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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4] 이제 보호작업장을 거부한다

지원고용의 현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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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장애우고용, 이제 돌파구를 찾자

 

이제 보호작업장을 거부한다


 지원고용의 현장을 찾아서

 


결근, 지각없는 사업장의 보배들


  거울 강동구에 위치한 남성복 제조업체 (주)본막스에는 2백여 명의 일반근로자와 함께 10명의 장애우가 일한다. 청각장애우와 뇌성마비장애우가 각각 1명씩이고 나머지 8명은 모두 정신지체장애우들이다. 이 가운데 강훈군은 여전히 갑자기 춤을 추거나 소리를 질러 작업의 흐름을 끊어 놓는 사건을 벌이곤 하지만 이제 다들 근무 경력이 어느 정도 쌓였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없이 잘 적응해서 생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처음에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이 시행한 지원고용 프로그램에 의해 92년도부터 장애우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봉제업체는 사람의 손을 일일이 거쳐야 하는 단순 반복적인 공정이 많아 일반 근로자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가버려 이직률이 높았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처음 장애우를 고용하기로 결정할 때 망설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장애우 근로자들은 이들 업체에 보배같은 존재가 됐다. 이 업체 조성환 사장은 "장애우 근로자들은 일단 결석이나 지각이 없고 잔업을 해야 할 때도 싫증내지 않고 계속 열심히 일해 다른 일반 사원들에게 이들을 본받으라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고 만족해했다.
  복지관 직업훈련과 김형완 대리는 "복지관 훈련프로그램이나 보호작업장에서 하던 작업 수준에 비해 육체적으로 많이 고되긴 해도 자신과 회사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고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여다보면서 자신에게도 직장이 생겼다는 사실을 굉장히 뿌듯해 한다"고 전한다.
  이들이 이렇게 별문제 없이 이 사업장에서 나름의 몫을 제대로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업체 관리자들의 전폭적인 이해뿐만 아니라 복지관 직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러한 방식은 이제 지원고용 프로그램으로 안착되어 복지관이 취업을 알선하면서 연계된 20여 개 사업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이 시행하고 있는 지원고용의 단계별 과정은 이렇다. 일단 기업체에 정신지체 근로자들이 갖는 여러 장점과 지원고용제도를 설명하는 공문을 발송한다. 업체에서 채용의사를 밝히면 복지관 담당직원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서 다양한 직무들을 분석한다. 그리고 복지관에서 직업적응훈련을 받고 있는 장애우들 가운데 적합한 대상자를 선정한다. 첫 출근 날부터 복지관 직원이 직업코치가 되어 직접 현장에 같이 나가 평균 일주일 여의 기간동안 함께 생활한다. 그 동안 화장실 위치나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사업장의 일상적인 일정을 몸에 익히도록 함은 물론이다. 또 같이 일하는 주위 동료나 관리자들에게  개개인의 특성과 성격을 설명하고 세심한 배려를 구하는 일도 한다.
  김형완 대리는 "일손을 필요로 하면서도 단순히 정신지체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꺼리는 업체 관계자들에게 복지관 직원들이 일정 기간 동안 직접 현장지도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그런 일도 해주냐"면서 반색을 표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업체들의 대부분 곧 채용의사를 밝혀온다. 그러나 "우리 회사에 들어온 이상 우리가 알아서 지도할 것이고 여러 모로 작업에 방해가 되니 오지 말라"는 반응을 보이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런 곳일수록 별다른 노력 없이 다시 장애우들을 복지관으로 돌려보내 장애우들에게 작지 않은 상처를 안겨주기도 한다.


 

호텔에도 정신지체인에게 적합한 직무는 있어


   현재의 각 복지관 상황에서 지원 고용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담당자들이 갖는 업무 부담이란 것이 만만치는 않다. 서울복지관 같은 경우에도 업체개발을 위해 인근 강동구, 송파구, 성동구와 멀리 하남시와 구로공단까지 6백여 개 업체에 공문을 발송한다. 이후 일일이 전화 확인하고 채용의사를 밝히면 사업장에 함께 출근해 현장지도를 해야 한다. 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보호작업장과 직업훈련과정까지 담당하면서 말이다. 서울복지관도 직원 두 명이 이러한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더욱이 아직까지 단종 혹은 종합복지관과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사이에 업무효율화를 위한 노하우 등의 정보교류의 장이나 업무협조체계가 마련되자 않고 있어 문제다.
  현재 "장애인 고용 관련 특별비용 지원기준"상에는 현장에서 정신지체인의 작업환경과 직무적응을 돕는 직무지도원을 정신지체인 5명당 1명 둘 경우 정부가 월 50만원의 수당을 사업체에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지원수준으로는 업체에서 충원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편 정신지체인 직업영역확대사업을 94년부터 꾸준히 벌여온 장애인고용촉진공단도 96년도에 20여 명을 현장실습을 시킨 결과 13명이 취업되는 성과를 보였다. 특히 서울중부사무소의 경우 맥도날드에서 청소와 고기굽기 등의 업무에 4명이 실습훈련을 한 결과 1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힐튼호텔에서 현장실습 후 식기세척업무에 1명이 취업했다. 이밖에도 광주지역에서는 (주)스콘베이커리의 제빵 포장일에 2명이, 서울 종로복덕방에서 생산과 운반일을 하는데 2명의 장애우가 취업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중부사무소 한 관계자는 "정신지체인의 직장적응기간은 평균 5.24개월로 작업능력은 일반인의 60∼70%라고 사업주나 관리자들은 평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특별히 편의시설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싫증내지 않고 열심히 하는 정신지체인들은 그러한 단점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는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업체에서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한혜영 기자

 

 

작성자한혜영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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