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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순천 인애원

사회복지법인 행세하며 법인대표 등 국고보조금 꿀꺽
공공노조, 유령직원 등재·주부식비 횡령혐의 추가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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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소리]

   
▲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는 23일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애원을 주식부식비 횡령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순천 인애원의 두 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쪽으로는 사회복지법인 행세를 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국고보조금을 빼돌리는데 날 새는 줄 몰랐다. 현재 법인대표 문모씨와 사무국장 강모씨가 국고보조금 3,8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는 23일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 대표 문씨를 유령직원 등재와 주부식비 횡령, 부당 호봉책정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인애원이 온갖 비리를 한데 모아놓은 종합전시장으로 들통이 난 것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법인대표와 사무국장, 인애원장 백모씨, 사무원 류모씨 등 4명은 2004~2006년 국고보조금을 집행하고 남은 금액을 연월차 수당 명목으로 직원들의 통장에 입금한 뒤 다시 회수하는 방식으로 3,800만원을 횡령했었다.

이에 대해 법인대표는 재판과정에서 “연월차 수당을 지급한 것”이라고 항변하며 “법인의 재정사정이 좋지 않아 직원들이 자진 반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인대표는 또 반납 받은 돈으로 “2003년 대출금 변제와 직원야유회 경비, 2004년 희망하우스 집기구입 등에 사용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공서비스노조는 고소장에서 “대출시기와 토지구입 시기가 일치하지 않아 대출금 변제에 사용했다는 주장은 허위”라고 밝히고 “직원야유회 경비와 희망하우스 집기류 구입 등도 지출내역과 행사일정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타 용도로 사용한 후 변명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공공서비스노조는 또 법인대표 문씨가 서류상 유령직원을 만들어 국가보조금을 부당 수령했다고 주장했다. 문씨가 자신의 장모인 홍모씨를 근무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근무하고 있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는 것.

서류상으로 홍씨는 1989년 1월1일 인애원에 보조원으로 입사한 뒤 2005년 9월1일 조리사로 보직이 변경됐다가 2007년 10월19일 인선요양원 조리사로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공공서비스노조는 “홍씨가 2004년까지 단 한 번도 출근하지 않았고 2005~2007년에는 일주일 두세 번씩 불규칙하게 나왔으나 이를 근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2008년 진정이 제기된 이후에야 정상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서비스노조는 또 “서류상으로 1995~2000년까지 근무한 것으로 돼 있는 황모씨도 실제로는 출근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법인대표 문씨의 비리행각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문씨는 부인 백씨와 원내 관사에 기거하면서 관사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보조금으로 충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주·부식비 횡령의혹도 불거졌다. 사무국장 강씨의 남편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주·부식비를 구입하면서 납품량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서류를 조작해 매월 수백만 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문씨는 또 시설 인애원의 경비원 김모씨에게 부당하게 높은 호봉을 책정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김씨가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는데도 시설 인애원에서 일하고 있는 유모씨의 남편이라는 이유로 경력자로 우대했다는 것.

또 인애원 시설 장애인들이 임금을 받지 못한 사실도 확인됐다.

공공서비스노조는 “인애원 생활인들이 2006년부터 자활사업에 참여해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며 “시설 인애원 생활인 35명과 인선요양원 16명에 대한 임금 미지급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해 횡령의혹을 제기했다.

공공서비스노조는 “순천시가 행정처분은 고사하고 비리복지법인과 비리이사에게 꼬박꼬박 시민들의 혈세를 갖다 바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순천시가 지금이라도 당장 사태해결을 위해 비리가 밝혀진 대표이사와 관계자를 문책 퇴진시키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성자정영대 기자  sunlight87@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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