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넋 기리는 추모제 짓밟는 경찰폭력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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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이래 한국사회의 빈곤이 심화되면서 거리와 쪽방, 고시원 등 불안정 주거자인 홈리스생활자들은 그 열악한 삶의 조건으로 인해 해마다 많은 수가 거리에서 쪽방에서 삶을 마감하고 있다. 홈리스대중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극한의 빈곤상황에서 생을 마감한 홈리스 생활자들을 추모하고 아울러 노숙문제의 현실을 발언하며, 인간답게 살기 위한 권리를 외치기 위해 2001년부터 해마다 동짓날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2일 어김없이 서울역에서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경찰들이 추모제 행사를 에워싸며, 추모제 때 점화한 촛불을 끌 것을 강요하였다. 추모제 행사 참여자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갑자기 강제침탈을 강행한 뒤, 추모제에 참가 중이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홈리스 당사자 그리고 시민 등 12명을 강제연행 하였다. 경찰은 촛불을 든 것만으로 불법집회를 운운하며, 어떠한 합법적인 절차도 없이 폭력침탈을 강행한 것이다.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는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추모제 행사이다. 이는 불안정 주거와 극한 빈곤상황에서 살아가는 이 땅의 소수자인 홈리스들이 동료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넋을 기리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유의미한 행사이다. 2001년 이래 9년 동안 동짓날이면 해마다 거리에서 가신 이들의 넋을 조금이라도 기리기 위해 촛불을 밝혀 왔었다. 이러한 추모의 촛불마저도 마구잡이로 짓밟는 현 정권과 경찰의 만행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 것인가? IMF 10년이 넘도록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빈곤한 홈리스들의 목소리와 인권에 귀 기울이지는 못할망정 자신들의 삶과 아픔을 발언하고, 거리에서 죽어간 동료를 애도하고자 하는 홈리스생활자들의 추모제 행사마저도 경찰의 곤봉으로 이렇게 내칠 수 있단 말인가?
현 이명박 정권은 노동자빈민 대중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서민복지 민생안정을 입이 닳도록 외치지만, 가난한 이들의 복지정책을 축소·폐기하고, 삽질로 예산을 갉아먹으며, 가난한 민중들의 삶을 극한으로 몰고 그 죽음의 행렬을 방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답게 살 권리를 위한 민중들의 어떠한 목소리도 낼 수 있게 입을 봉하고 마구잡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는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에서 자행한 현 정부와 경찰의 폭력적인 만행과 인권침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현 정부와 경찰을 규탄하는 행동을 더 가열 차게 전개할 것이다.
2009년 12월 22일
홈리스 행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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