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해외의장애우] (독일) 독일 장애우복지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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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해외의 장애우-독일]
독일 장애우복지의 두 얼굴
차량봉사제도와 간병보험제도
이동 완벽하게 보장하는 차량봉사제도
휠체어를 타는 장애우인 비테르만씨는 아내와 함께 수영과 쇼핑을 즐기는 수요일이 되면 우선 시 교통담당국 차량운행본부로 전화를 한다. 원하는 시간에 차를 보내줄 것을 예약하는 것이다.
그렇게 수요일 오후 2시 비테르만씨는 아내와 함께 예약된 자동차를 이용하여 스포츠센터에서 수영을 한 후 상점에 들러 쇼핑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장애우들이 겪고 있는 생활상의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이동상의 문제일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경제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독일의 "차량봉사제도"이다.
독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차량봉사제도"는 장애우들이 그들의 장애로 인해 가고자 하는 곳에 가지 못하거나 공공차량을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경우 독일 사회복지국에서 장애우들에게 적절한 봉사차량을 제공해주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장애우들의 개인생활을 만족시켜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더불어 사는 삶으로의 길을 열어주고자 독일의 여러 시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를 이용하고자 하는 독일의 장애우는 사회복지국에 신청해서 허가를 받으면 등록번호를 받게 된다. 그리고나서 차량봉사가 필요한 경우 전화로 시간약속만 하면 미니버스와 자가용 등 적절한 차량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차량운행 요청은 매일 오전 7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가능하며 물론 예약도 가능하다.
이 서비스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시 재정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무료로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도르트문트시 당국은 작년 한 해 동안 약 9억원의 재정을 이 서비스를 위해 지출하기도 했다.
현재 이 제도는 독일 각지에서 시 교통담당국과 지역단체 협력하에 비테르만씨와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중증장애우들에게 매우 유용한 도움이 되고 있다.
경제불황으로 간병비용 삭감
한편 95년부터 신설된 "간병보험제도"에 의해 결과적으로 간병비용이 크게 삭감되어 장애우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독일의 사회보장제도는 여러 가지 보험제도와 사회부조로 이루어져 있다. 사회부조의 하나로 95년 이전까지 독일 정부는 중증장애우의 병간호는 물론 집안청소, 목욕, 시장보기 등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해나가기 간병인이나 생활보조원을 고용할 수 있도록 그 비용을 장애정도에 따라 전액 지급해왔다.
그러나 동서독의 통일 이후 악화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예산긴축에 들어간 독일 정부는 "간병보험제도"를 신설하는 한편, 간병비용 지급의무를 정부에서 의료보험회사로 넘겼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지급받는 간병비용이 크게 줄어들어 중증장애우들이 간병인을 고용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더욱이 간병보험제도 도입에 따라 장애우들은 보험혜택을 받기 위해 6개월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장애상태에 대한 검진을 본인이 부담해서 받아야 하고, 외국에 6주 이상 체류하게 되는 경우는 간병보험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결국 이 제도는 중증장애우들에게 이중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편에서는 중증장애우를 위한 차량서비스를 전액 시 부담으로 지원하면서, 정부는 간병비지원예산을 삭감하고 중증장애우 간병을 민간의료보험회사에 넘겨 재정적 부담을 줄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불황을 겪는 오늘날 독일 복지정책의 두 얼굴이다.
글/ 김병철 (함께걸음 독일통신원 독일 도르트문트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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