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장애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의사결정지원제도’ 도입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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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장애인의 ‘의사결정지원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9월 5일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진행됐다.
지적장애·자폐성장애·정신장애를 포괄하는 정신적 장애인의 권리 증진과 인권보장을 위한 취지로 마련된 이번 토론회는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추진 공동행동과 양승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이종명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의 공동주최로 마련됐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을 비롯한 각국에 대해 대체의사결정제도를 폐지하고 의사결정지원제도를 도입하라는 권고를 내린바 있다. 이에 따라 해외 각국에는 본격적으로 의사결정지원제도의 도입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 제도에 대해 거의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신적 장애인의 의사결정 과정 ‘대신’ 아닌 ‘지원’해야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이동석 정책위원장(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과 제철웅 교수(한양대학교)는 먼저 의사결정지원제도의 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구체적 도입 방향을 짚었다.
이동석 교수는 지원의사결정제도에 대해 “걸을 수 없는 신체 장애인에게 이동이 가능하도록 휠체어 등의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듯, 의사결정과정에 어려움이 있는 정신적 장애인에게 역시 부족한 부분을 지원해 당사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의사결정’은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자발적 의사결정’과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의 의사결정을 대신해주는 ‘대체의사결정’의 양극 사이에 넓게 퍼진 스펙트럼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때문에 당사자의 욕구에 따라 지원방식 또한 다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철웅 교수는 의사결정지원 방법에 대해 사회보장급여 전달체계와 비사회보장급여 전달체계 두 영역에서 총 네 가지 수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사회보장급여 전달체계에서는 의사결정지원제도를 도입하고, 독립의사결정지원자 또는 독립권리옹호지원자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 정신적 장애인이 의사결정지원자를 둠으로써 수급권자의 기본권인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사회보장급여 전달체계에서는 불가피한 경우 특정 후견제도 이용할 수 있는데, 정신적장애인이 사회보장급여 전달체계를 벗어나 법률행위를 해야 하는 상황에 한정해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이 제철웅 교수의 설명이다.
토론자 다수, 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구체적 내용은?
토론자들 대부분은 정신적장애인의 의사결정지원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는 입장을 보이는 한편, 구체적 제도 마련에 관한 의견들을 추가로 덧붙였다.
장애인단체총연맹의 권재현 정책홍보국장은 “제도 도입을 위해 법적 근거와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제도 활성화를 위해 홍보 및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장애인단체총연합회 노경희 사무국장은 “성년후견제도 등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지원에 앞서 우선적으로 가족, 특수교사, 서비스제공기관 등이 의사결정지원 필요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정신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신석철 소장은 당사자의 입장에서 “그동안 모든 일상에서 정신적 장애인은 배제와 억압 속에서 정보를 습득하고 배울 수 있는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살아왔다”고 말하면서 “제도의 정착 과정에서 역시 당사자의 주체적인 목소리가 필수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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