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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정신지체인도 다양한 선택을 할 권리가 있다

[전정옥의 정신지체인 성 이야기 4]

본문

또 하나의 선택, 동거
20년 전만 해도 자녀들이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고 동거를 하거나 사실상의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결혼에 관한 다양한 선택들이 가능해졌고 많은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정신지체성인들에게는 동거와 같은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부모들 스스로 결혼은 불가능하고 성관계도 불가능하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과 경험을 함께 나누고, 서로 따뜻하게 감싸주고, 키스를 하고 손을 잡을 수 있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친구나 특별한 관계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 라는 또 다른 이름의 살맛 나는 삶일 것이다.
  특별한 관계라는 것은 반드시 성관계를 포함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고 친밀하고 서로가 중요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뜻한다.

  결혼을 꼭 성관계와 연관지어서 생각해서는 안된다. 성관계가 결혼계약서의 일부분이어서도 안된다. 파트너와 애정있는 관계를 지속하고, 그래서 그들 사이에 성관계를 했다면 임신의 두려움 없이 대처할 수 있다. 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들은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장소를 찾을 것이다. 그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애정이 풍부한 커플들에게 부끄러움 없이 사적인 장소에서 성관계를 갖거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러한 기회가 차단된다면 함께 있기 위해 남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고 결국은 둘 사이의 불신과 불안, 초조 등으로 파경을 맞게 될 것이다.

  많은 부모들은 동거와 같이,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부관계를 갖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모들이 갖고 있었던 도덕성, 가치 등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비장애우들에게 동거와 같은 선택들이 수용된다면 그것을 적어도 정신지체인 커플에게도 적용을 시켜 그들을 이해하고 수용하기를 원한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성관계가 부부생활의 전부가 아니라 중요한 일부라는 것을, 그리고 성이라는 것이 우리 삶의 에너지이고 원천이라는 것도…. 따라서 정신지체성인에게 그러한 것을 부정할 아무런 이유를 우리는 갖고 있지 않다.

 또 다른 선택, 동성애

 아마도 동성애는 우리 사회의 가장 주된 성에 관한 금기사항 중 하나로서 여전히 질병의 일종인 것처럼, 또는 변태성욕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움직임이 있다.
  첫번째로 가장 종교적인 집단에 그들 자체의 동성애인권옹호모임이 있다는 것이다.
  주요 교단들이 최근 10년 동안 동성애자들의 권리에 대해 토의를 해왔고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인정하는 필요성에 대한 협정서가 만들어졌다.

호주는 매년 3월에 2주 동안 동성애축제가 열리고 마지막 날에 시내 행진을 한다. 특별하고 기괴한 사람들이 아니라 함께 어울리는 축제로서 화려하게 치러진다. 다양한 동성애모임 중에 게이, 레즈비언장애우모임도 있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두번째로는 최근 수년 동안 동성애는 질병인가에 대한 끊임없이 의문과 연구가 제기되어 왔다. 의사, 치료사 등을 포함한 전문가집단들의 태도를 일반화시키는 것은 아직 여론 수렴이 안되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수많은 전문가집단은 이제 동성애를 더 이상 치료해야 할 병으로 보지 않는다. 이것은 개업의사들이 동성애를 여전히 정신적 또는 심리적인 상담이 필요한 질병의 한 형태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 개업의사들은 동성애를 일탈행위로 취급하거나 성기능 장애 문제로 치료해야 한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동성애에 관한 기본적인 초점은 동성애 그 자체는 해로운 행위가 아니고 동성애적인 사람에 대한 박해에 있다.
  동성애로 이끄는 성향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동성애는 유전적인 요소에 의해 비롯된다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염색체 차이 때문이라고도 한다. 환경과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도 한다. 이러한 요인 중에 어떠한 요인이 사람을 동성애적인 성향으로 이끄는지 확신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특히 이러한 개념은 사회와 격리된 시설에서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시설에서는 동성과의 섹스나 자위보다 이성과 섹스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성애 정신지체인들은 그들의 성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즐기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정신지체인을 위한 동성애의 이해
  
  정신지체인들에게 성적인 취향에 있어서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데 가장 간단한 방법을 살펴보자. 동성애자인 사람은 남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나, 여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더 좋아하는 여자를 말한다. 남자와 여자와도 성관계를 갖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양성애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애자들이다. 즉 남자나 여자나 지신과 다른 성과 섹스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젊었을 때 특히 청소년시절에 동성애 경험이 있다. 소년은 소년과, 소녀는 소녀와 성행위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아마도 자신과 다른 성에 대해 알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동성애 남자를 표현하는 말은 게이(Gay)이고 동성애 여자는 게이, 때때로 레즈비언(Lesbians)이라고 불린다.

  모든 사람들과 같이 장애우들의 대부분은 이성애이다. 그러나 몇몇은 동성애이거나 양성애이다.
  하지만 이성애인 사람일지라도 사회와 분리되어 있는 시설에 거주하거나 이성과의 만남에 있어 필요한 적절한 사회적 기술 등의 도움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래서 이성과의 관계가 어색해지면 동성애적인 경험을 갖곤 한다.

  그러나 단지 이 사실이 그들이 미래에 동성애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때때로 부모들은 자녀들이 동성애 관계에 있는 것을 알고 무척 괴로워한다. 그러나 한 사람에 의한 또는 여러 사람들의 착취만 없다면 동성애관계는 단순히 성적인 실험이고 욕구이고 해가 없다는 사실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부모나 보육사들이 죄의식과 두려움을 느껴 파생되는 문제들이다. 동성애적인 행위는 불행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부분적으로 동성애가 허용이 된다면 정신지체성인도 똑같은 권리가 없다는 것은 이유가 안된다.

  일반적으로 야기되고 있는 것은 성의 착취이다. 이것은 동성애나 이성애관계에 있어서도 똑같이 야기되는 문제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장애우든 비장애우든 공중화장실이나 그들이 살고 있는 시설에서 동성애적인 행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부모나 보육사들이 그들에게 역할놀이(Role play)와 같은 행위를 통해 동성애의 가능성에 대해 알려준다면 덜 무서워하고 덜 상처받을지도 모른다.

 죄의식과 두려움으로 인한 문제들
  
당신의 아들이 공중소변기 앞에서 남의 주의를 끄는 행동을 하는지,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소변을 보는지 우선 체크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소변을 볼 때 팬티를 벗고 소변을 본다면 아버지나 남자보육사가 공중화장실에 가서 팬티를 벗지 않고 소변을 보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성이나 통합에도 도움이 되지만 더 안전하게 아들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이다.

  청년기의 정신지체학생들은 화장실에 함께 어울려 가기를 좋아한다. 매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가서 성기를 만지고 오거나 친구들하고 크기를 재는 경우도 있다. 지퍼를 내리고 소변을 보지 못해 항상 츄리닝 바지만 입고 오는 학생이 "선생님, 친구가 막 잡아당기고 만져요"라고 고자질(?)하였다.

  다른 학생보다 노출이 더 많아 다른 학생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고, 방어하는 방법을 몰라 당한 일이었다. 그 이후로는 남자 소변기에서 용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에 들어가서 보는 습관이 생겼다.
  다른 한편으로 여성들은 항상 공중화장실에 따라 갈 수 없기 때문에 동성애적인 활동이 매일의 생활 속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때때로 수용시설에서 정신지체인을 돌보는 사람들 중에는 시설 안에서의 동성애적인 행위에 대해 허용적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임신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 그들의 책임한도 내에서 신체적인 접촉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들이 그들의 보호 속에 있는 사람들을 동성끼리 애정행위를 했다고 질책하는 것을 보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이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는 여성끼리 손을 잡으면 대부분 동성애라고 생각한다. 늘 시설 안에서 손잡고 다니는 것이 허용이 되다가 지역사회로 나들이 갔을 때는 손을 잡는 행위 때문에 질책을 받으면 어떤 행동이 시설 안에서는 허용되고 지역사회에서는 무엇이 허용되지 않는지 그 차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혼돈스럽다. 정신지체성인들에게 어떤 행동이 동성애적인 행동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직원들은 그들이 현재는 시설 안에서 거주를 한다 할지라도 언젠가는 독립하여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회에 통합되는데 필요한 행위들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만약 그들이 동성애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있다면 동성애자를 만나더라도 해결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터득하고 있을 것이다.
동성애에 대한 가장 많은 질문은 "그들은 어떻게 섹스를 해요?"라는 질문이다. 그럴 때 회피하지 말고 아는 한도 내에서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정신지체성인들도 동성애적인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 권리가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또한 다음과 같은 사실도 설명을 해준다. 서로 사랑을 하는 동성애 파트너는 섹스를 하면서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고, 다른 이성애자들이 느끼는 것처럼 똑같이….

작성자전정옥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모임 사무국장)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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