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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화재원인 밝힐 발전기 발견

참사현장 발전기 전원 스위치 ON, 전동그라인더 사용 흔적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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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용산참사 재판 현장검증 과정에서 검찰이 주장한 화염병 발화원인 외에 또 다른 발화원인으로 추론할 수 있는 단서가 확인했다. 현장검증에서 또 다른 발전기가 발견된 것. 발견된 발전기의 전원 스위치는 'ON' 상태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한양석)는 12일 오전 10시에 용산참사가 발생한 남일당 건물 옥상 망루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그동안 변호인단은 발전기에 의한 발화가능성을 제기해 왔기 때문에 스위치가 켜진 상태로 발견된 발전기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용산참사 재판 현장검증에 나선 한양석 부장판사(가운데), 김형태 변호사(왼쪽), 강수산나 검사(오른쪽)
변호인단의 김형태 변호사는 “저는 발전기가 하나 더 남은 게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현장검증에 갔지만, 발전기 존재를 검찰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날 현장검증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형태 변호사는 또 “현장검증과정에서 세녹스 기름통의 주입구 마개가 열린 것도 확인했고, 특공대가 함석판을 뜯어낼 때 전동그라인더로 자른 흔적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발화 가능성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세녹스 기름통의 주입구 마개가 열려 있었다면 특공대 1차 진입 당시 살수 된 물과 많은 사람으로 망루 2-3층이 꺼지면서 세녹스 통이 엎어지고 세녹스가 흘러내렸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철판을 자르는 전동 그라인더의 흔적도 특공대가 그라인더로 함석 철판을 자르면서 불꽃이 세녹스의 유증기(기름증기)로 튀었다면 새로운 발화 가능성이 된다. 그동안 증인으로 나왔던 특공대원들은 함석판을 자르는 데는 전동그라인더를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발전기는 매우 뜨겁고 발전기판 자체가 고열이 난다”면서 “특공대 2차 진입 때 시너 냄새가 지독했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는 특공대원이 많았을 정도로 망루 내부에 유증기가 꽉 찼는데 세녹스 유증기 인화점은 -20도이며 정전기로도 불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태 변호사는 또 “발전기가 밤새 돌고 있었고 동영상에서 가스 같은 불똥이 흘러 떨어진 것은 발전기 열에 의해서나 정전기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일당 건물 옆 주차장에서 국과수에서 가져온 발전기를 살펴봤다. 김형태 변호사에 따르면 검찰이 증거물로 수거해 갔던 이 발전기는 스위치 부분이 없이 가져왔다. 국과수에서 가져온 발전기, 스위치 부분은 빼고 가져와

게다가 검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에 보냈던 발전기는 이날 검증에서 또 다른 의혹으로 남았다. 검찰이 발전기의 스위치 부분은 가져오지 않고 몸체만 가져온 것. 검찰은 망루 2층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발전기를 국과수에 보낸 상태였다. 검찰은 국과수에 보낸 발전기는 ‘OFF’ 상태였다고 주장해 왔다.

김형태 변호사는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다는 증언은 많다. 정황상 스위치가 꺼져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스위치 조작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국과수에 있던 발전기를 현장검증 전에 남일당 건물 옆 주차장으로 가져와 확인했지만 스위치 부분은 없었다. 가장 핵심적인 논란 중 하나인 발전기의 스위치 부분을 가져 오지 않은 것은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철거민들은 농성 당시 두 대의 전력공급용 발전기를 돌렸다고 주장해왔다. 그중 한 대는 망루 2층에 있었고 세녹스 20리터 60통은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 각층에 나누어 놓았다. 망루농성이 시작되면 통상 철거 업체에서 물과 전기를 끊어 버리기 때문에 자체 발전기기 필요했던 것이다. 철거민들은 특공대가 진압작전을 시작할 때도 발전기가 돌고 있었고 발전기에 연결한 콘센트로 전등을 켜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날 검증에서 재판부도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발견된 발전기에 연결된 전선과 배전반에 연결된 콘센트 5개를 모두 확인했다.

한양석 부장판사는 현장검증을 진행한 후에 “오늘 현장검증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짧은 검증 소감을 밝혔다.

검찰은 지난 2월 9일 화재 원인을 놓고 "농성자들이 망루 4층 계단 부근에서 경찰을 향해 시너를 쏟아 부은 뒤 화염병을 아래로 던졌고, 망루 3층 계단 부근에 화염병이 떨어져 발화된 뒤 그 불꽃이 시너에 옮겨 붙어 불똥이 1층까지 흘러내렸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었다.

   
남일당 건물을 살펴보는 한양석 부장판사
   
망루 현장검증을 끝내고 나오는 한양석 부장판사
작성자김용욱 기자  batblu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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