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견, 불쌍한 게 아닌 멋지고 대견한 존재로 바라보길 > 기획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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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견, 불쌍한 게 아닌 멋지고 대견한 존재로 바라보길

보조견 이야기-②

본문

 
 
 
보조견이 필요한 장애인은 누구나 보조견을 신청할 수 있지만, 면접을 통해 정말 보조견이 도움이 되는 상황인지, 보조견을 가족처럼 대하고 잘 돌볼 수 있는지 심사를 거쳐야 한다. 또 장애인에게 맞는 보조견을 찾을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도 걸릴 수 있다. 보조견을 지원하는 훈련 기관에 따라 심사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먼저 문의를 해보아야 한다. 문의를 할 수 있는 곳은 삼성화재안내견학교(시각장애인 안내견)와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시각, 청각, 지체, 정신, 발달, 뇌전증 도우미견)가 있다.
 
장희진 “그런데 혜리는 위의 경우와는 다른 경로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혜리는 저의 친척으로부터 분양받은 강아지인데,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에서 기본 교육 후 도우미견 자질을 인정받아 도우미견 훈련과 인증을 받았어요. 한국장애인보조견협회에서는 보조견 외에 장애인이 기르는 강아지의 기본 교육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걸 적용받았어요. 하지만 강아지들마다 자질과 재능이 다르기 때문에 키우고 있는 강아지가 보조견이 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해요.”
 
보조견 이야기를 하게 되면 꼭 등장하는 게 바로 ‘시각장애인 안내견 입장 거부’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안내견에 대한 제대로 되지 않은 인식으로 인해 식당이나 카페 등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장소에 안내견과 동반 입장을 거부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여 논란이 된 경우가 많다. 반면 다른 유형의 장애인 보조견은 상대적으로 동반 입장 거부와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 걸까?
 
“아무래도 청각, 지체, 치료 도우미견의 대부분이 소형견이기 때문에 이를 장애인 보조견으로 보기보다는 단순히 애완견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식당이나 도서관, 대중교통 등의 이용에 있어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어요. 사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이제 언론에 많이 노출되어서 그 존재와 필요성이 시민들은 물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도 인식되고 있죠. 하지만 다른 유형의 도우미견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거절당하는 일이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다른 유형의 장애인 보조견에 대해서도 입장을 거부당하는 일이 줄어들면 좋겠어요.”
 
희진 씨의 보조견 혜리는 대형견이라 눈에도 쉽게 띈다. 그래서인지 보조견에 대해 잘 모르는 사장이 있는 곳에 갔다가 식당 입장을 거절당하기도 했단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조금씩 개선이 되고 있는 것처럼 분명히 보조견에 대한 인식이 좋은 곳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희진 씨가 ‘청년다방’ 떡볶이집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고 한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사장님을 만났는데, 꼭 혜리와 함께 매장에 방문에 달라고 하셔서 가끔 혜리랑 떡볶이 먹으러 가요. 갈 때마다 사장님은 겉옷을 벗어서 혜리가 따뜻하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도록 푹신하게 깔아 주세요. 사장님이 혜리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사랑으로 환영해 주시는 것 같아요. 매장 앞에도 ‘도우미견을 환영합니다’라는 스티커도 있어요.”
 
 
 
 
 
 
희진 씨는 하루의 일정을 짤 때도 혜리가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지를 늘 고려한다고 한다. 희진 씨 혼자라면 하지 않았을 ‘혜리랑 함께라면 재밌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정이나 여행도 고민한다. 그만큼 혜리로부터 무조건적인 보조를 받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함께하는’ 존재로서 항상 생각한다. 어찌 보면 보조견은 가족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모든 보조견 파트너들이 바라는 것이겠지만 보조견을 불쌍하게 보지 않았으면 해요. ‘보조견은 수명이 짧다’, ‘평생 뛰어보지 못한다’ 등과 같은 편견이 있지만 실제로 보조견은 잘 관리되어 일반 반려견보다 수명이 1년 정도 더 길다고 들었어요. 또 휴일마다 강아지 수영장 같은 곳에 데려가는 시각장애인도 있고 혜리도 하루종일 저를 보조하는 게 아니라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공놀이나 산책도 해요. 어떤 날은 친구 강아지도 만나고요. 제가 좀 더 건강했다면 혜리에게 더 많은 것들을 해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더 잘 해주고 싶어요.”
 
우리 주변에는 하루종일 묶여 있는 강아지도 있고, 쉽게 파양 당하는 강아지도 있고, 유기견도 있다. 꼭 강아지가 아니더라도 도움과 인식개선이 필요한 동물들이 참 많다. 그런 가운데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하는 보조견은 얼마나 대견하고 멋진 존재인가? 희진 씨가 혜리와 함께 지하철을 타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고 한다. ‘사람보다 낫네~’ 라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도 보조견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로 되어야 한다. 
 
 
작성자글. 박관찬 기자 / 사진 제공. 장희진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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