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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장애인의 삶과 권리 모조리 도둑질해”

2010장애인예산확보공동행동, 장애인 예산삭감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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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호 객원사진기자
삽질정권 날치기정권 한나라당은 장애인 앞에 사죄하라!!
한나라당은 더 이상 장애인의 삶을 우롱하지 말라!!

지난 12월 31일, 한나라당이 2010년 예산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데에 온 장애계가 충격과 분노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그 충격과 분노만큼이나 엄청난 양의 폭설이 내리고 뒤 이어 살이 에이도록 매서운 한파가 찾아온 지난 6일 오후 ‘2010년 장애인예산확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앞에서 장애인의 생존권을 짓밟는 한나라당을 규탄하고 장애인 생존권을 위한 새로운 예산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9월부터 19개의 주요 장애인단체들은 ‘2010년 장애인예산확보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장애인 생존권 예산확보를 위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투쟁을 해온 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러한 장애계의 목소리를 모두 무시하고 4대강사업 예산을 위해 국회상임위에서 증액된 장애인 예산안을 모두 날치기로 삭감시켜버린 것이다.

공동행동 측은 이 같은 한나라당의 만행에 대해 “절차상에서 심각한 법적․민주적 결함을 지닌 것뿐만 아니라, 대의정치 정당성의 뿌리를 뽑는 처사”라고 말하고, 이어 “이는 한나라당과 MB정권의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친서민 정책기조가 대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거짓 사기극에 불과하다는 것을 만 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 박홍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이준호 객원사진기자
박홍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4일 내린 폭설이 복이 아니라 올해 닥친 시련으로 다가온다. 한나라당은 전체 예산이 1조원이 늘어 삭감했다고 말하지만, 삭감해버린 장애인예산을 보면 장애인연금, 활동보조 같은 생존권이 걸린 것들이다. 대체 사회적약자들을 위한 복지예산보다 더 시급한 게 어디 있나.”라며 분노를 표하고 “지난해 12월 24일 장애인들이 예산을 한 푼이라도 올려보고자 한나라당 위원이자 예결의 위원장인 심재철의원을 만나러 갔지만, 심재철 의원은 이마저도 무시하고 예산을 모조리 삭감해버렸다. 같은 장애인이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이 눈이 시련의 의미더라도 눈 속에 파묻혀 죽느니 눈을 뚫고 투쟁하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최용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우리는 활동보조예산이 확보되어 더 이상 장애인들이 시설에 수용되거나 집구석에 처박혀있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투쟁했다. 또한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된 예산만이라도 지켜지길 간절히 소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활동보조예산에 대해 정부안대로 활동보조예산을 예산이 모자라 신규 신청도 거부했던 2009년 예산과 똑같이 책정해버렸다. 게다가 활동보조와 활동보조 교육에 대해서도 장애인의 자부담이 인상됐으며, 2~3급도 활동보조가 필요하면 받아야 하는 데도 1급 중에서도 활동보조 대상자를 제한한다며 위탁심사를 실시하고 그것 또한 자부담으로 한다며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최용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이준호 객원사진기자
최용기 대표는 이어 “심재철 의원을 만났을 때 ‘저상버스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지만 장애인연금과 활동보조 예산, 자립생활 정착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상임위에서 올라온 액수를 꼭 지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믿었는데 이명박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역시나 장애인들을 우롱하고 기만했다. 우리는 이에 분노하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고 더 이상 물러날 수도 없다. 활동보조 서비스 지원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사안이 아니다. 국가가 장애인들에게 당연히 해줘야 하는 우리의 권리다. 우리는 우리의 생존권과 이 땅에 살아가는 장애인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2010년도에도 더욱 더 가열차게 투쟁할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강은주 도봉푸른장애인독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임신과 출산은 여성들의 고유한 권리다. 국가에서 출산 장려 정책을 하면서 적은 액수지만 출산 시 여러가지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비장애 여성만을 위한 것일 뿐 장애 여성은 이러한 정책 속에서도 제외돼 있어 여성장애인들의 출산장려금은 모조리 삭감시켜 버렸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보편적 복지를 말하면서도 이처럼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라며 “출산 시 비장애여성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상임위를 통과했던 4억8천이라는 예산은 제대로 책정됐더라도 턱없이 모자란 액수다. 그런데 이마저도 전액 삭감해버린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동림 탈시설공동투쟁단 활동가는 “장애인들도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당당히 살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1인당 500만원씩 지원하기로 한 탈시설 초기정착금 5억원도 전액 삭감해버렸다.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들이 무슨 돈이 있나. 초기정착금이라도 받아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한나라당 당사 앞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활동가들이 폭설과 한파를 뚫고 속속 도착했으나, 좁은 골목길에서 차량 통제가 되지 않아 많은 불편함을 겪었으며, 안전에 큰 위협을 받았다. 또한 경찰 측은 전경들로 당사 앞을 막고 기자회견을 ‘불법집회’라고 규정하며 두 세 차례 경고방송을 내보내 활동가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 ⓒ이준호 객원사진기자
   
▲ ⓒ이준호 객원사진기자
작성자김태현 기자  husisara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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