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여, 노동탄압 없는 세상으로 가소서”
故 박종태 열사 전국노동자장 거행...금남로서 노제, 구 망월묘역에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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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소리]
‘특별하지 않은 사람,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사람’
▲ 하늘도 울었다. 대한통운 택배노동자 78명의 부당해고에 맞서던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 고 박종태 열사의 전국노동자장이 장례위원회의 주관으로 지난 20일 열렸다. 대전에서 시작된 노동자장은 구)도청 앞 광주 금남로 노제에서 추모의 절정에 달했다. 하늘도 열사의 죽음을 슬퍼하듯 간간히 소나기가 쏟아졌다. |
20일 고 박종태 열사 장례대책위원회는 ‘노동열사 고 박종태 동지 전국노동자장’을 거행했다. 대전중앙병원 영결식으로 시작된 노동자장은 오후 3시경 광주로 이동, 2000여명의 노동자와 광주시민이 참가한 금남로 노제로 연결됐다.
수백 개의 만장과 500여명의 운구행렬이 금남로 구)전남도청 앞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30분경. 먹구름만 가득한 하늘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김현석 민주노총 광주본부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노제는 유족을 비롯해 민주노총 광주본부·민주노동당 광주시당·광주전남진보연대 등 인사들이 참석해 열사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며, 그 뜻을 기렸다.
강승철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함께하지 못해, 지켜드리지 못해 너무나 죄송합니다. 저는 당신 앞에서 죄인입니다. 특수고용직 없는 세상, 노동탄압 없는 세상에 가시길 기원합니다”고 추모했다. 그리고 열사의 두 아이들에게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을 반드시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
민점기 광주전남진보연대 공동대표도 “열사는 온몸을 던져 불꽃을 일으켰습니다. 열사의 뜻 이어받아 MB정권타도, 민주주의 수호, 노동자 민중 생존 쟁취, 조국통일을 이루기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고 의지를 다졌다. 또 열사에게는 “5월 광주영령들과 함께 우리를 지켜주시길 바라며 5월의 전사로 부활하소서”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당부했다.
고인의 부인 하수진 씨도 유족을 대표해 단상에 섰다. 그는 “지난 50여 일간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보며 남편이 살아있는 듯한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라며 “남편이 남긴 불씨를 키우기 위해 많은 이들이 함께해 주셔서 고맙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 한 남편의 뜻을 가슴에 품고 살겠습니다”라고 열사의 빈자리를 함께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후 진혼무·추모공연·헌화 순서가 이어졌고,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으로 향하자 2시간 남짓 금남로 노제는 마무리됐다.
이날 노동자장은 대전중앙병원(발인) → 대한통운 대전지사(영결) → 광주이동 → 대안통운 광주(약식 노제)지사 → 금남로 노제 →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하관식) 순으로 진행됐다.
작성자노해경 기자 neo@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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