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인에게도 결혼은 소중하다.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정신지체인에게도 결혼은 소중하다.

[전정옥의 정신지체인 性이야기 3]

본문

결혼 1년이 지난 새댁이 있다. 남들 눈에는 다운증이라고 볼 수 없는 아주 경미한 장애만 가지고 있는 새댁이다. 부모님의 소개로 약 6개월의 연애를 거쳐 작년에 결혼을 했다. 신혼 초에 한 번 유산한 경험이 있고 현재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을 한다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상담을 요청을 해왔다.

 

아이를 어떻게 갖는지 어느 누구도 안가르쳐준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결혼한 지 1년이 지난 새댁은 평소 궁금했던 사실들을 다 털어놓았다. 생리가 끝나자마자 성관계를 하면 아이가 생긴다고 하는데 맞는지, 뚱뚱하면 아이가 안생기는지, 하루에 관계를 많이 하면 더 잘 생기는지, 지금은 관계를 해도 안생겨서 한 달에 한두 번밖에 성행위를 안한다는 등의 이야기들이었다.

  다행히 그 새댁은 배운 대로 달력에 생리 시작일부터 끝나는 날까지 기록을 막대기로 표시해서 생리주기, 배란기 등을 가르쳐주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친정 근처에 살면서 남편을 위해 반찬을 준비하고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온전한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느껴졌다. 


여성이 된다는 것


  정신지체 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에게 초경이란 여성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성공적으로 잘 성장하였다는 긍정적인 표시를 의미한다. 월경을 한 그 순간부터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것, 즉 아기를 임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정신지체 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에게 초경이란 여성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성공적으로 잘 성장하였다는 긍정적인 표시를 의미한다. 월경을 한 그 순간부터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것, 즉 아기를 임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적어도 아홉 살부터 초경에 대비하여 교육과 훈련을 시켜야 한다. 어머니나 언니가 생리대를 사용하고 브레지어를 착용하는 등의 신체적인 변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 자신의 변화에 익숙해지도록 배려해야 한다. 초경은 가슴이 나오고 음모가 생기고 난 뒤에 시작되므로 자녀의 발달에 대해 세심하게 지켜보아야 한다.


  많은 부모들이 정신지체 자녀가 생리대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의심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지체 자녀가 어머니, 언니 등의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면 생리대를 처리하는 것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도 더운 여름에도 갓난아이들이 사용하는 기저귀를 하루종일 착용하고 있는 정신지체 여학생이 있는가 하면, 매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가서 패드를 가는 여학생과 엉덩이가 짓물러있거나 헐어서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1. 생리대 처리하는 법을 알려주기 전에 먼저 생리 양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생리대를 구입해놓고 가정 내에서도 일정한 장소에 항상 생리대를 넣어둔다. 그리고 생리대를 넣어둘 수 있는 지갑, 주머니 등을 가방 속에 항상 비치해두고 생리가 시작되는 날, 끝나는 날 등을 달력에 표시하는 법을 알려준다. 뒷물할 때, 대변보고 밑을 닦는 습관도 앞에서 뒤로 닦는지 뒤에서 앞으로 닦는지 체크한다(세균 감염 염려). 또한 생리기간 동안에 특별한 증상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2. 생리대 종류를 선택한다.
함께 슈퍼마켓이나 약국에 가서 자신이 사용할 패드를 사는 것이 좋다. 생리대에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패드와 탐폰이 있다. 탐폰을 사용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탐폰을 사용하는 정신지체인 중에서 생리가 끝났는데도 빼내는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너무 오랜 동안 착용할 경우에는 질병에 걸리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한 열이 있거나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탐폰 사용을 중지해야 하며 탐폰만 사용하기보다는 생리의 양이나 활동량에 따라 패드와 교대로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특히 대부분의 정신지체인들이 자신이 본 것, 경험한 것만 믿는 경우가 있으므로 매스컴을 통해 이미 익숙해진 패드와는 달리 탐폰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실험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 사용할 때에 도움이 된다. 탐폰을 물이 담겨져 있는 컵 속에 집어넣고 탐폰이 물을 흡수하는 과정을 지켜보도록 한 후 생리기간에 탐폰이 피를 흡수하는 과정을 연관시켜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다.

  3. 생리팬티 또는 거들을 입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생리기간 동안에 불안해서 잠을 거의 자지 못하거나 안절부절못하는 경우가 많다. 안심하고 작업에 임할 수 있도록 생리팬티나 거들을 착용하도록 한다.

  4. 자꾸 패드를 벗어버리는 때는?
  초경이나 생리 초기에는 패드가 익숙하지 않아서 심지어 남들 앞에서 패드를 벗어버리거나 화장실에 가서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큰 면팬티 중앙에 패드를 넣고 꿰맨다.
  패드를 갈아 끼우는 것과 똑같이 팬티를 벗으면 되는 것이다. 패드에 차츰 익숙해져서 패드를 벗어버리지 않게 될 때까지 반복한다.
 

정신지체인들에게도 소중한 결혼의 의미
 
  정신지체인 수용시설에 살고있는 40대 남녀가 결혼하기를 원했으나 의사는 그들이 결혼은 할 수 있어도 부부관계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런 사례도 있다. 26살이 된 정신지체 여성이 같은 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40대 남성과 결혼하기를 원했으나 그 남성의 아버지는 불임수술을 받지 않으면 두 사람의 결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의 어머니는 둘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결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은 갖고 있으나 딸이 결혼을 위해 수술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백 명이 넘는 정신지체인들이 살고있는 수용기관의 경우에도 어렸을 때부터 모든 생활일정에서 자연스럽게 남녀가 분리되어 있어서 성에 관한 어떠한 문제도 일어날 수가 없다. 26살의 한 경증 정신지체 남성은 "결혼을 하기 위해 저축은 하고 있지만 제가 결혼을 할 수 있겠어요?"라고 반문한다.

  이렇게 결혼이라는 것은 정신지체 남성이나 여성 그리고 부모들, 모두에게 어려운 결정이다. 결혼이라는 것이 비장애우들에게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아닌 것처럼 정신지체인들에게도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 비슷한 예로 십대의 결혼은 20, 30대의 결혼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많다는 통계가 있다. 마찬가지로 정신지체인들이 결혼하기를 원한다면 좀더 성숙해져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성인들에게는 성공적인 결혼에 대한 기준들이 있다. 비장애우들의 결혼보다 더 많은 지원과 도움이 필요한 정신지체인들의 결혼에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기반이 된다면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첫째, 연애 중인 커플을 적어도 20대 후반이나 30대에 결혼을 할 수 있도록 연기시킨다면 둘째, 커플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충분한 수입이 있다면 셋째, 자녀들이 없다면 넷째, 파트너들이 결혼 전에도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고 행복한 상태에 있다면 다섯째, 정신지체 자녀들이 결혼생활의 좋은 본보기로서 배울 수 있을 만큼 그들의 부모들이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면 등이다.

  이외에도 커플이 사는 곳이나 가까운 곳에 부모, 친척, 친구 등과 같은 지원체계가 형성이 되어 있다면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 지원체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이 가까이 있는 곳에 사는 것은 도움을 받기도 쉽고 부모들이 각종 지원을 해주기도 편리하다. 부모들 또한 외롭고 따분하게 사는 독신자녀를 돌봐주는 것보다는 행복하게 열심히 사는 부부를 도와주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들에 의해 계획된 결혼보다는 그들 스스로 결정한 결혼생활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커플은 결혼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결혼이나 약혼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찾고 그러한 진행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서로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도와주는 방법 등을 배우기 때문이다.
 

출산에 대한 동등한 선택권을 주어야


  정신지체 성인이 부모가 될 수 있는가에 관한 질문들은 인간의 권리라는 측면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즉, 부모가 된다는 것은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인가, 또는 인간이면 누구나 부모가 되어야 할 권리가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 생각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불임부부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아기를 갖기 위해 5년, 10년씩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에 버려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입양하기를 적극 권장하기보다는 자신의 자녀를 갖기 위한 노력을 지속시키고 있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가진다, 또는 가지지 않는다 등을 자유롭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면서 정신지체 부부인 경우에는 전혀 선택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들의 자녀가 정신지체 아동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지 아니면 성공적인 가정보다는 실패한 결혼생활을 더 많이 보았기 때문인지 또는 그들이 자녀를 키울 능력이나 준비가 안되어 있기 때문인지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채로 말이다.

  정신지체 성인이 부모가 될 수 있는가에 관한 질문들은 인간의 권리라는 측면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즉, 부모가 된다는 것은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인가, 또는 인간이면 누구나 부모가 되어야 할 권리가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 생각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불임부부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아기를 갖기 위해 5년, 10년씩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에 버려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입양하기를 적극 권장하기보다는 자신의 자녀를 갖기 위한 노력을 지속시키고 있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가진다, 또는 가지지 않는다 등을 자유롭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면서 정신지체 부부인 경우에는 전혀 선택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들의 자녀가 정신지체 아동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지 아니면 성공적인 가정보다는 실패한 결혼생활을 더 많이 보았기 때문인지 또는 그들이 자녀를 키울 능력이나 준비가 안되어 있기 때문인지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채로 말이다.


  우리는 사회복지사 등의 개입이 없이는 자녀를 잘 돌볼 수 없는 부모들과 한편으로 양육에 최선을 다해도 부모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안겨주는 자녀들을 종종 본다. 현대사회에서 자녀양육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에서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할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정신지체 부부에게 부모가 된다는 것을 격려하기보다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만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정신지체 성인이 부모가 된다는 사실의 초점은 정신지체인부모를 둔 자녀들이 다른 자녀들보다 사회적인 자극, 기회 등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외국에서는 정신지체 부부가 자녀를 키울 경우에는 다양한 지원체계가 발달되어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까지는 일반 가정에서 지내다가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는 정신지체 부모와 함께 생활을 해서 부족한 사회적 자극, 기회 등을 보충해주거나, 유모를 고용할 수 있는 경제적 지원 또는 지역사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방과 후 지도, 주말취미활동, 종일탁아제 등을 제공해준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정신지체 부부들이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결정이 아닐 수도 있다.


  몇몇 정신지체 성인을 둔 부모들은 또 정신지체 자녀를 낳을까봐 걱정을 한다. 그러한 걱정에 대해서는 유전상담이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정신지체 장애를 가지는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부모들을 이러한 면에서 도와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신지체 성인들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거나 또는 갖지 않는다고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하며 그들이 아이를 갖기를 원한다면 장애아동이 태어날 가능성도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또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을 구성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조카나 친척들의 아이를 며칠 동안 데려와서 함께 놀아주고 밥을 먹이는 등의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느낄 수 있다.


  또는 자녀 없이도 행복하게 잘 사는 부부 등을 만나서 이야기하게 하는 것이다.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을 경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가정에서 강아지, 고양이, 새 등과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다. 자녀가 자연스럽게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애완동물과 관련된 여러 가지(예방 접종, 목용, 대소변 등)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은 후에 그들이 자녀를 키울 때 간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도 정신지체 성인들에게 결혼과 부모가 된다는 것은 남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사항이며 삶의 질을 결정해줄 수 있는 문제가 될 것이다. 당신의 자녀들에게 결혼을 할 수는 있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야 되는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어느 누구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잘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작성자전정옥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모임 사무국장)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박혜연님의 댓글

박혜연 작성일

우리나라의 지적장애인들은 결혼해도 끼리끼리 결혼하지만 북한의 장애인들은 신체장애인들이 아닌이상(여기서 신체장애인들은 눈에 안띄는 시각장애인들이나 청각장애인들 혹은 소아마비장애인들을 말함.) 지적장애인들이나 발달장애인들은 평생독신임~!!!!!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