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1] 인권회복을 향한 한일 장애우의 또 하나의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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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화제 속에 진행된 제3회 한일장애인국제교류대회
인권회복을 향한 한일 장애우의 또 하나의 발걸음
8월 16일부터 3발 4일간 인권회복과 차별철폐 촉구
"장애우의 인권"을 주제로 제3회 한일장애인국제교류대회가 8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4일간 국회와 삼육재활센터에서 개최됐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일본 장애우차별과 싸우는 전국공동연합이 장애우복지의 오늘과 미래를 되돌아보는 자리로 매년 8월 공동주최하고 있는 이 행사는 한국과 일본에서 매회 번갈아 개최되고 있다. 지난 1, 2회 대회에 비해 형식은 간소화하되 참가자들의 실질적인 교류 내용이 보다 알차게 이뤄지도록 계획된 것이 특징인 이번 대회는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양측 대표자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김성재 이사장은 기조강연에서 "장애우가 가진 생물적, 사회적인 두 가지 생명과 이와 직결된 인격적 존엄성, 동등한 사회참여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이번 교류대회를 통해 양국 장애우 인권이 더욱 신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이자 "타치가와 개호협회" 간부인 노구치토시하코 씨는 "최근까지 일본은 개인을 단위로 한 사상이 없었기 때문에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았다"며 "고용자가 정신지체인에 대한 학대나 임금미지불, 사기 등을 저지르는 일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장애우 개인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인식의 뿌리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기념식 후 만찬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성재 이사장을 비롯, 서울시 김희완 정무부시장과 참여연대 박원순 사무처장, 한국뇌성마비복지회 김학묵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53명의 일본 참가자와 49명의 한국 참가자들은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축배를 들기도 했다.
저녁만찬 후 행사장인 삼육재활센터(경기도 광주)로 옮긴 한일 양국 참가자들은 여장을 푼 뒤 17일 세미나를 진행했다. 고용, 교육, 장애여성, 사회환경 네 개의 주제를 놓고 벌어진 이날 세미나에서는 뿌리는 같지만 서로 다르게 차원의 대안을 찾기 위해 진지한 논의가 계속됐다.
장시간동안 진지하게 장애우문제의 전반적인 논의를 하느라 지친 참가자들에게는 신나는 "문화의 밤" 공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몽학교 어머니 사물놀이팀이 화려하게 문을 연 이날 공연은 이에 뒤질세라 일본측 참가자 사노타케가즈는 기타를 치며 멋진 노래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중앙대 수화동아리 손짓사랑의 수화공연, 톱연주가 흥겹게 어우러진 이날 문화공연장에서 참가자들은 한일, 남녀가 사이좋게 뒤섞여 앉은 가운데 통역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활발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대구와 서울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직원들도 "진도아리랑"과 "바위처럼"을 부르며 간단한 율동을 선보여 큰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다음날인 18일에는 전날 세미나 주제이기도 했던 고용, 교육, 장애여성, 사회환경의 국내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기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관심영역에 따라 정립전자, 곡교어린이집, 지하철 3호선과 5호선, 나눔의 집 등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 특히 지하철 타기는 모든 참가자들이 애초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한 일이긴 했다. 그런데 미리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사실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역무원들이 리프트를 작동하는 법도 몰라 당황해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장애우복지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결국 참가자들은 자원활동자들에 들려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정신대 할머니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나눔의 집을 방문한 일본장애여성들은 한국 정신대할머니들이 받기를 거부했던 민간기금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갖기도 했다. 견학을 마치고 조별로 민속촌과 에버랜드, 경복궁과 청와대와 서울시내를 관람하며 일본 참가자들에게 한국 참가자들은 자세한 설명을 하거나 선물을 주고받기도 했다.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며 시작된 친선의 밤 행사는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인해 야외에서 계속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주최측이 마련한 파전과 두부김치 등으로 즉석에서 간이무대를 마련, 또 한차례 신나게 어우러지는 한마당을 마련했다.
양국 참가자 가운데에는 1, 2회에 이어 꾸준히 찾은 사람들이 절반 정도를 차지해 서로 반갑게 안부를 주고받았던 참가자들은 처음으로 같은 방에서 생활하면서 함뿍 정이 들어 헤어질 때 간혹 눈물지으며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 참가자 가운데에는 장애우언니와 함께 온 자매 참가자도 있었는가 하면 일본에는 타나카 히로에씨와 타나카 카주히로 부부가 참가하기도 했다. 최숙씨를 비롯한 5명의 덕성여대 일문과 학생들도 통역자원활동자로 참가해 인기를 모았다.
최근 일본에도 장애우에 대한 임금 미지급, 폭행, 그리고 연금 횡령 등 여러 가지 장애우인권을 탄압, 침해하는 많은 사건이 발생했다. 그 내용에 있어 한국의 장애우현실도 다르지 않은 얼굴을 갖고 있다. 따라서 양국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얻은 장애우 인권회복을 위한 서로의 다짐과 사회에 대한 호소와 요구를, 공동으로 작성한 선언문을 통해 밝히는 것으로 19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 우리는 양국 장애인의 인권복장과 인권증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해줄 것을 촉구한다.
2. 장애인의 인권 보장은 완전한 사회 참여와 차별이 사라져야 가능하며 이를 위해 양국 정부와 국민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완전 참여는 장애가 있어도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 똑같이 사회 속에서 통합되고 교육 노동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3. 경제가 어려워져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의 인권과 소득은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제 불황을 핑계로 장애인 고용을 회피하는 기업의 움직임은 중지되어야 한다.
4. 장애인을 이용하여 개인의 부를 축적하고 장애인 인권을 유린하는 시설장과 사업주가 생기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이러한 부정을 생기게 하는 시책을 시행한 것을 깊이 반성하고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
5. 장애인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진정한 복지사회가 아니다. 우리는 한일 양국에서 장애인 인권이 보장되도록 협력해서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우리의 뜻에 양국 국민들이 협조해 줄 것을 호소한다."
글/한혜영 기자
사진/ 윤선애 객원기자
"더 이상 물러서지 맙시다"
대회 셋째날인 18일 오후 한국과 일본의 부모 네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한섭씨와 부인 허순이씨, 아들 성규(정신지체), 민규, 임용옥씨와 아들 세훈(자폐)씨, 이케다 마치요씨와 아들 마도까(자폐)씨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난 2회 나고야 대회 때 처음 만나 양국 장애우교육의 현실과 이를 개선시켜나가기 위한 부모운동의 다양한 방법에 대해 열띤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글/ 노윤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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