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연금 지급 요건, 이대로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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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국민연금 장애연금 제도개선 토론회가 10월 23일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개최됐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망막색소변성증 시각장애인 ‘장애연금미해당처분취소소송’을 중심으로 국민연금 장애연금에 대한 발제 및 토론이 이어졌다.
본격적인 발제 및 토론에 앞서 실제 ‘장애연금미해당처분취소소송’을 진행 중인 소송 원고 시각장애인 당사자 전모씨가 본인의 사례를 소개했다. 전모씨는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인해 시각을 잃게 된 과정과 국민연금공단에서 장애연금 지급을 거부한 사실에 대해 설명하며 소송을 진행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발제에 나선 법무법인 디라이트 김용혁 변호사는 증상이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망막색소변성증의 특성과 그로 인해 해당 질병으로 시각장애를 입은 시각장애인들이 장애연금 지급을 거부 당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다수의 판례가 축적돼 있으며, 그 중 2006년 대법원의 판결이 동일 질병의 시각장애인 장애연금수급권 판정 기준에 가장 중요하게 참조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모씨의 사례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장애연금 지급을 거부한 이유는 전모씨의 장애가 국민연금 가입 이전에 이미 발생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개정 전 국민연금법 제67조 장애연금 수급요건에 어긋난다. 전모씨가 망막색소변성증을 자각하고 시각을 잃은 시점은 국민연금 가입 이후지만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질병의 특성상 질병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는 논리다.
김용혁 변호사는 “이 사건의 쟁점은 망막색소변성증의 발생일과 초진일을 언제로 봐야 할 것인지에 있었다”며 “질병에 대한 의증 또는 관련 검사가 있었다고 해 초진일로 보지 않고, 질병에 대한 직접적인 진단과 처치가 있어야 함을 명확히 한” 항소심 판결이 초진일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연금법이 ‘언제’를 연금지급 요건으로 고정하는 것은 국민연금법 개정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관련한 발제를 한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배진수 변호사는 “개정 국민연금법이 실상 ‘가입 중 질병발생요건’을 폐기했다기보다는 수급자격 여부를 ‘초진일’을 기준으로 판단해 ‘가입 중 질병발생요건’의 취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초진일 당시 ‘가입대상기간’을 기준으로 해 최소한의 가입기간과 납부요건이 충족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장애연금 지급요건을 보다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진수 변호사는 개정 국민연금법이 “초진일 요건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충분”하다며, 강제가입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방식은 그 자체로 역선택을 방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토론회에서는 독일과 일본, 네덜란드 등의 해외 사례를 통한 국민연금 제도 개선 필요성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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