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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책지표의 새로운 관점, ICF

건강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우리는 ‘아프지 않은 것’, ‘몸이 튼튼한 것’에서부터 ‘인권이 지켜지는 것’ 등 다양한 상태를 말한다. 역사적으로는 건강에 대한 이해보다는 질병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 구체적으로 이뤄졌다. 세계 공통으로 이해하기 위한 국제분류도 건강분류보다는 질병분류(ICD)부터 시작되었다. 질병과 감염관리가 매우 필요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대부분의 건강관리는 건강의 반대되는 상황, 즉 건강이 아닌 상태를 개선하는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질병을 관리하면 건강할 것이라고 지향했던 노력은, 장애인구와 노인인구로 인해 다시 고려된다.

장애인과 노인이 모두 질병이 있는 사람이 아니며, 몸의 병이 없고 손상치료를 한다고 해도 신체나 정신장애를 낫게 하는 데는 매우 제한적이다. 또 같은 장애가 있는 사람, 같은 고령이어도 삶의 모습이 다르고, 사는 곳이나 환경에 따라 삶에 참여하는 정도가 다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질병과 장애위주가 아니라 건강의 긍정적인 관점을 위주로 건강의 모델과 내용을 구성한 것이 국제기능, 장애, 건강분류인 IC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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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분류(ICD)의 한계

표1의 왼쪽에는 건강의 반대개념에 따른 건강대책을, 오른쪽에는 건강개념을 ICF를 토대로 제시했다. 왼쪽의 보건대책 내용에서 감염과 질병관리는 오른쪽 건강개념 중 질병이 없는 상태를 지향하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의료적인 건강지원이다. 그런데 의료적인 진단과 질병감염 관리만으로는 장애가 있거나 약자, 노인의 일상생활 활동이 어렵거나 교육, 생계, 직업과 공동체생활을 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관리할 수가 없다. 이는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며, 진단과 질병관리만으로는 건강 서비스욕구, 기관이나 시설의 입원기간, 돌봄과 지원 수준, 건강의 변화 성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의 분류만이 아니라 인간의 건강기능의 분류를 건강정책에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의료 중심의 지원을 넘어서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해야 하는 건강 지원은 장애를 비장애 상태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의료지원과 더불어 삶의 활동과 참여에 장애를 최소화하는 건강기능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건강기능의 지원은 병원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그래서는 안 된다. 건강은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삶에 참여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장애가 있어도 지역사회와 학교, 직장, 가정에서 살아가는 것이 건강이며, 이를 지원하는 것이 보건 정책, 건강정책이어야 한다. ICF는 신체가 기능하는 건강, 인간 삶의 활동과 참여가 기능하는 건강, 여기에 영향을 주고받는 환경적인 요인에 대한 코드를 1,424개로 정리하고 이를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건강지원현장에서 이를 사용하면서 당사자와 관련된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다.

장애와 질병 중 의료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건강지원은 무척 중요하다. 장애인이 교육과 노동과 생활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참여하는 장애 당사자가 모든 사람들이 건강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ICF의 1,424개 기능데이터를 통해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구체화된 사실이다. 장애등급은 진단과 손상 중심으로 매겨져 왔다. 그 등급을 매겨도 손상된 정도나 장애와 질병을 이해할 뿐, 개인이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장애의 정도와 손상 정보도 중요하고, 그 정보와 관계가 있을 수도 있고 없는 경우가 더 많다는 생활기능에 관련된 정보를 토대로 장애인의 삶의 참여를 지원해야 한다. 그 대책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구체적인 모델이며 지표화할 수 있는 건강기능정보를 ICF가 담고 있으며, 이 ICF라는 도구를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성자글과 사진. 대한작업치료사협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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