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사장은 아이 등록금도 가로채갔어”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그래, 이사장은 아이 등록금도 가로채갔어”

38억 체불 굿모닝병원 이사장 자취 감춰

본문

[미디어 충청]

“아이가 아파 입원해있는 동안 체불된 임금 중에서 200만원이라도 먼저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하지만 이사장은 내가 받아야 할 돈 마저도 기다리라고 선심 쓰듯 말했습니다. 결국 저는 친척들에게 부탁해 입원비를 겨우 마련했습니다.”

굿모닝병원 노조 장용호 씨가 마이크를 내려놓자 여기저기서 “그래, 나도 그랬어. 이사장은 아이 등록금도 가로채갔어”라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일 오전 11시 음성정신병원 앞은 체불임금 사태해결을 위한 정근희 일가 교섭참가와 자수를 촉구하는 굿모닝병원 조합원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민주노총충북본부와 충주음성지구협의회, 대책위 구성원들과 함께 결의대회를 열었다.

자그만치 38억 원으로 추정되는 거액의 임금체불. 그러나 음성정신병원, 현대정신병원, 음성현대굿모닝병원의 실질 사용자인 정근희 이사장은 3차 영장실질심사에도 출석하지 않아 지명수배가 떨어지자 자취를 감췄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체불임금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공개제안서에서 “3개 병원의 정근희 일가가 책임 있는 자세로 노동조합과의 교섭석상에 마주앉기를 요구”했다. 또 자수할 것을 권유했다.

“이사장에게 임금을 달라고 말하기 위해선 2박 3일을 고민 고민해서 전화를 했어요.”
“필요할 땐 어르고 달래서 병원을 못 나가게 하더니 임금을 달라고 하면 바로 해고당했어요.”
“음성정신병원에 다니는 직원들에겐 ‘야, 너, 이 새끼, 거기 풀 좀 뽑아’라고 말하기 일쑤였어요.”
“법인 임원을 살펴보면 죽은 사람도 올라가 있고 병원 경비원도 있고 이사장 운전사도 있어요. 초고속 승진이죠.”

   

조합원들의 고발은 끝없이 이어졌다. 평균나이 쉰 살의 조합원들은 구호가 적힌 종이의 글씨가 작아 돋보기 안경을 쓰고 구호를 외쳤다. 팔뚝질이 어색해 주변의 눈치를 보며 투쟁가를 불렀다. 그렇지만 조합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결의대회 내내 얼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노조가 생기니까 좋긴 좋아요. 이렇게 같이 모여서 이사장에게 내 월급 내놓으라고 소리도 치고. 하루 빨리 이사장이 우리랑 교섭하러 나오면 좋겠어요.”

조합원들은 “오늘부터 시작”이라며 “내일도 모레도, 이사장이 나타날 때까지 매일 병원 앞에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작성자천윤미 기자  moduma@cmedia.or.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