 기능과 대근육 운동기능에 큰 문제가 없는 지적 및 자폐성장애인을 틈새인력으로 활용한다면 농업 인력의 절대부족 해소와 장애인고용률의 증가라는 2가지 국가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4) 관광농업의 도입을 통한 추가적인 소득원의 개발
원래 농작물을 생산·판매하는 식의 주로 1차 산업 소득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설치된 동·식물 재배 및 사육시설 등의 물리적 인프라를 자연체험학습장과 같은 관광농업의 수단으로 병용한다면, 3차 산업의 추가적인 소득을 통해 채용된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 교류하고 통합할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러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작성자오길승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교수)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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