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 보건의료요원과 복지업무담당자가 한 건물에 > 기획 연재

[특집] 장애우 복지, 이제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진다

보건의료요원과 복지업무담당자가 한 건물에

보건복지사무소, 지방자치시대 복지의 첨병이 될 것인가

6월로 시범실시 기간 마감

  관악구 봉천11동에 사는 시각장애우 김 모 할머니는 가끔 보건소에 들러 내과 진료를 받는다. 그리고 바로 위층에서 사회복지전문요원을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 건물은 보건복지사무소 관악구에는 바로 그 사무소가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런 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가 있다.
  보건복지사무소에는 이처럼 보건소의 보건업무와 구청 및 동사무소의 복지관련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모두 한 건물에 근무하고 있다.

95년 7월부터 2년 시한으로 시작된 보건복지사무소의 시범업무가 올해 6월말로 일단 마무리된다. 시범업무가 올해 6월말로 일단 마무리된다. 사업종결에 앞서 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의 시범사업지도평가위원회는 그동안 7차례에 걸친 회의와 현장방문과 중간평가를 위한 현지조사를 실시해왔다.

  기존 조직체계와의 혼선이나 전문요원확보의 문제점들도 지적되지만 일단 정부가 이 사업을 통해 기존 복지업무전달체계의 개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시행 첫해의 평가결과 지역실정에 맞는 복지정책을 수립하고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74%의 담당자들은 계속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관악구시범보건복지사무소의 사회복지전문요원 조애옥씨는 "이전에는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복지업무를 본다고 해도 다른 업무까지 함께 처리해야 하고 동사무소와 구청간에 행정문서가 오고가는 시일이 적어도 5-10일씩 걸리기도 했지만 여기에는 구청과 동사무소의 통합적인 복지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일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업무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담당 동 수나 출장시간은 늘었다. 반면 이용주민의 입장에서는 이전에는 가까운 동사무소에 가서 담당자를 만나면 됐지만 구 전체에 하나가 있으니까 훨씬 더 먼 거리를 움직여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보건복지사무소의 그간 평가를 보면 전북 완주군과 강원도 홍천군과 같은 농촌지역의 주민들이 경기도 안산, 대구 달서구, 서울 관악구 같은 다른 실시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대도시일수록 주민들은 보건소의 의료사업보다는 한 차원 높은 의료나 복지프로그램을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인력과 공간, 기본 예산 확보가 과제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 담당자는 "성과도 분명 있었지만 조직과 인력의 측면에서 문제점이 많이 지적됐기 때문에 6월내로 평가결과에 대한 공청회를 거친 후에야 전국확대실시에 대한 명확한 전망을 세울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보건복지사무소의 본격적인 확대에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의지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사회복지사업법에 설치근거조항이 있어 중앙차원의 결정내용과 관계없이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와 의욕에 따라 충분히 확산 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범사업 기간 동안 지원됐던 연간 6천만원의 국고지원예산은 이후 국고부담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예산확보문제가 확산과정에 자치단체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사회복지연수원 이정호 교수는 "시범사업을 종결시키는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서 가장 현실적인 보건복지전달체계로 수렴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복지계에서는 그 대안으로 지역사무소를 설치하고 복지전문요원의 정기적인 파견제를 도입하거나 한 구·군에 서너 개의 지소로 나누어 설치하는 방안 등이 활발하게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지방자치시대 이후 지역주민의 욕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형태의 복지서비스전달체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작업으로 이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 함께걸음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