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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장애인생활시설 건립마찰...님비현상 비판 이전에 탈시설 정책 수립돼야

이천시, 주민반대로 장애인 시설 건립 못해
인천 둑실동, 소규모 시설 전환 합의하고 농성풀어

본문

또다시 장애인 시설이 동네에 들어오면 안 된다며 주민들이 장애인 시설 건립을 결사반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림리 속칭 산수유마을이라고 불리는 곳, 주민 1백여 가구가 사는 이 곳에 사랑의복지재단이라는 이름의 복지법인에서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인 가칭 사랑의 동산이라는 수용시설을 건립하려다가 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에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 사랑의 동산 조감도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면 서울 강남의 유명교회인 사랑의 교회 부설 사랑의 복지재단은 지난 2007년 11월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이천시에 60명 수용 규모의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을 건립하기로 하고 이 마을에 부지를 매입했다고 한다.

작년에 건축허가를 받았고, 국비와 시비 15억 원과 자부담 합쳐서 60억 원이 소요되는 이 시설 건립공사는 계획대로라면 내년 2월 28일까지 반드시 건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복지재단 측 얘기다.

이때까지 건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규정상 국고와 시 지원비 15억 원을 환수조치 당해야 한다는 게 역시 재단 측 얘기였는데, 그런데 시설 설립인가를 받은 지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주민들 반대로 공사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는 게 재단 측 관계자 얘기다.

장애인 시설 들어서면 영구차와 구급차가 들락날락해?

이천시장애인연합회 이진관 회장은 "마을 입구에 '중증와상환자 시설 건축 반대'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고, 공사차량이 들어가지 못하게 컨테이너로 마을 진입로를 가로 막아놓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주민 몇 명은 ‘같이 살아야지’ 그러면서 마을에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다른 주민들은 마을에 시설이 들어서면 장애인들이 하루 종일 마을을 배회하고 돌아다닐 것이다, 또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이 들어서면 거의 매일 구급차와 영구차가 마을을 들락날락 거려서 마을 경관을 해칠 것이다 라며 시설이 마을에 들어서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주민들이 다수"라고 말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한 사랑의복지재단 측은 현재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우선 현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복지시설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장애인차별금지법도 장애인 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조항이 명문화 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이 두 개의 법률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 인천장차연 소속 활동가들이 인천 둑실동 장애인시설 건립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장차연) 인천 둑실동 장애인 시설, 소규모 시설로 축소해 건립

한편 같은 사안인, 주민들의 장애인 시설 건립 반대가 있었던 인천 계양구 둑실동 장애인 시설 건립 반대 사건은, 지난 9일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인천장차연)가 계양구청 앞에서 33일이나 이어가던 농성을 풀었다.

농성을 풀며 인천장차연이 계양구청과 합의한 내용 중에서 중요한 건 다음 두 가지 사항이다. 인천장차연 관계자에 따르면, 얼마 전 보건복지가족부가 장애인 생활시설을 주거시설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의 탈시설화 추진 방침을 밝혔는데, 이 장애인 주거시설 혁신방안의 세부계획이 구청에 시달되는 대로 둑실동 시설에도 적용해서 70명 수용 인원을 줄이겠다고 계양구청이 약속했다는 것이다.

또 둑실동에 시설이 건립되면 운영에 있어 시민단체나 장애인단체가 관리 감독을 할 수 있게 구청에서 보장하겠다고 해서 농성을 풀었다는 게 인천장차연 관계자 얘기다. 현재 인천 계양구 둑실동 장애인 시설은 시설 건립을 반대하던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12월 연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역시 인천장차연 관계자 얘기였다.

둑실동 사건이 문제가 됐을 때 시설 건립이 불가피하다면 30명 이하 시설로 건립되어야 한다는 게 장애인 단체들의 주된 요구였다. 하지만 결국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천 둑실동이나 이번 이천시 사건을 바라보는 장애인들의 입장은 주민들과 또 다르다고 봐야 한다. 장애인들은 지역사회에서 살아야 한다며 수용 시설 건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만약 장애인 부모들의 요구 때문에 시설 건립이 불가피하다면 30명 이하 소규모 시설로 시설이 건립되어야 한다는 게 장애인들의 요구였다. 그래서 보건복지가족부도 앞으로 건립되는 장애인 수용시설은 30명 이하 소규모 시설만 건립할 수 있다고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이 발표시점이 올해 4월이라는 것이다. 즉 4월 이후 시설 건립에만 이 지침이 적용되지 그 전에 건립허가를 받았던 시설들은 이 지침의 적용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천 둑실동도 이천시 시설 건립도 건립허가를 작년과 재작년에 받았기 때문에 각각 70명과 60명 수용시설을 건립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사진제공=인천장차연) 장애인계, 님비 비판 이전 '탈시설 정책 우선돼야' 요구 

이천시에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사랑의복지재단 쪽에 시설 규모를 줄여서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의향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재단측은 30인 이하 시설을 지으려면 건축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고 설계비만 억대 돈이 들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게 담당자 답변이었다.

예전에는 장애인 시설 건립반대 사건이 벌어지면 님비현상으로 보고 장애인들이 분개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수용시설 건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시설 건립 반대 사건이 벌어졌을 경우, 장애인들은 무조건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쪽 입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탈시설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에 볼 수 있는 새로운 풍속도인 셈이다.
작성자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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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워크워먼님의 댓글

워크워먼 작성일

장애인들이 부르짖는 탈시설을 몰라서 (공)짜 좋아하고 (무)식하고 (원)수같은 인간들은 장애인생활시설을 만들라고 하는데,

지역 주민들은 "탈시설, 장애인생활시설 둘 다 몰라요"  하는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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