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본 복지흐름] 무장애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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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로 본 복지흐름]
무장애공간 (Barrier Free Zone)
왜 무장애공간인가
건축의 이용자가 단 한 사람인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결국 불특정 다수를 그 대상으로 할 것이고, 그 다수 중에서도 다시 가장 불리한 입장에 처한 이용자를 기준으로 건축계획이 진행되어야 모두에게 편리한 건물이다.
그러면 어떤 이용자가 가장 불리할까. 당연히 생활에 가장 많은 제약을 받는 장애우들이나 노인, 어린이, 행동불편자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장애우라고 하면 우선 평생동안 신체적인 장애를 갖고 사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의외로 단기적인 혹은 일시적인 장애요인을 가진 장애우에 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또 임산부나 움켜잡는 힘과 키가 작은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양손에 물건을 가득 들고 출입문 앞에 서 있는 사람도 두 손이나 한쪽 손을 온전히 사용해야 한다면 순간적으로 장애우가 되고 만다. 건축가들이 공간의 계획방향을 설정할 때 가장 건강하고 지능적인 사람, 그것도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에서 건물과 시설들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만으로 모든 기준을 결정해버리는 잘못을 범하게 된다.
이러한 예는 우리 생활 주변에서 실로 수없이 많고 빈번히 발생한다. 그러나 계단이 없는 출입문을 만들고 다소 폭이 넓은 문, 손으로 잡기 쉬운 레버식 손잡이를 장착한다고 해서 반드시 건축비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각종 편의시설 및 공공시설을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큰 길가나 1층에 배치하고 휠체어 사용자를 고려해 횡단보도의 도로 경계석 높이를 낮게 계획하는 것은 두 발로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는 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거나 이용상 어떤 불편을 참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장애물이 없는 건축편의시설이 모두를 위한 건축이다
이러한 인식아래 도입된 "무장애공간"이란 개념은 사회공동체에 속한 모든 이 즉, 모든 연령층과 모든 영역의 장애우가 시설을 이용하는 데 어떠한 장애도 주지 않는 모든 것을 지칭한다.
무장애공간이란 장애물 없이 만들어져 모든 국민이 생활공간 속에 있는 모든 시설을 다른 이의 도움없이 스스로 독립적이고 제한없이 출입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무장애공간이란 요구하는 이에게 필요 이상의 것도 아니지만 제공하는 이에게는 가능 이하의 것도 아니다.
무장애공간이란 일반적인 삶을 사는 모든 사람들을 고려한 면밀한 사전준비이다. 한 건물이 건축되어질 때 그 속에서 태어나서 늙어 갖가지 능력이 감퇴하여도 가능한 한 최대한 오랜 동안 자립하여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용의주도한 대비이다.
무장애공간이란 어느 곳에 한정되어 적용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생활 영역에 동시에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장애공간으로서 주택을 지으면 그 집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을 불편없이 살 수 있는 생애주택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설계획이 단지 장애우와 노인 등 이동약자를 위한다는 것은 착각이다. 모든 이용자를 고려한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질 때 비로소 모든 시설의 이용자가 건축계획대상의 중심이 된 가장 훌륭한 건물로 탄생할 것이다. 이용상의 기능이 훌륭한 건물일수록 그 어떤 시각적 아름다움만을 갖춘 건물보다 더욱 더 아름답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가장 인간적이며 인간을 위한 건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강병근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용어로 본 복지흐름"은 장애우복지와 관련한 최근의 복지흐름을 용어를 통해 짚어보 기 위한 코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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