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3] 자원활동자 수요공급문제, 전산망으로 해결한다.
본문
[특집]-복지사회의 새로운 바람, 자원활동
자원활동자 수요공급문제, 전산망으로 해결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자원봉사전산망 인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자원활동 못했다" 24%
96년 중앙일보가 앞으로 자원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8.7%가 긍정적인 참여의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원봉사를 하고 싶었는데 하는 방법을 몰라 못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24%에 달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의 사회복지기관은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자원활동자를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름캠프 등 비교적 큰 행사를 앞두고 특별히 많은 자원활동자가 필요할 경우에는 지역신문이나 일간지, 인맥들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95년 11월 개통한 "자원봉사전산망(Volunteer Network)"은 자원활동자 수요공급상에 나타나는 이러한 문제점을 손쉽게 통신을 통해 해결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 20개에 이르는 전산망 메뉴 가운데 "자원봉사연결서비스"는 말 그대로 자원활동자를 필요로 하는 각개 사회기관과 자원활동자들을 연결시켜 주는 프로그램이다. 신청자들이 자신의 신상과 적성, 하고 싶은 자원봉사에 대해 입력하면 전산망운영 담당직원이 연결해주지 않아도 기관의 담당자들이 자원활동자와 직접 연락해 필요한 인원을 모집해가고 있다. 또 기관들도 정확한 명칭과 필요한 자원활동 영역을 올려놓기 때문에 자원활동자들도 목록을 보고 원하는 일을 스스로 먼저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자원활동자들에 비해 대부분의 기관들의 자세가 소극적이기 때문에 적정한 활동거리와 연결되지 못해 대기중인 자원활동신청자들이 많은 것이 문제다.
그래도 "전산망이 널리 알려지고 예전에 비해 손쉽게 맞춤한 인원을 찾을 수 있었던 기관들이 전산망을 다시 찾곤 하면서 점차 이용기관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한다.
이밖에 전산망은 단순한 기관과 자원활동자를 연결해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자원활동자들이 스스로 부족한 내용을 공부할 수 있는 자료를 얻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되었다.
국내 15개 지역의 사회복지단체들이 올리는 현장감 있는 소식을 지역포럼에 들어가면 접할 수 있다. 또 자원활동자에게 유용한 최신의 사회복지정보를 제공하는 자료실, 국내 저명한 교수와 전문가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통신강좌, 사회복지 관련 소주제를 정해 토론을 벌이는 주제토론실 등이 있다. 또 사회복지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대학포럼과 자원봉사단체가 운영하는 기관포럼도 있다.
지역사회복지단체의 비협조로 미흡한 부분도 많아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아 가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메뉴는 "우리동네 포럼"이다. 처음 우리동네 포럼의 문을 열었을 때는 3개의 대학(성균관대, 송공회대, 한양대)과 2개의 단체(사회봉사단, 푸른나눔)가 전부였지만 올해 6월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인천보육원, 장로교신학대학교가 새로 가입해 각자의 포럼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학포럼이 반응이 좋은 것은 "각 학교별로 포럼의 운영을 책임지는 운영위원회가 따로 있어 비교적 체계적으로 정보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담당자는 설명한다.
또한 토론방에서 의견을 나누던 회원들이 가끔씩 컴퓨터상에서만이 아니라 직접 만나 대화를 갖는 "번개모임"을 갖기도 한다. 이들의 관심사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회복지에 대한 토론도 벌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보다 심도 깊은 토론을 위해 정기적인 번개모임을 갖는 것을 구상 중"이라고 한 통신회원은 말했다.
전산망의 내용 중에는 아직 자료 면에서 빈약한 부분도 있다. 지역포럼에 들어가도 몇몇 지역은 자료가 없거나 몇 달 전에 올린 정보가 그대로 있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년 이상 자원봉사전산망을 이용하고 있다는 임용택씨는 "각 포럼별 전담자가 없어서 정보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서 전보다는 개선됐지만 아예 전담자가 따라 배치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자원봉사전산망은 삼성복지제단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추진해 마련하고 있다. 별도의 가입비가 없어 통신가능한 컴퓨터에 모뎀만 설치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역단체들이 전산망을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은 컴퓨터 보급률이 낮은데다 그나마 통신이용법을 모르는 단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전산망을 이용하는 자원활동자들도 실질적으로 통신망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대상자 확대가 빨리 이뤄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각종 사회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원활동자들은 종교인, 그 중에서도 주부계층과 같은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지역포럼 뿐만 아니라 다른 메뉴에 들어가도 회원들이 올린 정보가 잘 관리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회원들에게서 터져 나오고도 있는데 이것은 자원봉사정보안내센터의 인력이 6명 분으로 부족한 탓이다. "정보의 제공과 관리의 허술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단체들의 컴퓨터보급과 통신교육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정보의 신속한 수집과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정보안내센터 이현원씨는 지적한다.
사회복지관계자들은 전문자원활동을 조정 관리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이 계속 지적되고 있다.
아직 전산망이 그 역할에는 못미치고 있지만 이 전산망을 통해 그 기틀이 마련되기를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 전산망에 들어가려면 통신에서 하이텔과 유니텔에 접속해 go VINET을 입력하면 된다(문의 자원봉사정보안내센터 02-713-2553) 올해 7월부터는 인터넷 사이트(http:\bbs.vtnet.org)도 개설돼 해외에서도 국내 사회복지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노윤미 기자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