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2] "인권은 여성의 권리이며,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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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2] 국제장애여성리더쉽포럼 참가기
인권은 여성의 권리이며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
지난 6월 16일부터 20일까지 최초로 장애를 가진 여성을 위한 국제리더쉽포럼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82개국 614명이 참여한 이 포럼은 1995년 북경세계여성대회에서 채택되었던 행동강령의 이행사항을 검토하고 네트워크 형성과 그 의의를 지속시키기 위하여, 또한 여성장애우의 힘과 교육 그리고 변화를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었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여성분과 빗장을 여는 사람들을 주축으로 12명의 여성이 참여했다. 워싱턴 포럼에서 논의되었던 세계의 장애여성의 현실을 짚어본다.
여성장애우 역량 키우기 위해 개최
어떤 포럼은 세계장애인연구소(World Institute Disabilities : WID)가 주관하고 국제재활협회(Rehabilitation International : RI), 모빌리터 인터내셔널 유에스에이(Mobility International USA : MIUSA), 세계장애인 연구소(WID)가 주최조직이 되어 포럼을 이끌었다.
세계의 장애여성들이 한 곳에 모여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 위해 기회의 장을 마련한 노력과 그 반응은 놀랍고 역사적인 것이었다. WID, RI, MIUSA의 미국지회 실무진들은 북경여성대회에서 장애여성들의 삶의 문제를 공유했던 열기를 지속시키기 위해 지도력 훈련, 네트워킹, 실제적 정보의 교환을 논의하기 위한 기획과 섭외를 시작했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 부인 힐러리 로드헴 클린턴이 명예대회장을 수락했으며, 미 특수교육 프로그램과 재활서비스국의 담당 차관보인 쥬디스 휴먼(지체장애, Judith E. Heuman)과 미국 사회보장국 장애인위원회 의장인 수잔 다니엘(Susan Daniels), 두 장애여성이 포럼의 공동의장이었으며 총관리자는 미국 RI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각장애여성 캐시 마티네즈(Kathy Matines)였다.
국제 장애우 교류 및 연구 프로그램을 다루기 위해 만든 2,000프로젝트와 관계된 장애단체들이 그들의 공동지원금을 이 행사를 준비하는데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또한 두 공동의장은 미국 교육부와 사회보장국에서 다른 부처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회의를 이끌어내어 미정부기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정부 산하의 20여 개 기관들이 후원자로 참여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어서 국제조직인 U.N, 국제노동기구(I.L.O), 국제재활협회(R.I), D.P.I. 외에도 많은 민간단체가 후원단체로 참여했다.
포럼의 내용과 형식은 세계 곳곳에서 권익 확보를 위해 성공적 활동을 한 장애여성들의 체험과 그 운동방법들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이니만큼 장애여성들이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정당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매일 각기 다른 주제를 선정하여 오전에는 그 날의 주제와 관련한 기조연설과 발제가 있었고 오후에는 주제를 세분화시켜 워크숍이 6개 분과로 나뉘어 열렸다. 저녁에는 그 날의 주제와 다르지만 필요로 한 내용들로써 의사와의 대화시간, 각 지역별 만남, 기타 장애와 관련한 특별한 시간(Special Sessions)이 고정적으로 진행되었다.
저녁식사 시간 이후에는 비디오 상영, 친교의 시간 등으로 한 시간도 낭비되지 않고 프로그램이 편성되었다.
드러나지 않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잊지 말자
첫째 날 "리더쉽의 양상들"에 대한 미국 최초의 여성국무장관인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Albright) 장관의 기조연설로 시작되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95년 북경여성대회에서 자신에게 장애여성 텐트에서의 경험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며 "그때와 동일한 메시지와 변화 없는 정신으로 장애를 가졌든 가지지 않았든 모든 여성은 지구상의 어떤 사회든지 완전한 참여를 주장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었다"고 선언했다.
그는 장애우정책에 대해 언급한 후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사회가 완전하게 끌어안는 문제를 진전시키고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제거하기 위한 유엔 헌장과 같은 행동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도나 살랄라(Donna Shalala)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휠체어를 탄 인형 바비돌이 잘못된 설계로 인해 바비드림하우스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한 고등학생이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의 현실이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면서, 모든 장애여성이 좋은 교육과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려면 여러 면에서 작은 변화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제도, 정책, 정책입안자 등에 있어 기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이것은 우리의 사고와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마리아 렌토(Maria Rantho) 남아공화국 국회의원은 장애우 권리찾기 운동이 인종분리정책과 어떻게 연대해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강렬하고 인상적인 연설을 해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그는 "1976년 소웨토항쟁에서 경찰의 저격 등으로 장애를 입은 사람이 발생했고 그들의 활동으로 장애우에 대한 사람들의 정서가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1984년에 남아공 장애우 상임위원회가 창설되었다. 그리고 1994년 4월에 있었던 남아공 최초의 민주적 선거에서 폭탄과 테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첫 투표권을 행사하러 온 장애우들의 긴 행렬은 사흘동안 텔레비전 화면을 채웠고 전국을 놀라게 했다. 그 참여의 결과 새로 선출된 아프리카 민족회의 정부는 남아공 개발주요대상집단에 장애우를 포함시켰다"고 강조했다.
둘째 날은 "교육과 장애여성 개발 원조"에 대해서 진행됐다.
미국 버클리에서부터 장애우의 자립생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고 이번 포럼의 공동의장으로 참여한 뉴디스 휴먼은 50년대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교육기회의 차별철폐와 장애를 가진 소녀를 위한 교육의 시급한 필요상에 대해 역설했다. 기본적 의무교육보다 높은 단계의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자원을 만들어야 하며, 장애여성들은 사회전반에 걸쳐 많은 역할 모델들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권은 여성의 권리이며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미국장애위원회 위원장인 마사 브리스토(Marca Bristo)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설 중 작은 호텔방에서 적은 수의 여성들과 함께 조직의 기초를 다지던 일, 전세계 여성들로 이루어진 연합체를 꿈꾸던 것에 대한 것과 페미니스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자신의 손을 잡고 "마사, 우리는 어느 곳으로도 갈 수 없어요. 당신이 어디든지 갈 수 있을 때까지는"이라고 한 말을 전할 때 회의장에는 잔잔한 감동이 돌았다.
아시아 장애기구 창설자인 일본의 나카시키 유키코는 장애여성을 대하는 아시아인들의 태도에 대한 보고를 했다. 그는 어머니가 늘 집에 있어야 한다는 책임 때문에 종종 장애아와 어머니 사이에는 강한 유대가 생기고 이것이 어떤 경우에는 어머니와 장애아의 동반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장애아가 태어나는 것은 언제나 어머니의 몫이지 아버지의 것은 결코 아니었다고 말했다.
셋째 날은 "건강과 가족"에 대한 주제를 다루었다.
뉴질랜드에서 온 세계정신의학수요자협회의 창설자인 메리 오레이건(Marry O"llagan)은 자신과 장애우들이 함께 성장한 경험을 알리기 위해 참석했다며 장애우가 지역사회에서 보호를 받을 경우 집안의 구석을 차지하기보다 집 뒤 포치에서 살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그들의 힘을 한데 모아 그 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적극적인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카라과의 레트비아 솔라르자노(Dr. Lesbia Solarzano) 박사는 "니카라과에서는 효율적인 정책의 부재로 인해 건강관리를 받지 못한 장애여성들이 수명대로 살지 못한다"는 사실과 함께 장애여성 건강에 대한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미국의 마샤 섹스톤(Marsha Saxton)은 자신은 "스피나 빌피다"라는 병을 가지고 태어났다며 인간염색체 연구의 윤리적 법률적 사회적 의미라는 주제를 가지고 나왔다.
여성장애우와 소녀들의 의견이 유전공학, 생명윤리, 보철디자인, 와우각 이식과 같은 인간공학, 장애아 낙태, 동반자살, 안락사 등의 우생학적 관행과 관련한 토론 정책에 명백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애여성과 자신들의 건강관리와 신체의 치료에 있어서 선택권을 가져야 하며 사회에 참여해서 적절한 역할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했다. 미신을 비롯, 어머니가 되는 권리도 누려야 한다고 했다.
넷째 날은 "고용"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공동의장인 수잔 다니엘은 "교육은 특히 장애우에게 있어 전문적인 직업과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우를 위한 "특별서비스"는 "특별한 사람"에게 "특별한 것"을 배워 "특별한 장소"에 취업하게 함으로써 낮은 기대 수치를 갖게 한다"며 장애우들이 할 수 있는 일과 하는 일이 서로 분리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일상의 시설을 설치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을 쓰면서도 한 사람의 장애우를 고용하는 문제를 생각할 때는 재빨리 비용을 강조한다. 우리는 특별하지 않은 정상적인 것들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을 주장해야 한다며 참석자들로 하여금 자기가 앉을 의자를 가져오지 않은 사람은 일어나게 하고 전기를 끈 상태에서 열변을 해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국제노동기구에서 나온 예비 메셀(Evy Messell)은 종종 장애여성은 교육기회에 있어 거부되거나 접근이 쉽지 않다며 고용기회에 따른 국제사회의 어려움에 대해서 연설했다. 세계장애여성들의 고용기회 확대를 위해 교육기회를 넓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우선은 능력 있는 개인이 차별받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하며 또 항상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비록 화풍기가 달린 휠체어를 탄 사람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잊지 말자고 주위를 환기시켰다.
마지막 날은 "의사소통과 기술"에 관하여 토론과 비디오 상영이 진행되었다.
미국 국립장애연구소에서 나온 케서린 셀먼(Katherine D. Seelman)은 과학기술과 장애우는 왜 밀접한 관련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과학기술과 정보는 고용과 사회와의 융화에도 초점이 되며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하고, 더불어 경제적인 면에서 삶을 윤택하게 하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장애여성들은 과학과 기술을 취득하고 옹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은 장애운동에 기술이 가미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도 연구중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방글라데시의 유니세프 교육부서에서 대중매체 작업을 담당하는 리나 길(Rina Gill)은 대중매체로 작업할 대 매체에서 비춰지는 장애, 특히 장애관련 기관에서 건강과 교육분야를 맞는 사람의 장애우에 대한 태도는 아주 중요하다. 또한 TV에서 비춰지는 장애우에 관한 부정적 장면은 특별한 사람만의 일인양 생각하는 태도였지만 긍정적 장면은 상황에 대한 상상한 책임감과 노력을 불러 일으켜서 인식의 차이를 보였다고 전했다.
데보라 케플린(Deborah Kaplan)은 통신에 대한 접근권을 강조하면서 미국에서는 1996년에 장애운동가들과 전화회사들 간의 협의로 전기통신법이 제정되었다고 말했다. 이 법의 제정을 계기로 화면전화기와 점자전화기의 보급이 많이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는 장애우들이 통신접근에 문제를 갖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에 대한 투자가 사회를 바꾼다
포럼 기간 동안 아동, 장애소녀, 장애여성은 항상 같은 개념 속에서 고려되었다.
유치원에서 휠체어를 탄 어린이가 무용복을 입고 교사도 다른 휠체어를 타고 나란히 무용을 하는 모습과 휠체어를 탄 공주님을 만나기 위해 왕자님이 성에 경사를 만들어주었다는 이야기의 동화를 비디오로 상영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통합사회를 지향하는 데 있어 조기교육은 필수이며 이것이 우리 만남의 초점이라고 나는 결론지었다. 그리고 이번 포럼은 여성들의 만남이라는 정서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이었다.
스웨덴 장애인 국제기구(SHIA)는 경험에 비추어 여성을 지원하면 한 가정을 지원하는 것이지만 한 남성을 지원하면 단지 한 사람을 지원하는 것일 뿐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여성들의 지도력에 대해서 이 포럼의 명예 대회장이었던 힐러리 러드헴 클린턴은 메시지를 통해 "여성에게 차별과 불평등이 적용된다면 안정되고 번영된 사회는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믿습니다. 제가 전 세계를 여행해 본 결과 소녀와 여성에 대한 투자가 지역사회의 변화를 가져오고, 그 지역사회는 또 다른 사회를 바꾼다는 것을 직접 목격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 좋은 지도자의 자질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다르지 않음을 인식시켜 참여까지 유도해내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나의 강점과 단점을 다른 사람들과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4박 5일 동안의 포럼 속에서 다양한 내용으로 녹아들어 있었다.
진정한 리더는 자기 속에 갇힌 내가 아닌 더불어 사는 정서를 아는 것이 우선되어야 함을 다시 깨달았고 이번 포럼에서는 리더로서 방법론적인 것보다는 사회전반의 다양한 부분들에 접근할 수 있었다. 장애운동과 여성운동에 있어 선배들의 체험과 이념을 공유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글/ 김광이 (빗장을 여는 사람들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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