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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4] 언론으로 지켜본 함께걸음 "함께 걸어온 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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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으로 지켜본 함께걸음]

 

함께 걸어온 큰 길

 

  흔한 얘기지만 세월은 참 빠르다. 벌써 100호라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정말 많이 변했다. 그 변화가 발전이기에 더욱 반갑기만 하다. 나는 함께걸음의 전신인 "밀알들"부터 독자였다. 그러니까 10년지기도 넘는다.

  내가 아는 우리나라의 장애우 전문잡지는 역사가 길지 않다. 세계 장애인의 해인 1981년에 잡지등록을 받아 1982년 봄호를 창간호로 낸 「날개」가 그 효시이다. 날개는 비매품이었고, 사회복지단체 "소망정"의 회지 성격이 더 강했다.

  그나마 얼마 못가 날개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밖에도 「여명」, 「생명의 샘」, 「지체」 등의 잡지가 창간되어 장애우 잡지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했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폐간되고 말았다. 장애우잡지들의 폐간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에는 장애우잡지가 불가능한 것인가 하는 비관론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럴 때쯤 「함께걸음」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발간되었던 다른 잡지들과 뚜렷이 다른 것이 있다면 그 목표가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제호에서도 잘 나타난다. 장애우복지를 향해 함께 걷자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일종의 의미감 같은 것을 심어주었다.

  정말 함께걸음은 꾸준히 걸어왔고, 벌써 100호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100호를 돌아보면 짙은 향수마저 느껴진다. 너무나도 가난했던 시절의 장애우잡지사, 그 모습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이 될 것이다. 그 당시는 비록 가난했지만 어느 부자 부럽지 않았었다. 함께걸음이 대단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장애우계의 문제점들을 파헤치고 그 내막을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다.

  물론 장애우 전문신문도 서너 가지 있었지만 잡지는 집중 취재가 가능하기에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큰 것이다. 누가 뭐래건 함께걸음은 장애우계에 등장한 시상 평론지였다. 아마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 걸음의 이런 역할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독자들은 언제부터인가 함께 걸음에서 예전에 느꼈던 통쾌한 맛을 찾아볼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로 분석될 수 있겠지만 독자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잡지는 자료집이나 팜플렛이 되고 만다.

  우리의 현실에 필요한 장애우 잡지는 과연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 본다. 장애우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어야한다는 것은 기본이고, 장애우계의 흐름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 것, 그래서 장애우복지가 진정한 장애우의 몫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주메뉴이다. 그리고 진한 삶의 이야기로 감동이란 양념을 쳐야 잡지는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본과 양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래서 주메뉴를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늘 똑같은 맛이면 식상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할지 몰라도 고유의 맛은 잃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함께걸음은 유일한 장애우 월간지이다. 1993년에 창간된 「열린지평」은 계간지이고, 「솟대문학」도 있지만 문학잡지여서 종합잡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함께걸음이 유일한 장애우 종합 잡지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일한 것이 사실은 짐이 될 것이다. 독자들의 모든 욕구를 들어주어야 하니 말이다. 함께걸음이 지난 100호 동안 어렵게 걸어 왔듯이 앞으로 걸어갈 길도 만만치 않다.

함께걸음이 우리나라 장애우 잡지사의 산 증인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함께걸음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 것인지는 숙제이다. 이 숙제는 함께걸음을 아끼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풀어야 한다.

  그리고 함께걸음의 오랜 독자들로서 소망이 있다면 함께걸음이 진짜 잡지가 되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고, 듣고 싶은 말을 다 들을 수 있는 열린 마당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장애우복지를 이끌어 가는 장애우 잡지가 될 수 있다.

 

글/ 방귀희 (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장,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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