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수 곽정숙 의원 "장애인연금 한 푼이라도 깎으면 거부하겠다" 선언 > 기획 연재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서 최대현안인 장애인연금액이 복지부 원안수준인 3천185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장애인 관련 예산이 2천10억8천만 원 증액됐으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박은수,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 등 장애인당사자 의원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소속 활동가30여명은 9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0년 장애인 예산 증액을 촉구했다.

▲ ⓒ전진호 기자

이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쐐기’를 박은 이유는 장애인연금이 예상보다 높은 액수로 증액되고, 미미하나마 시설퇴소장애인 정착금 등 신규 사업 예산이 편성되는 등 한고비를 넘긴 듯 보이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장애인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장애인연금을 비롯해 중증장애인 엘피지 지원예산 등을 놓고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 대거 포진된 장애인당사자 국회의원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센데다 주요 장애인연합단체에서 장애인연금 거부 등 ‘최후의 카드’를 빼들자 한발 물러서 ‘복지위는 통과, 예결특위서 대폭 삭감’하려는 정황증거가 곳곳에서 포착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복지위를 통과한 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24만1천원(중증 기초수급대상자 대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다른 예산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장애인연금액을 17~20만 원 선으로 줄이거나 장애인연금을 소득으로 인정해 기본급여 9만1천원을 기초생활수급비에서 삭감하는 안을 놓고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장애인연금액을 그대로 두되 중증장애인 엘피지 지원예산과 저상버스, 활동보조서비스 지원 예산을 삭감하는 안이 회자되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은수, 곽정숙 의원을 비롯한 장애인 단체는 “장애인연금을 비롯해 복지위를 통과한 장애인관련 예산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접고 받아들이겠으나 이 액수를 삭감하려고 든다면 법안은 물론 예산까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나선 것.

    ▲ ⓒ전진호 기자 박은수 의원 “장애인연금 예산, 한 푼이라도 깎이면 거부투쟁 할 것”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장애인연금을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396억여 원에 불과한 예산편성을 보고 놀랐다.”며 “무늬만 연금인 장애인연금을 도입하겠다는 것은 장애인을 두고 사기 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박은수 의원은 “복지부 건물 임대료만도 80억 원이 넘는데 230만 장애인을 위한 예산이 이 수준이라는 것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친박연대, 한나라당의 양식있는 의원들 모두 ‘사회적 약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해 그나마 24만1천원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엘피지 지원제도 역시 여야의원 모두 유지할 것을 요구했으나 복지부가 반대하고 나서 부대의견을 달아 853억 원을 편성하는데 그쳤다.”라며 “이는 노인예산과 비교해도 형편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복지위에서 통과한 예산을 예결특위에서 삭감없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는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이 정부가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교통약자편의증진법을 준수하고, 장애인들에게 약속한 사항을 지키려면 저상버스를 도입 예산을 위해 내년도 1천800억 원을 올려야 하지만 고작 325억 원밖에 올리지 않았다.”며 “이처럼 불법을 저지르는 정부를 국회가 막아야 하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나서서 이를 막아줄 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일부터 4대강 예산 삭감이 아닌 장애인 민생예산 보장을 위해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여 일정부분 반영됐으나 이 예산을 예결특위에서 깎는다면 장애인을 두고 사기와 불법을 저지르는 일에 국회가 방임하는 것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전면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