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를 보고,,,성폭당한 제자 돕다 지쳐 있는 초등교사입니다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나영이를 보고,,,성폭당한 제자 돕다 지쳐 있는 초등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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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은지 양의 담임교사가 인지 양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이 초등학교 교사가 올린 글이 불씨가 돼 오는 10일 서울시청 앞에서 관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편집자 주)

(글 원문 링크: agora.media.daum.net)

08년 초부터 성폭행 당한 반아이를 돕다가 너무나 허술한 사회 안전망과 무관심에 절망을 느껴 삶의 의욕마저도 꺾여 가는 초등교사 입니다. (http://www.kbs.co.kr/1tv/sisa/chu60/vod/1529361_879.html 작년 6월에 방송된 추적 60분 자료를 보시면 이해가 더 빠를 듯 합니다)

오늘도 친아버지에게 10살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을 당하고 있는 여중생을 만나고 오면서 도대체 이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보호하고 버티어야 하나 하는 심한 회의가 밀려오더군요,, 혹자는 얘기하겠지요,,경찰에 신고하지 왜 그걸 떠 맡아 고민하냐고? 안 겪어본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겁니다.

성폭행을 당한 우리 반 아이를 보호하려고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다 했습니다. 여성회, 아동보호센터, 경찰서, 각종 성상담소, 해바라기 아동센터, 전교조, 참학, 장애인 부모 연대 등등 심지어는 창원에서 열린 세계 인권대회도 가서 이런 성범죄에 대해 중요 사명을 띤 여성단체들도 만나보고 청와대에 민원도 올리고, 방송까지 나왔지만,,,,,,해결이 안 되더군요....

법적 신고의무자로서의 역할을 한 저에게 교육청이나 학교는 오히려 문제교사라는 낙인을 찍어버리고......교권을 침해당한 제가 호소를 해도 전교조는 구경만 하구요....처음에는 아이의 안전이 우선이라 어떤 비방과 음해를 해도 무시하고 뛰어다녔습니다.

안전한 쉼터에 아이를 맡기고 그래도 한 생명을 도와 주었다는 사실로 위로를 삼고 견디었는데,,,,아동보호기관에서 상의도 없이 아이를 다시 성폭당한 지역으로 데려오더군요....범인이 살고 있을 고향마을에도 한번씩 다녀간다 하구요....

처음에는 키울 능력이 없는 정신지체 엄마의 친권을 포기시키는 얘기를 하더니만 시간이 가길 기다렸나 봅니다....법적으로 저는 제 3자구요,,,정말 처음부터 그 아이를 입양하는 길 말고는 방법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참 괴롭더군요..........

학교에 근무하다 보면 열악한 환경에 처해 성범죄 대상이 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현 시스템으로는 그들을 도울 방법이 전무해서 점점 냉소적으로 되어 가고 얘기해봤자 헛된 메아리 같아서 홧병만 날려구 합니다.

제 경험으로 보면 이번 나영이 사건은 불행중 다행으로 증거가 남아 있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기에 12년 형이라도 받은 것이구요,,,,범인을 잡는 경우는 빙산의 일각이고 바다속에 잠긴 거대한 빙산처럼 많은 성범죄 사건이 피해자만 울리고 없었던 일로 사라지는 여러 사례들을 보아 왔습니다.

어찌하든 잡아서 전자발찌라도 채울 수 있다면 다행이다 라고 생각해야하는 범인검거 시스템입니다.. 단지 법만 개정해서 형량만 높이는데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구요 피해자가 마음을 놓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 간판만 내건 지원 단체가 없었다면 더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어요)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사(몇달동안 수사도 않더니 갑자기 강력팀이 맡아서 하더군요,,장애도 가진 초등여학생을요) 구조가 이루어져야 그나마 성범죄가 줄어들 겁니다.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데 왜 우리는 늘 이렇게 말이 안되고 기본 생존권마저 보장되지 않는 사회속에서 살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 방송에서 지금 고치고 바로하지 않으면 부메랑이 되어 훨씬 무섭게 돌아올거라 했는데 이번에 바로 하지 않으면 감당이 되지 않는 상태로 되올아 올 겁니다.

10월 10일 시청에서 촛불 집회한다는데 서울로 올라가볼까 합니다..그동안 지내온 것을 생각하면 두렵지만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다시 용기를 낼까 합니다.....전문가는 아니지만 한차례 그 과정을 지나왔기에 할 말도 많고 문제점도 보입니다. 같이 한걸음한걸음 격려하며 내디딜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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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셸님의 댓글

미셸 작성일

훌륭하신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 현실이 그렇지 못해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 상황을 방조하는 사람들은 가해자의 편에 있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이런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선생님 같은 분들이 이 사회에 필요합니다.
힘내시길 기도드립니다.

주금봉님의 댓글

주금봉 작성일

착하신 선생님  힘내세요  그래도 하늘은  선생님을  박수 쳐 줄겁니다
저도 사랑합니다  어린애가 궁지에 몰려 있는데 어른이 그냥 지나치면 안되죠 
보호 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밝은 미래를 향해 줘야죠

김정숙님의 댓글

김정숙 작성일

너무나 충격적이고 무섭습니다 자꾸만 세상에 마음을 감추고 진실이 무엇인지 알수가 없는 듯 답답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포기하지마시고 끝까지 용기와 그 정신 잃지 마세요

류정봉님의 댓글

류정봉 작성일

선생님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힘내십시요...

인권 후진국님의 댓글

인권 후진국 작성일

이명박이가 한마디 해야 수사 하는척 눈치나 보는거지 돈없고 빽없는 자애인 어린 여학생을 보호한다고 이사회에서 누가 승진을 시켜주나 뒷돈이 생기나 윗선에 눈도장을 찍나.

지들 신상에 아무것도 생기는게 없으니까 어린 장애인 여학생은 영혼이 파괴되든 말든 알바 없다 이거지.....

그러니 이사회가 저런 어린 그것도 장애인 여학생 하나의 인권도 보호못하니 이사회가 온통 얼마나 사람 살곳이 않되는지 뼈저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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