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사랑방 6] 어려운 시기, 버팀목이 되었던 사람들과 함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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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사랑방] 독자 이야기4
어려운 시기, 버팀목이 되었던 사람들과 함께걸음
내가 함께걸음과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7년이 되었다. 그러니 함께걸음이 많은 장애우들과 사회에 선을 보이기 시작한지 그리 오래지 않아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하겠다. 일간지 광고에 실린 기자구인광고가 계기가 되어 나는 2년 동안 장애인신문사 기자로 활동을 했었다.
그렇게 이루어진 나와 함께걸음과의 만남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전업주부가 되기까지 내가 장애계에 몸을 담고 있었던 시간보다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한 시간이 더 길었음에도 아직까지 함께걸음과의 끈을 맺고 있는 건 두 가지 이유에서다.
당시 함께 일했던 사람에 대한 애정과 애숭이 사회초년생이 받았던 다양한 충격이 그것이다.
발로 뛰며 펜을 눌러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조금도 없다는 걸 느꼈을 즈음 기자모임을 만들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지금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회사생활을 했다기보다 맘과 뜻이 맞는 사람들이 나름의 목표를 향해 동아리활동을 했던 것쯤으로 생각된다. 그러니 장애계를 떠난지 5년, 아니 30년이 지난다해도 가장 어려운 시기에 서로의 버팀목이 되었던 사람들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치열했던 8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사회에 대해 제법 안다고 생각했는데 장애계에 발을 디디면서 내가 받은 충격은 실로 컸다. 인간중심의 사회를 지향하며 숱하게도 거리로 나갔었지만 난 우리 사회의 모순에 대해 구체적으로 몰랐던 것이다.
그러나 장애계와 함께 했던 2년의 시간 동안 난 새로운 뭔가를 알아갈 때의 호기심과 한계에 부딪혔을 때의 서글픔, 그리고 알 수 없는 배신감과 무기력 그리고 또 진한 인간애를 반복해 느껴야 했다. 그것은 형언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이었고 비단 함께걸음을 통해서만은 아니지만 함께걸음을 포함한 장애계와 나의 삶이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함께걸음 100호가 더욱 감격스럽다. 척박한 장애계에서 남모를 해산의 고통을 겪으며 시작했다면 100호가 되기까지는 숱한 성장의 고통도 뒤따랐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휴간, 폐간, 복간이라는 오점 하나없이 꼿꼿하게 100호를 맞아 더욱 축하를 보낸다. 그동안 함께걸음을 지켜온 전·현직 실무자들의 헌신에 우러나는 박수를 보내며, 또한 함께걸음을 애정있게 바라보는 모든 구독자에게 사랑을 보낸다.
끝으로 함께걸음이 지식인 또는 중상층 사람들이 보는 월간지라는 일각의 평을 재고한다면 사람에 대한 얘기가 많이 실렸으면 한다.
그리고 또 제호에서 드러나듯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소중히 여길 때 화장실에 두고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우리의 소리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글/ 강희석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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