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따돌림 때문에 장애 학생 자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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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여고생이 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 의혹 때문에 자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전남 화순군 화순읍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여고 2학년 학생 김아무개(18세)양 사망 사건을 놓고, 김양 사망사건의 원인이 학교에서 친구들에 의한 집단 따돌림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사건은 유족들 주장대로 학교에서 김양에 대한 집단 따돌림이 있었는지 경찰이 수사중에 있다.
사건의 내용을 알아보면, 김아무개양의 어머니 등 가족들은, 안면 장애로 10여 차례 수술을 받은 김양이 친구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해서 이를 고민해 왔으며, 최근 남학생들로부터 폭행당하고 금품도 요구받아 괴로워했다며 경찰에 정확한 사건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어 가족들은 김양의 반 친구들이 지난 2년간 김양을 주먹으로 때리고 머리를 쥐어박는 등 심하게 괴롭혀서 김양이 손목을 자해하는 등 자살기도까지 했고, 심지어는 반 친구가 '너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문자메세지를 김양 에게 보내기도 해 김양이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학교 측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김양이 숨지게 된 이유가 학교 측의 장애인 학생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취재 결과 숨진 김양은 전남 화순군에 있는 모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이 학교는 2학년 전체 학생이 두 학급 55명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작은 학교여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한다.
학교 측은 김양이 자살한 원인이 학교 내에서의 집단 괴롭힘 때문이기 보다는 학교 밖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힘들어서 목숨을 버렸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한 교사는 학교에서 친구들에 의한 폭력행위가 없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뭐냐고 물어보자, 친한 친구들끼리 서로 툭 툭 치고 그러는 것을 폭력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는 숨진 김양의 아주 친한 친구를 한 반으로 묶어주고, 특별히 참고서도 지급하는 등 신경을 썼는데 김양이 자살해 당황스럽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학교측의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학교에서 숨진 김양에 대한 친구들의 집단 괴롭힘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올해가 아닌 작년 김양이 1학년 이었을 때 김양에 대한 반 아이들의 집단 괴롭힘이 목격돼서 교사가 학생들 전부를 모아놓고 장애를 가진 친구를 괴롭히면 안 된다고 지도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즉 '올해 김양에 대한 집단 괴롭힘이 목격된 적은 없기 때문에 집단 괴롭힘이 김양 사망의 원인은 아니다' 라는게 학교 측 입장이지만, 어쨌든 학교에서 김양에 대한 친구들의 집단 괴롭힘이 벌어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김양 사망사건에 집단 괴롭힘이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숨진 김양은 도대체 어떤 장애를 가졌기에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된 걸까,
경찰과 가족 그리고 학교측의 말을 종합해 보면 김양은 상당히 경미한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안면장애라고 하지만 장애인 등록이 안 되는 구순구개열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장애는 예전에는 비하하는 말로 언청이라고 불렀던 장애이다. 선천성 장애로 입술 위쪽이 갈라지고 그로 인해 말을 더듬는 장애이며, 김양은 이 장애를 고치기 위해 그동안 열 세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완치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 얘기다.
그로 인해 반 친구들이 김양에게 '너 입이 왜 그래'라고 물어보거나, 또 '입이 징그럽다'는 식의 말을 해, 김양이 신체 콤플렉스가 있는 상황에서 장애 때문에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것으로 자학을 했고, 결국 장애는 경미하지만 이 장애 때문에 김양이 평소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 역시 경찰 얘기였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전남 화순경찰서 지역형사팀 담당 형사에 따르면, 숨진 김양의 반 친구들 아홉 명을 불러서 사건을 조사했는데, 먼저 아이들은 김양에 대한 폭력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장난치면서 툭툭 건드린 정도가 전부였다"면서 폭력행위를 부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양의 반 친구들 중 일부는 "아주 심하지는 않았어도 집단 괴롭힘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김양에 대한 괴롭힘이 반에서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하며, 그래서 숨진 김양이 친구들에게 평소에 "너무 힘들어서 전학가고 싶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는 것이 담당형사 전언이었다.
그밖에 김양이 받았다는 '너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문자메시지는 숨진 김양의 휴대폰에서 확인된 게 아니라 김양의 어머니가 김양 반의 한 친구에게 들은 얘기고, 그 친구는 숨진 김양으로부터 그런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진술해, 진위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경찰 얘기였다.
담당 형사는 이번 사건의 성격을 물어보자,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김양에 대한 심한 따돌림이나 극단적인 집단 폭행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 김양에 대한 일부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년 전 얘기지만 한 장애인 단체에서 청소년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장애학생 2명 중 1명은 장애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하면서 가장 불편한 게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하고 있었다.
응답 학생들은 '장애학생이라면 왕따를 당한 확률이 높다', '교내에서 장애학생들에 대한 집단 따돌림이 벌어지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또 '나라도 따돌리겠다'라고 말해 학교 내에서 장애 학생에 대한 집단 따돌림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특히 일부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장애 학생을 비하하는 단어인, 장애자의 줄임말인 애자라고 부르는 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결국 교육당국의 장애 학생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가 학교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집단 따돌림이 가능한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부분에 대한 교육 당국의 시급한 대처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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