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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애인 복지, 아직 열악해”

인터뷰 - 중국 연변주 지체장애인협회 리춘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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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열린 한 일 사회적기업 국제 심포지움에 옵서버 자격으로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장애인들도 참가했다. 이들 중 대표인 리춘자 회장을 만나 중국내 장애인들의 사는 형편을 들어봤다. 우리 실정에 비해 무척 열악한 중국 장애인들의 실상에 대해 리 회장은 12억이라는 많은 인구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리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김태현 기자
- 연변조선족 자치주에는 몇 명의 장애인이 사나

“연변조선족 자치주에는 8개 현 시가 있는데, 인구가 2백만 명이 넘는다. 그 중 장애인이 16만8천9백 명이다. 자치주 전체 인구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 주로 어떤 장애인이 많은지 궁금하다

“중국은 5개 분류의 장애인이 있다. 지체, 청각, 시각, 정신, 그리고 지적장애다. 이 중에서 지체장애가 장애인의 인구의 35%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복장애인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전체 장애인 인구의 반 이상이 지체장애인이다.”

- 중국의 장애인 단체는 어떻게 운영되나

“중국에는 5개 분야 장애인 협회를 모두 다 관리하는 장애인연합회가 있다. 이 연합회는 국가기관이다. 그래서 장애인연합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국가공무원이다. 하지만 우리 단체 같은 지역에 있는 장애인 단체는 민간단체다. 지역에 있는 장애인 단체는 중앙의 연합회 지시를 받아 활동하는 단체라고 보면 된다.”

- 중국의 대표적인 장애인 관련 법은 뭔가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이 있다. 중국의 장애인 의무고용율은 1.6%다. 모든 기업은 인원을 따지지 않고 4명이 있는 회사라도 장애인 한 명이 있어야 한다. 만약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았을 때는 미고용 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중국 말로는 장애인취업보장금이라고 한다. 고용촉진법이 시행된 지 6년 정도 되는데 사실상 철저하게 1.6% 고용이 지켜지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도 의무고용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 궁금한 게 조선족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우리 조선족뿐만 아니라 중국내 장애인들은 대부분 생활이 어렵다.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정부에서 최저 보장금, 즉 기초생활보호 보장비를 지원하는데, 조건이 있다. 집이 없어야 하고, 한 달 가족 수입이 5백 원, 한국 돈으로 10만원을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조건에 맞는 장애인들에게 정부에서 최저 보장금을 지원하는데 연길시에서는 한 달에 약 2백 원 정도(한화 4만원)다. 농촌의 장애인은 이 액수보다 적게 받는다.”

“중국 내 장애인들이 생활이 어려운 것은 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나온 장애인들이 상당히 적은 실정이다. 전체 장애인 인구의 10%도 채 안 될 거다. 중국 장애인들이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것은 장애인들이 대학교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선족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 장애인들이 그랬는데, 왜냐하면 예전 중국의 교육정책은 국민이 대학교에만 들어가면 정부가 학비를 일체 다 대주고, 대학을 졸업하면 또 의무적으로 좋은 회사나 국가 공무원에 배치했다.”

“장애인들을 좋은 회사나 국가 공무원으로 배치 할 수 없으니까 정부가 장애인들을 배제 시키고 대학 입학 신청조차 받지 않았다. 내가 1982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그때도 그랬다. 중국내 장애인들에게 대학 문이 열린 건 1990년대부터다.”

    ▲ ⓒ김태현 기자 중국 장애인은 운전면허 취득안돼

- 그러면 중국내 장애인들은 주로 어떤 직종에 근무해서 먹고 사나

“공무원들도 있긴 하지만 상당히 적다. 그 다음은 작은 자영업에 종사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시장에서 옷을 판다든가 아니면 옷을 수선하는 장애인들이 많고, 직업이 없는 장애인들은 정부에서 주는 생활보호 수당에 기대 산다.”

- 중국내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내가 보기에는 많이 차별하고 있다. 장애인이 길거리에 나가면 쳐다보는 눈길이 그렇고, 정부 부처에서도 찾아가서 우리가 장애인인데요 그러면 장애인이면 어때서 그러면서 무시하고, 대표적인 차별이 중국에는 아직도 장애인들에게 운전면허가 허락이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장애인들은 운전면허를 취득 못하고 있다.”

- 인구가 워낙 많아서 중국 정부가 장애인들에게 신경을 못 쓰는 걸로 봐야 하나

“그런 측면이 있다. 인구가 워낙 많으니까, 중국의 12억 인구가 이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중이고, 발전중인 나라니까 먼저 많은 인구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정부가 차츰 장애인 복지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믿고 있다.”
작성자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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